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6년 9월 10일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휴일을 맞이하였음에도 느닷없이 겨울 내의를 챙기고 두꺼운 코트를 여행 가방에 주섬주섬 챙겨 넣었습니다. 평균기온이 5℃이고, 월요일부터 계속 비가 온다는 노르웨이 트롬쇠의 날씨를 체크하고 가벼운 우산까지 챙겨 넣었습니다. 지난 2013년 인천 송도 컨벤시아 총회 이후 2014년 파리 총회와 2015년 방콕 총회 그리고 2016년 9월 11일~16일까지 한국의 달력은 추석절로 빨간 공휴일을 표시하고 있는 기간에 한국 대표단 22명은 김경남 위원장님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각자 위치에서 목적지를 향하여 비행기에 몸을 맡겼습니다. 탑승 순간 시차적응을 위한 시계부터 현지 시간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한국 시간보다 7시간을 덤으로 얻었기에 낮 시간 동안 최대한 잠자지 않고 테트리스 게임에 빠졌습니다. 난 에니팡을 더 좋아 하는데 수없이 많은 여행 중에 겪는 시차 적응의 노하우를 한번 적어 봐야겠습니다.
이번 노르웨이 유럽 노선의 항공기는 주간 비행을 하고 밤늦은 시간에 도착하게 되어서 최대한 낮잠을 자지 않은 덕분에 다음 날 거뜬하게 시차적응에 성공한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타든지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현지시간에 맞추고 현지 시간으로 마인드 콘트롤하면서 비행 시간대가 낮이면 영화 감상이나 게임 등 평소 즐기던 것을 하면서 잠자지 말고, 밤 시간이면 저절로 잠들 수 있도록 미리 땀 흘리는 운동 또는 전날 밤을 잠이 부족할 정도로 일한 후 탑승하면 푸욱 쉴 수 있고 현지 적응도 아주 쉽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치과계 전체를 커다란 범선에 비유한다면 가장 중요한 방향키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바로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 총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7대 교역국가의 수출효자 상품 중의 핵심인 치과 제조업체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하고 그 표준을 따르지 않는 제품은 역사 속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총회에 2002년부터 15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석해 오신 김경남 위원장님을 비롯한 각 위원님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총회에는 세계 27개국에서 총 301명의 치과분야 표준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고, 우리나라 정부기관에서는 산자부 소속에서 식약처로 이관된 후 처음으로 의료기기연구과의 박창원 과장님과 구강소화기과의 유흥일 주무관님을 파견해 주셨고, 표준개발 협력기관인 대한치과의사회 강충규 자재·표준이사님이 최남섭 협회장님을 대신하여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셨고, 간사를 맡으신 김시은 박사님, 학계에서는 연세치대의 학장을 맡으시고 국제표준의 중요성을 말씀 하시며 14번째 참석하신 김광만 교수님, 그리고 치과재료학을 담당하시는 고영무 교수님(조선치대), 배지명 교수님(원광치대) 및 오승한 교수님(원광치대), 보존학을 담당하시는 황호길 교수님(조선치대), 예방치과를 담당하시는 김백일 교수님(연세치대), 이상배 박사님, 권재성 박사님, 정원석 연구원님(이상 연세치대), 박창주 교수님(한양의대 구강외과) 그리고 부산치대에서 예방치과학을 담당하시는 정승화 교수님, 김지수, 이민아 연구원님, 산업계에서는 코스모바이메디케어의 김현식 대표이사, 이바이오테코의 남태계 대표이사, 메디텍의 장민호 대표(고려대 교수 겸임)와 대양덴텍의 대표이사인 필자를 포함하여 근래에 보기 드문 22명이라는 가장 많은 인원이 한국대표로 참석하였습니다.
