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아니랄까봐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와중에, 미국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은 뜨겁디 뜨거운 불장을 보이고 있다. 본인은 생활비 부족에 허덕이느라 그저 손만 쪽쪽 빨고 구경할 수밖에 없었지만,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 주식과 코인에 투자한 동기들은 하루하루 얼굴이 펴지고, 긍정적으로 변해가는걸 보며 복통이 심하게 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몇달 전에 급전이 필요해 180달러에 정리했던 테슬라 주식이 12월 18일 현재 신고가를 경신하고 479달러에 이른걸 보며 왜 흡연자들이 답답할 때 줄담배를 피워대는지 처절히 이해하게 됐다. 급등한 테슬라뿐만이 아니라 올 한해는 전반적으로 미국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S&P지수는 12월 18일 오늘 기준 연중 27.57% 상승했다. S&P 지수의 지난 51년간 평균 수익률이 약 10% 남짓이였던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특히 원화로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 특성상 국내 증권사에 상장된 S&P 500 지수 추종 ETF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환율 역시 급등하는 바람에 환율상승분까지 고려한다면 약 4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얻었을 것이다. 시장평균수익률이 40%에 이른다는 것은 곧, 올
지난주 우리나라의 여성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한국인으로선 두 번째 노벨상을 받는 쾌거였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에선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고, 발표 이후 한강의 작품은 66시간에 53만부, 1분으로 따지면 136권이라는 유례없는 판매부수를 올리며 대한민국에 난데없는 독서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에선 작품을 어떤 순서로 읽어야 되는지, 대표작은 무엇인지를 서로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고 서점에선 책이 완판되어 더 이상 판매할게 없자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씨의 작품을 매대에 진열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페미니즘과 관련이 있다던가, 5.18의 비극과 아픔을 담은 ‘소년이 온다’를 두고 정치성향에 따라 논쟁하는 등 별 쓸데없는 잡음도 있지만 한강 작가 덕분에 출판과 문학 분야에 새로운 바람과 활력이 불어넣어졌음에 감사한 일이다. 이런 대단한 영예에도 작가 본인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것 역시 문학인으로서의 고집과 일종의 기개(?)를
하지(夏至)가 지나고 무더운 7월이 시작되자마자 종강을 맞이한 본과생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질세라 해외로 하나 둘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다. 마치 역마살이 끼인 것을 해소하려는 듯, 혹은 이때가 아니면 앞으로 여행은 자기 인생에 없는 것처럼 우르르 출국장에 오르곤 하는데 이번 방학에는 나 역시 그 대열에 동참했다. 목적지는 미국! 태평양을 건너 살면서 처음으로 밟을 머나먼 이국의 땅에 설렜고 얇디얇은 지갑사정을 고려해 어떻게든 경비를 아껴보고자 게으른 내가 표를 4개월 전에 예매하고 숙박은 현지에 사는 친구집에서 뻔뻔히 신세를 지기로 하였다. 출국 하루 전 여유롭게(?) 짐을 싸며 현지 날씨는 선선하다는 친구 말을 믿고 긴팔에 외투 위주로 짐을 챙긴 뒤 대한항공 부럽지 않은 세련된 저가항공 비행기를 타며 끈적한 한국과는 다를 이상적인 미국의 날씨를 기대하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그러나 웬걸 나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도 마찬가지로 너무너무 더웠다. 습도가 낮아 건조하다 뿐이지 정수리를 내리쬐는 태양은 너무나 강렬했고 한낮에는 돌아다니기 버거울 정도였다. 이상적인 날씨를 기대하며 두께감 있는 옷을 가져온 내가 배신감에 친구를 흘겨보자 돌아온 답변은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