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압박 등 당근 채찍 효과는 오래 못가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는 ‘소마(Soma) 퍼즐 실험’에서 실험 대상을 두 집단으로 나눠 소마라는 블록 퍼즐을 풀게 했다. 한쪽 그룹에는 퍼즐 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1달러씩 줬다. 다른 쪽에는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 이 결과 아무 보상 없이 퍼즐 자체를 즐긴 그룹 학생들이 더 많은 흥미를 보였다.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에서도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돈을 받은 그룹 학생들은 처음엔 퍼즐을 열심히 했지만 보상을 없애자 이내 흥미를 잃었다. ‘돈’이라는 보상보다 퍼즐 맞추는 ‘즐거움’이 유발한 동기가 더 큰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 긍정적 동기는 생산성·창의성 높여

개원가에서 직원 동기유발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돈이나 칭찬 같은 외부적 보상만으로는 동기부여에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성공적인 치과 경영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참고할만한 조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기유발 전문가로서 애플·구글 컨설팅을 담당하기도 한 수전 파울러 켄블랜차드컴퍼니 시니어 컨설턴트는 매일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압박이나 강요 같은 ‘채찍’은 물론이고, 금전적 보상·승진 등 ‘당근’은 직원들에게 수준 높은 동기유발을 이끌어내는 데 독(毒)”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준 높은 동기는 삶과 일에 대한 가치관이나 숭고한 목적, 흥미와 관심 등에 의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직원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수준 낮은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며, 긍정적인 이유에서 유발된 수준 높은 동기는 직원들에게 일에 대한 열정을 갖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수전 파울러는 “직원(모든 사람)들의 근원적·심리적 욕구인 ‘자율성(Autonomy)’, ‘관계맺기(Relatedness)’, ‘역량(Competence)’을 충족시켜 준다면 긍정적 동기유발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긍정적 동기에 이끌린 이들은 일과 조직에 헌신하고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는 금전적 보상보다는 자신이 많은 것을 배우고 점점 성장해간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 더 큰 동기부여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금전적 보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상이 중단될 경우 직원들이 일할 의욕을 급격히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 1년차 치과위생사는 “오버타임 할 때 돈을 더 주는 것보다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나는 것에 동기부여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2년차 치과위생사는 “같은 급여를 받는다면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지 않겠느냐”면서 “원장님과의 편안한 관계라든지 나를 기억해주는 환자 등이 일할 맛을 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직원들에게 일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건 치과 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는 인센티브를 통해 동기부여를 시도했지만, 인센티브가 없는 달에는 의욕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직원들이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우리 치과의 경우 매주 금요일 오전 자체적으로 마련한 각종 세미나를 통해 직원들이 무언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