# 한국 제안 발치겸자 국제표준 채택 쾌거
이번 트롬쇠 총회에서 한국대표단들의 활동을 주목해 보면 SC 1의 충전 및 수복재료 소위원회에서는 케미칼 충전재와 수복재 등을 다루는데 강충규 이사님과 정원석 연구원 그리고 영어와 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배지명 교수님의 활동이 빛났으며, SC 2의 보철치료재료와 임플란트 부식시험방법 작업반에서 활동하시는 이상배 박사님, 한국대표이신 김경남 교수님의 SC 4의 치과용 기구와 소장비에서의 활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SC 4/WG 14의 컨비너를 맡은 권재성 박사는 중·고·대학을 영국에서 공부했기에 독일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능수능란한 달변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수렴하여 결론에 도달하는 일본 대표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좌장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필자도 ‘우리나라에 권박사 같은 분 5명만 있으면 세계를 뒤집어 놓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덕분에 대한민국이 제안한 ‘국제표준 ISO 9173-1 발치겸자 - 일반적 요구사항’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그 외에도 SC 4에 배정되어 새로운 국제표준을 제안하는 근관측정기 분야의 황호길 교수님과 남태계 대표, 임플란트 수술기구의 담당인 박창주 교수님도 처음 참석 하셔서 한 시간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SC 5는 폐쇄 되었고, SC 6는 아주 복잡하였습니다. WG 1-조명등, WG 2-유니트&체어, WG 3-스툴, WG 4-종결됨, WG 5-아말감 혼합기, WG 6-종결됨, WG 7-광중합기, WG 8-썩션 및 콤프레셔, WG 9-기타 전기용 장비 파트로 세분화 되는데 고영무 교수님과 정승화 교수님, 김지수, 이민아 연구원과 필자가 맡았습니다. 치과제조업의 강세인 Kavo사와 Srona의 독일업체, Adec의 미국, Morita의 일본 대표의 발언이 노골적이었습니다. 모두 42명의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이 벌어지지만 결국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내노라하는 메이저 업체가 많은데….
SC 7은 구강관리용품 파트인데 예방치과학의 전문가인 김백일 교수님이 제안한 불소농도 측정법에 대한 발표도 있었습니다. SC 8은 치과용 임플란트인데 김광만 학장님이 한국대표를 맡고 있으며 김시은 박사와 김현식 대표가 제시코자 했던 자가치아 골이식재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이 애매모호해 갈 길이 멀다고 느꼈습니다. SC 9는 가장 뜨거운 감자 중의 하나인 캐드캠 장비인데 오승한 교수님이 좌장을 맡고 계시며 매년 정기회의 때마다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석하시어 한국치과표준을 리드해 가시는 열정으로 독일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각축장에서 멋있게 활약 하셨고 캐드캠을 직접 만들어서 비즈니스 모델로 벤쳐기업가로 활동 중이신 고려대 장민호 교수님이 합류하여 한국의 위상이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우방국으로 불리우는 미국과 일본, 독일이 한국의 눈치를 보며 서로 자기편이라고 포옹하려는 자세가 돋보였습니다. 여기까지 노력해 주신 모든 위원님들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대한독립을 위해 싸우던 민족의 정신이 바로 국가의 부름에 합력하여 기꺼이 달음박질하는 치과표준위원회 한국 대표단 한분 한분이 너무나 귀하시어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사)한국치과기재산업협회 제조업 협의회 회장으로 참석하여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였고 2017년에 개최될 홍콩 총회와 2018년에 개최될 일본 총회에도 기꺼이 참석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끝으로 필자가 치과업계에 입문했던 1982년도의 1만5000가지 아이템이 현재 6만 가지로 늘어난 상황에서 전문가가 너무 부족합니다. 식약처의 담당부서 인원도 부족하고 미국치과의사협회와 산업계의 연구 인력이 표준을 전담하는 미국의 시스템을 하루속히 도입해 주실 것을 모든 분들께 호소합니다. 전문가를 키웁시다. 감사합니다.
장현양 대양덴텍 주식회사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