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이들의 성화를 못 이겨 집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강아지, 애완견을 좋아합니다. 다만 사람 사는 제 집에, 사람 말고 다른 동물이 ‘함께’ 산다는 것이 영 꺼림직하게 느껴져 반대했을 뿐입니다. 평소 청결, 위생, 소독 개념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저희 치과의사, 구강악안면외과의사로서는 선뜻 반길 수만은 없는 조건인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녀석은 집안 곳곳을 여기저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는데 깨끗한 곳, (다소) 더러운 곳을 구별하지 않고 제멋대로 다닙니다. 유감스럽게도 사실상 이 녀석이 우리집에 있는 이상 ‘청결’은 늘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일과 삶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태도는 한결같아야 할 것입니다. 의료인인 저로서는 적어도 녀석이 침대 위로 올라가는 것만은 ‘금지’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녀석은 ‘응가’를 하고 ‘쉬’를 싼 다음 사람처럼 스스로 적절하게 뒤처리를 할 수 없습니다. 교육을 통해 지정된 자리에서 일을 보긴 하지만, 녀석이 사전에 알려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후에 비로소 알 수 있을 따름입니다. 즉 녀석은 일을 마친 직후 그 상태로 이미 쇼파에도 올라갔고 아내의
매주 목요일은 휴진입니다. 여기에 대략 한 달에 한 번, 대개 목요일부터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까지 3박 4일을 휴가로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광복절 휴일을 끼고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강원도에서 4박 5일 휴가를 보내고 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을 개원하고 있습니다. 치과의사,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로서 하루종일 집중, 집중, 초집중 상태로 진료해 나가다 보면 특히나 체력이 별로 좋지 않은 저로서는 솔직히 지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정말 쉽지 않습니다. 치과의사,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는 진료의 특성상 비가역적인 시술, 수술이 많기 때문에 진단에 있어 실수가 있으면 안 될 것이며 치료에 있어 실패가 없어야 합니다. 따라서 평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초집중 상태를 유지하면서 또한 여유를 잃지 않아야 하기도 합니다. 환자가 많아질수록 체력 관리에 힘쓰는 기본적인 이유입니다. 저는 진료 시간을 오전 3시간 그리고 오후 4시간, 비교적 짧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이유 역시 너무 오랫동안 환자를 보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지만 매일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