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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추천도서-힘 빼기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운동을 즐기시는 분들이 흔하게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힘을 빼라”는 겁니다. 특히 골프의 경우 ‘힘 빼는데 3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스윙을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최근 근력운동으로 힘이 조금 키워지면서 힘빼기의 의미를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근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힘빼기는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힘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힘빼기는 힘이 있는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읽는 ‘근력’이 부족한 사람은 가벼운 책도 가볍지 않습니다. 난해한 책도 힘겹게 읽어본 사람이 가벼운 책도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는 어려운 책도 읽어야 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어렵고 재미없는 책을 내팽개치지 말고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읽다보면 새로운 실마리가 찾아지면서 의외로 끝까지 읽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책읽기의 ‘근력’이 생깁니다. 힘이 빠진 가벼운 책읽기는 뺄 힘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똑똑한 사람들도 하는
멍청한 선택이 뭘까?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리더스북, 2016

자주 느끼는 우리의 모습이 책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7년 전 ‘넛지’를 기억하고 계신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시 넛지는 사람의 경제논리와는 다르게 옆구리를 살짝 찌르는 가벼움으로 현명한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번 책은 더욱 방대하고 자세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일부는 ‘넛지’의 연장선에서 생각해도 좋지만 인간의 비이성적인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폭을 상당히 넓혔습니다. 행동경제학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사례를 위주로 이야기를 엮고 있습니다. 예측하기 힘든 ‘인간’과 경제적인 인간인 ‘이콘’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궁금했던 경제적 이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해줍니다. 지금 모두들 ‘가성비’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지름신’이 지배하는 영역이 많다는 사실.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모르면 또 아파할 수 있다

『전란으로 읽는 조선』 글항아리, 2016

규장각교양총서 시리즈는 조선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시리즈입니다. 이번 13번째 이야기는 전쟁이야기입니다. 조선 500년 동안의 전쟁, 민란 등을 통해 시대적 배경과 정치·사회적 상황까지를 심도 있게 새겨볼 수 있는 폭 넓은 내용입니다. 조선 초기, 명나라 요구에도 불구하고 추장 이만주를 죽였던 여진정벌을 시작으로 해 이시애반란 사건, 쓰시마 징벌과 삼포왜란, 임진왜란, 병자호란, 나선정벌, 이인좌의 난, 동학혁명 등은 물론 소설 속의 청일전쟁과 러일전쟁까지. 이런저런 전쟁과 민란이 있었다는 서술이라면 재미없는 책이겠지만 숨겨진 이야기들과 그림, 사진 등의 풍부한 자료를 함께 볼 수 있어서 책의 재미를 더합니다. 아픔과 부끄러움, 반성해야할 역사의 기록이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좌표로 삼아야 할 이야기들입니다. 역사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모르면 반복되는 줄도 모르고 또 아파할 수밖에 없습니다.

출간 10여년 지나 번역
분명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

『사랑은 사치일까?』 현실문화, 2015

페미니즘의 색채가 깊은 글을 쓰는 저자의 책이 자꾸 끌리는 이유가 뭘까요? 여자라는 아직은 미지의 영역에 대한 탐구가 아직 내게는 유효하기 때문일까요? 이 책은 문화비평가이자 여성학자인 벨 훅스가 사랑의 완결판으로 낸 책입니다. 나온 지 10여년이 지난 책이 번역되서 나온 이유는 분명 있을 겁니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상황은 이 책의 내용이 충분히 교훈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이 가지는 사랑에 대한 가치는 많이 폄하되어 왔습니다. 사랑은 결국 자신을 찾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여성과 남성이 따로 없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운명과도 직결됩니다. 세상은 사랑을 사치라고 얘기해도 자신을 찾기 위한 사랑의 여정은 필요하며 결국 이 사회에서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은 바로 그 사랑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