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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느끼는 삶의 정수 (Essence)

클리닉 손자병법-정기춘 원장의 매니지먼트 스토리 (경영 + 이야기) 39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닙니다만 재미있다고 하는 드라마 중에 내 취향이다 싶으면 챙겨 보는 편입니다. 최근 드라마 ‘미생’이 재미있다고 해서 다시 보기로 보고 있는데 재미가 솔솔 하더군요. 직장 생활을 해 보지 않은 치과의사들 입장에서 치열한 종합상사의 모습은 낯설지만 그 속에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고 각종 알력과 힘겨루기가 있고 무엇보다 의사소통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드라마 에피소드 중 기억 나는 장면으로 상사가 지시한 업무를 신입 사원이 호기 있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나옵니다. 본인은 기존의 방식에 불합리한 점을 발견하고 그것에 수정을 과감히 가하여 업그레이드를 한다고 판단하고 일 처리를 끝내지만 도리어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게 되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기존의 시스템 매뉴얼의 중요성에 있습니다. 몇 가지 문제점과 허점이 있는 시스템 매뉴얼이라도 그것은 그 조직과 회사의 체계이며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일종의 약속과 가이드 역할을 해 주는 셈이지요. 그것을 지키지 않고 불편하다고 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꿔 버리면 조직에 혼란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조직에는 정해진 규칙이 있고 일단은 불합리 하더라도 따라야 하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습니다. 이것은 크기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겠죠. 전혀 융통성을 주지 않을 경우 발전도 없고 경직된 사고 방식으로 일 처리도 뒤쳐질 수 있지만 우선은 정해진 매뉴얼을 숙지하고 따라가면서 점차 개선을 해 나가는 것이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단지 오래 되었다고 해서 고리하고 따분하고 문제 있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강의를 하면서 저도 시스템과 매뉴얼에 대해서 많이 강조를 합니다. 과연 시스템은 무엇이고 매뉴얼은 무엇일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싶기 때문에 어떤 틀을 만들어 그 안에 가두려고 하면 답답해하고 자꾸 빠져 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답답해 하는 그 틀이 필요한 것이죠. 매일 일상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그 일을 처리할 지 정해 놓은 가이드가 없다면 조직 내에서 판단 근거 없이 제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매일 누구나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더 이해하기 쉽고 따라하기 쉽게 만들 것’ 이것이 좋은 시스템이고 매뉴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끊임없이 더 나은 방식을 찾고 개선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원칙은 지키되 개선할 사항이 있다면 과감히 바꾸고 그 프로세스를 향상 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죠.

치과는 드라마 미생에서 나오는 정도의 종합 상사는 아닙니다만 근본적인 부분에서는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몇 백명, 몇 천명의 직원 규모의 회사이든 몇 사람 정도의 작은 직장이든 원칙과 절차라는 것이 있고 선배와 후배가 존재하는 것이죠. 경험과 감각도 중요하지만 약속과 절차도 중요하며 한 번 정해 놓은 틀을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결단과 용기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수(essence)는 어디에나 있고 배울 수 있는 것이군요. 어떻습니까? 드라마 미생의 에피소드 한편을 보시고 커피 한잔을 드시면서 생각에 잠기시는 것은요. 무엇인가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어떤 시간이든 헛된 시간이란 없는 것이겠죠.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