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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성형외과 유령수술 파문 ‘충격’

7년간 대리수술 피해자 20만 명…구강외과의사에 대리수술 의혹도

강남의 한 대형성형외과가 지난 7년간 ‘유령수술’(대리수술)을 시행해 피해자가 최대 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성형외과에서 양악·윤곽수술 등이 가능한 구강악안면외과 출신 치과의사를 고용하고, 협진을 가장한 대리수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주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대형성형외과 명의대여 절대 안돼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G성형외과에서 지난 7년간 대리수술 피해자가 최대 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리수술이란 환자에게 A원장이 수술할 것이라 말해놓고, 환자를 마취한 후 B원장이 수술 집도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해당 병원에서 일한 내부고발자의 증언도 나왔다. 그는 ‘G성형외과의 한 원장은 수술은 거의 하지 않고 온종일 진료만 보는 경우가 있었다. 얼굴 윤곽수술은 5시간 이상 걸리는데 하루 종일 진료만 하면서 어떻게 수술까지 할 수 있었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그는 G성형외과가 대형 파쇄기를 이용해 진료기록부 수년치를 이미 파쇄했으며, 실제 수술자 이름 등 내부열람용 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 역시 파기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웅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이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G성형외과의 유령수술은 사상 최악의 범죄다. 이번 유령수술에 8~10명의 치과의사가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 2008년 G성형외과가 있는 건물에 G치과가 개설됐는데, 치과 간판도 붙이지 않고 7년간 운영했다. 이는 유령수술을 하기 위해 치과의사가 고용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리수술이 비단 G성형외과에서만 시행된 게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이사에 따르면 현재 G성형외과 외에도 상당수의 대형성형외과에서 유령수술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형성형외과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구강외과의사에게 대리수술을 시키고 있는 걸까.

대형성형외과들과 이름을 공유하고 있는 치과에 그 답이 숨어있다. 일부 대형성형외과가 양악·윤곽수술을 잘하는 구강외과 출신 치과의사들을 고용하고, 명의를 대여해 치과를 개설·운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양악수술 등에서 구강외과의사와의 협진을 가장해 ‘대리수술’을 할 수 있는 쉬운 통로가 생기게 된다.

G성형외과의 대리수술 논란은 명의대여 치과의사들에게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선 대형성형외과의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대리수술이 마치 치과의사의 부도덕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치과계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G성형외과처럼 법적인 문제가 불거졌을 때 여기에 고용돼 대리수술을 한 치과의사가 형사처벌되는 것은 물론 세금 추징 등의 책임까지 지게 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한 구강외과 출신 치과의사는 “대형성형외과에 명의를 대여해주고 고용된 치과의사들은 결국 다 버림받는다. 절대 대형성형외과에 고용되거나 명의대여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