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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추천도서-작심삼일 (作心三日)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새해가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금쯤 새해가 시작되면서 세웠던 야심찬 결심들이 많이 틀어졌을 겁니다. 담배를 일주일 정도 끊었다가 원위치가 되고 3개월 정기권을 끊어 놓은 헬스클럽을 한 달만 끊을걸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작심삼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상다반사인지라 이에 대한 연구도 꽤 많았습니다. 지난달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모아서 새해 계획을 잘 실천할 수 있는 팁을 소개했습니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안을 세우지 마라 (플랜B를 자꾸 만들면 실패율이 높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라 (수면부족은 의지력을 감소시킨다) ▶‘하지 말 것’보다는 ‘할 것’을 계획하라 (‘과식하지 말자’보다는 ‘건강한 음식을 먹자’) ▶계획은 잘게 쪼개서 (1년에 24권을 읽는 계획보다는 1개월에 2권, 혹은 하루 30쪽을 읽는 것이 현실적) ▶유혹과 계획을 묶어라 (운동을 해야 하는데 TV를 봐야한다면 헬스장에서 TV를 보는 등) ▶돈을 걸어라 (금전적 보상이나 손실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새해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고 낙심하지는 맙시다. 우리에게는 음력설이 있으니까요. 원래 음력이 더 과학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다시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 봅시다. 그리고 작심삼일은 ‘사흘만 지나면 그 결심이 흐지부지 되고 만다’는 뜻 이외에도 ‘사흘을 두고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비로소 결정을 한다’는 신중성을 의미하기도 하는 만큼 계획을 더 신중하게 세워서 새로 실천해보는 2월을 만들어 봅시다. 일주일에 한권을 읽겠다고 결심하셨다면 일단 신중하게 책을 선택해 보시길 바랍니다.



왜,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
고급 정보 쉽고 재밌게 알려줘

『헬스의 정석』 한문화, 2014
새해 세운 계획 중에서 건강에 대한 계획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은 우리의 제일의 화두입니다. 특히 단순한 건강을 넘어서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서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힘들게 운동을 하고 나서 효과는 별로 없고 몸만 상하고, 다이어트도 성공이다 싶으면 곧 요요현상이 오고, 무조건 뛰는 것이 좋다고 해서 뛰었는데 관절이 아프고, 다이어트 비법을 알려고 연예인 식단에 귀가 솔깃해 집니다. 그리고 해가 바뀔 때마다 늘 다시 결심은 반복됩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경험에 의존해서 하는 운동은 잘못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나 운동 방법을 찾는 것은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와 운동을 찾기 위해 인터넷 여기저기를 찾으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에게 딱 맞는 책이 있습니다.

지은이인 수피는 운동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파워블로거입니다. 단순한 정보가 아닌 아주 고급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현재는 운동 저널리스트 겸 작가로 온라인, 매스컴에 보도된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는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블로그 개설 이후에 8년간 써온 500개가 넘는 칼럼 중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추린 것이 이 책입니다. 이 책은 몸짱을 만드는 방법이나 한 달에 10kg를 빼주는 다이어트 비법이 들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리학을 기초로 운동과 영양 섭취가 몸에 작용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잘못알고 있는 운동 속설을 밝혀줍니다. 즉 이 책은 ‘30분을 뛰어라’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왜 뛰어야 하는지 왜 30분인지를 알려준다고 할까요? 이왕 운동을 하신다면 왜 이렇게 운동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좀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과학이 비과학적보다
훌륭하고 옳은 것일까?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지식채널, 2014
생각해보니 학생 때부터 과학을 꽤 많이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물리, 화학, 생물에서부터 대학에서 배운 세포생물학, 생화학, 유기화학 등등. 하지만 이런 수많은 과학을 접하면서도 배움 자체에 대한 의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이란 것은 정해지고 관찰되어진 현상, 즉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을 정확하게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왜 배워야 하는지, 과학이 과연 비과학적인 것보다 훌륭한 것인지, 과학자들의 말을 모두 믿어도 되는 것이지, 왜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계속 탐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과학 철학적 질문들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철학적인 질문들은 우리나라의 교육 체계에서는 사치스러운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저자인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좌교수인 장하석님이 20년간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철학 강의를 한국 사회의 감각에 맞게 재정비해서 내놓은 책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과학철학의 핵심은 다원주의입니다. 현대 자유민주사회의 기반이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다원주의인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에도 이런 다원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에 입각한 다양한 질문은 이 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과학과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과학적이라는 말은 긍정적으로, 비과학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쓰이는데 과연 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등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서부터 ‘진리란 과연 무엇이고, 과학이 이를 제대로 추구할 수 있는가’, ‘관측결과로 얻은 과학지식은 100퍼센트 믿을 수 있는가’, ‘지식의 토대란 과연 존재하는가’ 등 인간의 인식에 대한 문제와 일상에서 접하는 과학지식을 의심해보고 역사적 사건들도 소개합니다.

 이미 배운 과학이더라도 더 깊게 이해하고 앞으로 배울 것이 있다면 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과학이란 과목을 배운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진실된 평범한 이야기의 힘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모스』 북폴리오, 2015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어느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SNS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또 다른 사람에게 소개합니다. 음식 하나를 먹을 때에도 물건 하나를 살 때에도 사진을 찍어 스토리를 만들어 냅니다. 스토리텔링이 들어간 제품을 선호하게 된지도 꽤 되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스토리텔링 콘서트인 ‘모스(Moth)’에서 발표된 3천여 명의 이야기중 50편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 나왔습니다. 테레사 수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조지 롬바르디 박사, 상금 22억 원짜리 포커 승부를 펼친 애니 듀크, 헤밍웨이의 추천으로 투우장에 들어간 작가 호치너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사 폴 너스, 베스트셀러 저자 말콤 글래드웰, 클린턴 대통령의 대변인 조 록하트 등 유명인들의 경험담도 예상을 뛰어 넘습니다.

이야기 하는 방식이 테드(TED)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모스’의 이야기는 전문적이기 보다는 평범하고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겨있습니다. 더 큰 공감을 일으키는 것도 바로 진실된 평범한 이야기가 주는 힘이라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짧고 감명 깊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어보시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어느덧 만들어 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