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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할인 의료광고 ‘오히려 독’

환자들, 가격인하보다 진료의 질 중시
다른 진료와 차별화 전략이 더 효과적

'라미네이트 최저가’, ‘미백 50% 할인’ 등 심미진료에 대한 할인광고는 의료광고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또 임플란트나 교정 등 일반진료에 대한 지나친 할인광고도 장기적으로 치과의 신뢰도를 유지하는데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광고를 연구한 한 사회심리학자는 “할인을 내세우는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는 단순히 가격에만 매력을 느끼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할인을 하는 이유를 추론하고 그 적절성에 대한 판단기준을 세운다. 가격할인을 내세우는 의료광고를 접할 때 세우게 되는 판단기준은 바로 병원의 행위에 대한 ‘도덕성’”이라며 “이는 의료를 인식하는 일반 대중의 심리에 공공성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의료광고는 다른 광고와 구분되며 많은 할인이 곧 광고효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긴급하지 않은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때 소비자는 자신이 선택할 의료서비스를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건강을 보호하거나 회복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를 유지하는 ‘실용적 속성’과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아도 지장은 없지만 심미적인 만족도 향상으로 삶의 질을 높이려는 ‘쾌락적 속성’을 갖고 접근한다.

치과진료는 의과의 다른 과목과 달리 환자가 이 두 가지 속성을 혼재하며 접근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보철수복이나 잇몸치료, 충치치료 등의 진료는 실용적인 속성으로 접근하는 반면, 치아미백이나 라미네이트 등 심미적인 부분은 쾌락적 속성으로 접근한다. 교정진료의 경우는 이 두 가지 속성이 교차하기도 하는 영역이다.

이때 의료의 실용성을 보고 접근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가격인하광고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심미적 기능 향상을 보고 접근하는 경우에는 가격인하보다는 진료의 질, 다른 진료와의 차별화를 내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쾌락적 속성의 관점에서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환자는 상당수가 진료비보다는 진료의 질,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커 오히려 지나친 가격인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용적 속성의 관점에서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환자에게는 할인된 진료비가 매력요소다. 이들 환자의 특성은 최소의 금전적 손실로 건강을 회복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도 지나친 할인은 독이 될 수 있다. 환자는 지나친 할인광고를 내세우는 의료기관을 보고 상업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곳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고 이는 다른 소비재와는 달리 도덕성이 판단기준이 되는 의료서비스에 있어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앞선 실험에서는 30% 할인된 진료비를 내세웠을 때에는 호감을 보이던 사람들이 30% 이상 할인된 진료비를 내세웠을 때 의료기관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인 연구결과가 있다.

전문가는 “의료소비자가 의료기관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심리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다. 지나친 할인광고를 내세우는 병원은 상업적으로 비쳐 이런 기대를 없애고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할인을 내세우는 의료광고 시 주력진료와 이에 부응하는 환자의 심리를 파악해야 하고, 지나친 할인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