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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 제1873번째] 치과 의료인으로서 봉사활동이 왜 필요할까

Relay Essay
제1873번째


치과 의료인으로서
봉사활동이 왜 필요할까

  

무더운 여름날. 나는 군포시 산본동에 위치한 원광대학교 산본치과병원에서 원내생으로서 실습을 하고 있었다. 본과 4학년으로서 이제 실습도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고, 계속된 실습으로 심신은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였고, 뭔가 일상의 무료함도 많이 느낄 시점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평상시에 서울에서 주말마다 활동하던 의료봉사단체인 생명경외클럽에서 농촌 의료봉사활동을 가게 된다는 것을 떠올리고, 병원에 교수님들과 선생님께 협조를 얻어 의료봉사활동을 가게 되었다. 내가 활동하는 생명경외클럽은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경외하고, 생명 그 자체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한다는 슈바이처 박사의 생명경외사상을 갖고 활동하는 의학, 치의학, 한의학, 약학, 간호학, 수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졸업한 의료인들의 단체이다. 치의학 분야에서는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 치과의사들과 연세대, 원광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는데, 나 역시 이 단체 소속으로 10명의 치의학도들과 치과의사 선생님들과 이번 농촌 의료봉사활동에 참가하게 되었다.


의료봉사활동을 하게 된 곳은 남원시 산동면 산동초등학교였다. 의료복지가 잘 갖춰진 대한민국에서 무의촌이 어디있겠냐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국내 의료봉사활동을 바라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번 의료봉사활동에서 만난 환자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치과 공포감 등으로 치과에 가기를 꺼려해 구강위생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보였다. 우리들은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논의를 거쳐 첫날 전반적인 진료 계획을 수립하고, 의치 수리, 치석제거술 및 잇솔질 교육법 등의 치주치료에 중점을 맞춰서 진료를 시행했다. 의치의 경우 제작 후에 사후 관리가 되지 않아 맞지 않는 의치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고, 이런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고, 치주치료가 필요한 환자분들 중에는 치석이라는 용어조차 모르는 분도 계셨다. 우리는 치료 후 관리에 대해서도 환자분과 일대일로 열심히 교육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39도의 무더운 날씨와 냉방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진료소에서 몸은 힘들었지만 병원에서 느낄 수 없는 마음 한구석의 빈공간이 채워지는 풍족함과 흐뭇한 감정을 느꼈다.


 이번 의료봉사활동은 연합뉴스와 SBS 일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도 촬영이 되었는데, 우리의 이런 활동이 전국민들의 구강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하고, 많은 치과의사들에게도 병원에서만 의료를 시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을 통해 의료를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도 이제 3만명의 시대를 맞이한다. 병원은 더 이상 단순한 병원이 아니고, 하나의 사업체로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많은 환자도 이를 인지하고, 의료를 구매하려는 구매자로서의 성격을 띤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나는 많이 혼란스럽다. 치과의사가 되었을 때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를 해주고 싶고, 환자도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받아들이는 상황을 하고 싶다. 그러나 현재 치과계는 너무나도 상업화가 되어 있고, 환자를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정도로 느끼는 치과의사도 많고, 많은 환자들도 이를 알기 때문에, 치과의사와 환자는 예전처럼 쉽게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졌다. 이번 의료봉사활동에서 환자를 진정 위하는 진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하게 되었고, 환자와의 신뢰를 쌓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많은 치과의사들 또는 예비치과의사들이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나와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하
원광치대 본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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