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메디컬스쿨에서 사용되는 통계학 교과서 첫머리에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한다.
“1903년, H. G. 웰스는 읽기, 쓰기 능력과 마찬가지로 통계학적 사고 역시 장차 사회인이 갖춰야 할 기본교양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비전코리아, 2013년)’의 저자 니시우치 히로무는 이 문구를 인용해서 빅데이터 시대에서 승자의 전략, 승리의 포인트로 통계적 사고를 제시한다.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다스린다’는 말을 현대에 맞게 통계학의 버전으로 바꾼다면 ‘통계학을 아는 자가 세계를 평정한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데이터와 통계적 지식은 삶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사다리타기에서 이기는법 :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 사람을 정할 때 자주 사용하는 ‘사다리타기’에서 이기는 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다리타기 참가자는 모두 4명으로 인원의 2배수인 8개의 세로선을 긋고 선을 두 번씩 타기로 했다. 별표를 선택한 사람이 당첨자로 책정되며 그는 편의점에 심부름을 다녀와야 한다고 하자. 당신은 사다리타기에서 몇 번을 찍고 싶은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직감에만 의존해서 번호를 찍는다면 내기에서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 사다리타기의 규칙에 따라 번호 찍기를 1000번 반복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번호는 별표가 그려진 바로 위의 ④다. ④는 1000번 중 210번이 걸리는데 당첨 확률이 21.0%에 달한다. 다음으로 ④의 바로 오른쪽인 ⑤가 19.4%의 확률로 당첨되며 맨 오른쪽 끝의 ⑧은 당첨 확률이 3.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상하게 사람들은 사다리타기를 하면 양쪽 끝선을 가장 먼저 선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다리타기는 모두가 공평하게 4분의 1, 즉 25% 확률로 당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양쪽 끝의 번호(①과 ⑧)를 선택한 사람이 편의점에 갈 확률은 11.4%밖에 되지 않는다. ④, ⑤를 자주 고르는 사람은 심부름꾼이 될 확률이 40.4%로 올라간다. 확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양쪽 끝의 숫자를 택하는 게 좋다. 반대로 별표가 상금이라면 가운데를 선택하라.
사과 편지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 이렇게 실생활의 통계 사례는 비즈니스에서 자주 활용된다. 비교실험을 활용하면 적은 비용과 최소한의 위험부담으로 실수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 전반에 걸쳐 답을 끌어내기 힘든 결정을 개인의 감각에 맡기기보다는 우선 임의화 비교실험을 진행하면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효율적이다.
미국 콘티넨털항공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운행이 지연되거나 대기예약에서 취소를 당해서 곤란을 겪은 고객에게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임의화 비교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운행지연이나 대기예약 취소 등의 상황을 겪은 고객을 3가지 그룹으로 나눠 대응해봤다.
· 공식적인 사과 편지를 보낸다.
· 사과 편지 외에 프리미엄클럽의 임시 무료 가입권을 준다.
·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비교를 위해 설정한 그룹)
조사 결과 콘티넨털항공으로부터 사과 편지를 받지 않은 고객은 몇 개월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자신이 곤란을 겪은 일에 대해 화를 내고 있었다. 사과 편지를 받은 그룹은 이듬해 콘티넨털항공에 지출한 돈이 8%나 늘었다. 또 프리미엄클럽의 임시 무료 가입권을 받은 고객의 30%는 무료 이용기간이 끝난 뒤에도 돈을 내고 회원 자격을 유지해서 결과적으로 콘티넨털항공은 추가 수익을 얻었다. 콘티넨털항공은 이후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당 고객에게 재빠르게 사과 편지와 프리미엄클럽 무료 가입권을 보냈다. 그 결과 매출액이 1억5000만 달러 이상 늘었다.
유용한 통계를 찾는 혜안 필요 : 빅데이터 시대에는 각종 데이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새로운 조사를 하는 데 큰 비용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무슨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질문이 아니라 많은 데이터 중 무엇이 어떤 것으로 연결되고 결과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를 찾는 것이다. 통계를 보는 것은 현실을 보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봐야 할 현실을 보는 것이다. 통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통계를 이용해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고 싶을 때 꼭 ‘통계의 힘’을 읽어보기 바란다. 독자들은 병원경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통계지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방환자수? 진료동의율? 상담성공률? 환자만족도? 직원만족도? 재방문율?” 많은 통계와 지표가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많은 컨설팅과 상담을 통해 얻은 병원경영의 핵심지표는 회를 달리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독자분들도 어떤지표를 핵심 지표로 생각하고 관리해야할 지를 고민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