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지만 괜찮아?!
잔다. 눈을 끔뻑 끔뻑하더니 까무룩 잠이 들었다. 그것도 내 침대에서. 그와 함께 한 지난 4년여의 동거 기간 동안 내 침대는 그의 침대가 됐고, 나의 많은 것들을 그에게 빼앗겼으며, 함께 공유해야 했다. 사람도, 물건도. 퇴근 후 쉴라치면 종종 무방비 상태인 나의 입술을 훔치기도 하고, “앗! 뽀뽀 싫다고!”, “침? 더럽게시리.” 4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그의 입맞춤은 별로다. 때로는 저돌적인 눈빛으로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경우도 많다. 이런 그와의 생활은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나의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게 된 존재가 된 그. 견(犬)이다. 이름은 쇼콜라, 지금은 ‘콜라’로 부른다. 나름 고급진 ‘쇼콜라’의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행실 자체가 귀족스럽지 못한 부분들이 많이 포착돼 약간 저렴하지만 부르기도 편하고 입에 붙어서 지금은 ‘콜라’로 불리고 있다. 그래도 그는 ‘콜라’로 만족하는 듯하다. 하기야 ‘순대’보다는 나을 테지. 내가 처음에는 ‘순대’로 부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4년 5개월, 종은 푸들. 색은 진한 초콜릿 색과 순대 색, 콜라 색을 넘나든다. 털? 잘 안 빠지고, 잘 안 보인다. 이 부분이 콜라가 우
- 이경화 ㈜메디칼유나이티드 이사
- 2020-10-30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