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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수필>
제882번째 이야기

작은 깨달음 천사와 보살 6~7년 전의 일이었다. 서울의 박 원장님 한테서 전화가 왔다. 요새 일 하는데 재미있냐? 그 소리에 머리에서 무엇인가 번쩍하는 것이 지나갔다. 재미? 재미? 재미? 아! 재미가 있을 수 있는 것이구나. 재미를 다른데서 찾으려고 지금 이 순간에 하고 있는 일을 마치 다른 무엇을 하기 위한 과정이나 - 지금 생각해 보면 무엇이란 감각적인 재미지만, 무엇때문에 이 일을 의무감이나, 마지 못해서 하는 그런 느낌으로 살아 왔던가? 일을 하면서 다른 이가 내가 뜻한 대로 맞추어 주지 않으면 내 자신이 분노와 짜증을 낸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모든 일이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그 일이 있던 며칠 후 치과에 찾아온 어느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 저녁 늦은 시간이라서 빨리 끝내야지 하고 생각하고, 전에 치료를 받던 아이라 잘 끝나겠지 했는데, 치료 도중에 갑자기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나도 또한 나의 생각대로 욕심을 부리면서 더 강압적인 자세가 되었고 급기야는 아주 나쁜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하다, 하다, 할 수 없어서 그 아이를 방에 데리고 와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여자아이는 오늘 치료받기가 싫었는데 아빠가 강제로 가자고 해서 끌려 왔다는 것이다. 그 소리에 나는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음을 느꼈다. 아! 나도 단지 내가 편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 특히 나이가 어린다는 이유로 무수한 폭력을 행사해 왔구나.... 눈물이 쏟아져 왔다. 걷잡을 수가 없었다. 그 순간 과거의 모든 잘못이 필름처럼 지나가는 것이었다. 1999년 어느날 갑자기 박 원장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책을 써야겠다고.... ‘응. 형, 형이면 3개월이면 쓸 거야.’ 라고 대답을 했다. 나의 삶의 전환이 되게 해 주었던 박 원장님. 솟아오르는 벅찬 감정에 쓴 글이라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과 사랑을 나누어주려고 하는 순수한 마음에 경의를 표한다. 천사와 보살은 나의 마음 속 갚은 곳에서 나를 만나려고 숨어서 오늘도 기다리고 있는데.... 정동진 / 정동진 치과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