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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투극’ 비급여 할인경쟁에 급여화 멍든다

궁극적으론 보장성 확대 악재로 작용
심평원 비급여 실태조사 현황파악 예정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하지만 2개로 부족하다! OO치과에서는 보험적용 임플란트 외 나머지도 25% 할인, 만 55세 이상도 미리 20% 할인해 드립니다.”

강남에 위치한 한 치과의 인터넷 광고 문구다. 광고에는 비급여 임플란트에 한정한 할인이라는 표현은 찾아보기 힘들다. 언뜻 보면 보험 임플란트의 적용에서 추가로 20~25%를 더 할인해준다는 식으로 오독되기 쉽다.

해당 치과의 스탭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할인 적용된 가격)국산은 83만원부터 최고 120만원까지, 외국산은 180만원까지 다양하며, 만 65세 이상이시면 2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25% 할인된 가격에 시술 받으실 수 있다”면서 “65세 미만도 똑같이 할인된 가격에 시술 받으실 수 있다”고 말했다.

# 급여화 50%에 25% 더 에누리?

노인 임플란트 환자를 잡기 위한 치과들의 할인경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보험 적용 임플란트를 제외한 비급여 임플란트 수가는 바닥을 모르고 꾸준히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투극’에 가까운 비급여 수가 경쟁 추세가 자칫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는 보험 치료에 영향을 미치고, 보장성의 확대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마경화 치협 상근부회장은 “건강보험 적용 수가가 비급여 붕괴를 막는 마지노선이 되는 게 정상인데, 비급여와 급여화를 링크시켜서 무한 경쟁을 하는 추세 때문에 역으로 급여 수가 자체가 이상하게 비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위에서 언급한 치과의 광고 문구는 우선 보험 임플란트를 매개로 비급여 임플란트까지 한꺼번에 할인을 적용하겠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보인다. 광고를 접한 급여화 대상 박 모 씨는 “보험 적용하면 50% 할인되는데, 이 광고대로면 50%에서 추가로 25% 더 할인해 주는 걸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보험적용’과 추가할인이라는 메시지가 혼용돼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지하철 광고를 장식하고 있는 비급여 할인 광고는 이에 비해 정직하다. 수도권 전철의 한 노선에는 임플란트 70만원, 75만원, 85만원, 교정메탈 180만원, 클리피씨 240만원 등 비급여 수가를 눈에 띄게 게시하고 있다.

해당 광고를 진행하는 치과의 인근에 개원하는 A원장은 “우리는 상대적으로 수가가 높은데, 이 광고들 때문에 환자들의 수가압박이 장난이 아니다. 광고 나간 후 지역적으로 눈에 띄는 수가하락의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 광중합레진에도 악영향 미칠 수 있어

마경화 치협 상근부회장은 “비급여 시장은 근본적으로 다양한 요소들의 자율경쟁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게 맞지만, 최근의 추세를 종합해 보면 비급여의 무분별한 할인이 급여화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특히 치과계의 보장성 확대를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플란트 시장의 혼란으로 급여화 재조정의 압박에 시달리는 ‘급여 임플란트’가 타 항목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마 부회장은 “2018년으로 예정된 구순구개열 치아교정이나 나아가 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술도 임플란트 급여화를 준거로 보장성이 축소되는 등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심평원은 치과병의원을 포함한 의료계를 대상으로 비급여 실태조사에 나서 비급여 시장의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