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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수필>
제883번째 이야기

내 마음에 울리는 종소리와 비천상의 아름다움 계미년 새해를 맞이하는 지난 연말 보신각에서 울려오는 제야의 종소리, 33번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면서 지나간 한해를 돌이켜보면 .... 삶에는 망각이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잊어야 할 것을 기억하고 기억해야 할 것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기억나는 일들이란 잔잔한 감동과 함께하는 것 들입니다. 저는 지난 해 범종만을 찍는 한 사진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게 된 기억이 떠오릅니다. 범종에 조각되어 있는 아름다운 비천상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무심코 지나치는 일들이 많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주면 새롭게 다가오며 감동을 주는 일들이 더 많은데 말입니다. 휴일에는 종종 산사를 찾아가곤 하지만 단지 신앙적으로만 바라보면 지나치는 일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좀더 관심을 갖고 사찰 문화를 살펴보면 많은 아름다움이 있음을 발견하고 감동을 받게 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수많은 소음에 시달리고, 성취를 위해 서두르다 보면 마음의 문이 꽉 닫혀 편협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마음이란, 따뜻한 차 한잔이 되어주는 물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차가운 얼음 같기도 합니다. 마음이 차가워 질 때는 차가운 마음의 문을 녹여주는 자연의 소리와 잔잔한 범종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미소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숲과 물 그리고 바람, 새소리들이 어울려 자연이 만드는 화음에 마음의 문이 열리고 따뜻한 찬 한잔에 세상의 시름이 다 잊어지기도 합니다. 좀처럼 감동을 느끼기 어려운 분주한 생활이지만, 산사에서 들려오는 범종의 소리에 마음을 일깨워지고 감동을 일으킵니다. 마음이 심하게 괴로울 때는 범종의 소리 까지도 소음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꾸밈없이 맑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천상의 소리가 됩니다. 그러한 범종에는 소리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문양이 있습니다. 그 문양은 금새라도 하늘을 향해 오를듯한 생생한 모습의 비천상입니다. 비천상은 마음의 깨달음을 얻은 분에게 차, 향료, 음악과 노래를 공양하며 찬탄하는 것이랍니다. 비천상에서, 마음이 맑은 분들이 한없는 기쁨을 느끼고 있음을 보며, 쫏기는 일상에서도 내 마음을 감동시키는 소리를 듣고, 공양을 올리는 아름다운 비천상을 그리워하는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