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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추천도서-꾀다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꾀다’란 말은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속이거나 부추겨 자신이 의도한 대로 행하도록 하다’란 말입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꼬시다’의 표준말입니다. “너 누굴 꼬시려고 그래?”란 말도 표준말로는 “너 누굴 꾀려고 그래?”죠. 나중에는 표준말이 물론 바뀔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공유가 이성을 꾀려고 한 행동 중에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다름 아닌 책읽기였습니다. 책을 읽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 공유가 읽어서 그렇다구요? 물론 잘 생긴 사람이 그러고 있으니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겁니다. 실제로 책읽기가 매력적인 이유는 읽는 그 모습 자체가 아닌 책읽기를 통해 생긴 내공 때문입니다. 그런 내공이 생긴 사람들을 요즘은 ‘뇌섹남, 뇌섹녀’라고 부르더군요. 흔히 잘 이해할 수 없는 미녀와 살고 있는 야수처럼 생긴 사람, 혹은 조각 같은 미남과 살고 있는 평범한 여인들은 크게 두 부류입니다. 돈 많은 사람, 혹은 뇌가 섹시한 사람. 둘 다 만족하면 좋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은 당신의 경쟁자가 아닙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돈을 벌기에는 이제 너무 지치고 경기도 좋지 않습니다. 경쟁력을 위해서 책을 읽읍시다. 책읽기 홍보대사를 자칭하다보니 이런 얘기까지 하게 됩니다.^^

스스로 삶의 격을 결정하고
실천하는 것이 철학이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21세기북스, 2017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이란 책으로 인문학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감동을 주었던 최진석님의 신간입니다. 이미 건명원(建明苑)에서 진행된 바 있는 철학 강의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강의를 직접 들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란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책으로 나온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프랑스의 소설가 폴 부르제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철학을 수입한 나라에 살면서 결국 우리의 사고도 수입된 것으로 하고 있다는 말에도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자신이 주체가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타인의 생각을 가지고 살면 우리는 결국 종속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주체적인 시선을 가지고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금 우리의 시국에도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이란 자기 스스로 삶의 격을 결정하고 실천하는 것, 한마디로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갖는 것입니다.

별 볼일 없는 너도나도
뇌섹남, 뇌섹녀가 될 수 있다
『작업 인문학』 살림, 2016

할 말 잘하는 진보논객으로 TV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진 김갑수님의 책입니다. 방송에서 그의 커피, 클래식과 팝음악, 애정사, 사회정치적 발언들을 통해 책을 읽고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침 서점에 신간이 진열되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집었습니다.

서문에 쓰여 있기를 “누가 봐도 월등한 미모와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이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책 제목의 ‘작업’은 바로 ‘이성을 꼬시는 행위’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작업’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읽은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에서 인문학적 소양이 가지고 있는 매력, 우리가 흔히 말하는 뇌섹남, 뇌섹녀를 위한 길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저자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커피, 음악, 문학, 연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위주로 풀어갑니다. 그리고 글을 보기 좋게 하기 위한 어구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간결하고 세련된 말들입니다. 별 볼일 없는 스펙과 외모의 자신이 어떻게 미인 의사와 결혼했는지 자랑질도 자신 있게 하고 있습니다. 김갑수님의 ‘이성을 꼬시는 구라메뉴얼’ 정도로 보시면 맞습니다. 가벼운 내용이지만 그 내공은 아주 강합니다.

치과 환자를 ‘꾀는’ 능력?
‘이야기 눈높이’를 맞추다
『치과를 읽다』 글과생각, 2017

자신의 책을 소개하는 것만큼 열없는 것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부끄러운 마음으로 제 책을 소개하는 것은 이 책이 치과의사와 스탭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한 가지에 더해 책발간으로 인해 지난달 책을 좀 덜 읽어서 소개할 마땅한 책이 없어서이기도 합니다.ㅠㅠ

이 책은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치과에 대한 다양한 인문학적 이야기와 치료에 대한 상식을 담았습니다. 따라서 치과의사와 스탭에게 환자에게 이야기하는 눈높이를 보여줍니다. 치과에 대한 이야기라 다양한 분들의 비판이 있을 수도 있겠죠. 읽고 피드백을 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환자를 ‘꾀는’ 능력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