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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8주년 특집- 유니트체어보다 ‘사랑전도’선택한 사연은?

치과 밖으로행군하라 ❶ 종교계

치과 밖으로 행군하라 ❶ 종교계
 

인생은 드라마다. 어떤 사람은 1인 1역으로 한평생을 살다 가지만 어떤 사람은 2역, 3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도 한다. 치과의사라는 같은 출발선에 섰지만 연출되는 인생은 모두 다르기 마련. 여기 치과의사로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주인공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치과의사 외에 종교계, 타업계, 교육계, 문화계, 치과업계, 공직, 국회의원, 법조계 등에서 다양한 삶을 사는 이들을 8회에 걸쳐 조망한다<편집자주>.

 

People 1. 김영면 목사위드 지저스 선교회 주님의 교회

“목사님! 손가락이 잘렸어요.”, “목사님! 병원에서 황달이래요.”, “목사님! 외국인 보호소로 잡혀왔어요.”, “목사님! 출입국관리소에 잡혀있어요.”

스마트폰의 벨이 울렸고 어려움에 처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도움을 요청한다. 자신의 나라도 아니고 낯선 타국에서 겪는 고통, 외로움, 이질감이 느껴진다.

필리핀, 러시아, 인도, 미얀마, 중국, 아프리카에서 온 이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선교의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오늘도 기도하고 있는 치과의사가 있다.

김영면 원장은 명함이 두 장이다.
하나는 충무로 믿음 치과의원 김영면 원장 또 다른 하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의료선교위원장 김영면 목사. 치과의사만 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


단국치대에 입학한 김 원장은 선교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선교사라는 꿈을 꿨다. 그동안 아프리카,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후진국 15개국을 돌면서 단기 의료봉사 선교를 하기도 했다.

단국치대를 92년에 졸업하고 봉사를 하다가 2007년 감리교 신학대학원에 입학, 2010년 졸업 후 목사안수를 받아 목사가 됐다.

화·목·토요일에는 치과 옆에 위치한 ‘위드 지저스 선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수·금·주일에는 부천에 위치한 ‘주님의 교회’에서 사역을 한다.


# 힘들어도 지쳐도 봉사는 계속

“최근엔 체력이 고갈 됐습니다. 쓰러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일종의 슬럼프라고 할까……. 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하기가 힘든데 두 가지 일을 하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피곤하고 지친 가운데 되는 일은 없는 것 같고 내가 부족한 사람입니다.”

2007년부터 11시가 넘어야 끝이 나는 일상을 반복하면서 초인이 아니면 견디기 힘든 상황에 맞닥뜨린 것. 하지만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드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손사래를 친다.


김 원장은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이 일, 저 일 하다 보니 무리가 온 것 같다”며 “하지만 조금씩 돕는 사람들도 생겨서 더디지만 열매도 맺고 보람도 있다. 저 말고도 이름도 없고 빛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선교하는 훌륭한 치과의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저는 여러 가지 조건이 좋은 편”이라며 “우리들이 흔히 보는 겉모습이 화려하고 멋진 교회는 5~10%에 불과하고 80%는 개척교회다.

월세를 내지 못하는 개척교회가 많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목사의 교회도 화려한 겉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개척교회다. 주요 미션은 외국인 노동자 선교, 치과·의과·한의과를 연계한 치료, 한국어 무료강습, 무료 직업 소개, 임금 체불 카운슬링 등이다.


# 참다운 삶 “남을 도와주세요”

치과의사들이 목회자로서의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김 원장은 “목회자의 길은 좁은 문이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치과의사로서 육신의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도 덜어주는 정말 보람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치과의사 직을 버리면서 목회 활동을 한다면 상당히 힘들 것이다. 개척교회 여건이 상당히 안 좋다. 크고 좋은 교회에 몸담는다 해도 목회자들도 적체현상 때문에 오래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치과의사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자 김 원장은 우리에게 화두를 던진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요?” 이에 대한 김 원장의 대답은 바로 이것이다. “뿌린 대로 거둡니다. 행한 대로 옵니다. 지금부터 남을 도와주세요.”


 People 2. 김중원 목사워싱턴 온누리교회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합니다. 공동체를 이뤄야 외로움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치과의사들도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치과의사란 비교적 보장된 인생을 내려놓고 온전한 삶을 선택한 김중원 목사. 그가 전하는 삶의 메시지다.


김 목사는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이기적으로 돼 가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외로워서 고통하고 있다. 그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한다”며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함께 하는 삶을 살도록 남을 배려하고 자기의 이득을 조금씩 양보하고 포기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연세치대를 1980년에 졸업하고 광주기독병원 치과 인턴, 레지던트를 수료한 후 군의관으로 복무하다 목포에서 ‘복음 치과의원’을 개원했다. 여기까지의 이력은 보통 치과의사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김 목사는 치과의사를 뒤로 한 채 선교활동을 하다 1997년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후 목사 안수를 받고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목사가 됐다. 2013년 9월, 서울 온누리교회 목사를 사직하고 미국 버지니아에서 ‘워싱턴 온누리교회’를 개척했다.


워싱턴 온누리교회는 ‘INTO’라는 프로그램으로 다음 세대를 살리고, 가정을 회복하는 사역을 하면서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 욕심을 버릴때만 소유할 수 있어
김 목사는 “치과의사를 내려놓는데 고민은 없었다. 개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선교사로 나갈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로인 할아버지와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목회자로서의 길을 소명 받은 것.

김 목사는 치과의사로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내려놓음’를 제안했다.

김 목사는 “평화롭게 산다는 것은 내면에 갈등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된다.

겉으로 아무리 화려해도 내면에 평안이 없다면 고통스럽게 살 뿐이다. 갈등이 없는 상태는 욕심을 버릴 때만 소유할 수 있다”며 돈, 명예, 권세, 자녀, 학력 등 세속적인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릴 것을 조언했다.


김영면 목사도 김중원 목사도 종교로 귀의한 까닭을 묻는 질문에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