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
항상 강인하실 것 같던 아버지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누구에게나 가슴 한켠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큰 키와 넓은 어깨 굵은 목소리의 아버지는 마치 만화 속 영웅처럼 꼬마 아들의 어려움을 척척 해결해내는 슈퍼맨 같은 분이었다. 어느덧 슈퍼맨은 늙고 지쳐 예전처럼 산을 옮길 듯한 기세는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대신 그간 세월의 흐름은 그의 아들에게는 넘을 수 없어 보이는 거대한 지혜의 산맥으로 보일 뿐이다.아직까지도 나에게 있어 아버지라는 존재는 이처럼 큰 사람이다. 때론 부딪히고 거스르려 노력해 보았던 기억도 있지만, 결국 ‘아버지의 말이 옳았구나’라는 뻔한 결론만 확인할 뿐이었다. 이런 작은 존재였던 나도 어느덧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혼을 하여 작은 가정을 이루고 놀랄만치 나와 닮은 작은 아들이 태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마냥 이쁘고 귀엽기만 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도 아들이 태어남과 동시에 하루하루 새로운 걱정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아이의 치아 맹출시기와 순서는 넓은 범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머릿속의 지식과는 다르게 우리 아들의 유치가 단지 조금 빨리 났다는 이유만으로 불안감에 휩싸여 각종 교과서의 치아맹출 단원을 샅샅이 찾아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