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개원을 결심하고 입지를 선정한 후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인테리어 관련 분쟁이 최근 심심치 않게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봄맞이 개원 시즌을 맞아 각자 치과의 개성을 반영한 유려한 인테리어를 원하고 있지만, 자칫 안이하게 시공 업체를 선정하거나 실용성을 무시한 인테리어를 할 경우 향후 개원의 성패까지 갈릴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한 치과의사 A 원장은 접수대 전면에 붙어 있던 대리석이 떨어지는 황당한 사고를 겪었다.
공사를 하고 난 지 불과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전체 공사 금액이 억대에 이르렀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보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A 원장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후 대화를 시도했지만 시공업체와의 입장 차만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수개월여 만에 간신히 업체와 합의했지만 그 동안의 스트레스는 물론 적지 않은 환자 진료에 대한 차질까지 감내해야 했다.
# 분쟁만 2년 스트레스 말로 못해
개원의 B 원장도 업자 선정 당시의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중소도시로 자리를 옮겨 개원을 준비 중이던 그는 치과 기자재 및 장비를 일괄 공급하기로 한 중간 업자의 소개로 한 인테리어 회사와 만났다.
견적이 생각했던 것에 비해 다소 저렴하기도 했고 소개한 업자도 개원자리 선정 때부터 관여했던 사람이라 큰 의심을 하지 않았지만 개원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기본 배관조차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진료에 큰 차질을 빚었다.
신규 개원의 C 원장 역시 인테리어 AS와 공사 지연 문제를 두고 큰 분쟁을 겪었다. 업체 관계자의 폭행 등으로 갈등이 증폭되다 결국 형사고발에까지 이르게 됐다는 것이 C 원장의 하소연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기는 했지만 2년 가까이 받은 정신적 피해와 인테리어 업체에 대한 불신은 쉽게 아물지 않았다.
# 신협 협력 업체나 치과전문 업체 선택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쟁을 줄이려면 특정인에게 일임하기보다 복수의 업체와 접촉, 원장이 직접 비교 선택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친한 지인과의 거래는 돈 잃고, 사람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되도록 삼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귀띔했다.
가능하면 치과 인테리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좋고, 특히 업체에서 시공한 치과를 직접 방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AS의 경우 분쟁이 가장 많은 부분이기 때문에 신협 협력 업체 등 가급적 검증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골치 아픈 사후 다툼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또 디자인을 결정하기에 앞서 업자와의 충분한 토론을 통해 원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컨셉을 확실히 전달하는 한편 적절한 비용을 미리 결정해 두고 그 범위 내에서 공사비가 나오도록 조정해야 한다.
또 계약서에는 반드시 공사기간과 금액 그리고 AS기간을 명시해야 한다. 시공 과정 중에는 이런 저런 비용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아울러 완공 후에 바로 진료를 시작하는 것 보다 어느 정도 준비기간을 갖고 직원들과 진료에 대한 리허설을 해 보며, 점검하는 과정이 필수다.
만약 업체와 분쟁이 생기거나 불만이 있더라도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실명으로 고발 글을 올리는 것은 자칫 법적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