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소설가 데이빗 실즈의, 에세이인지 인문학인지 서점에서 어느 책꽂이에 꽂아야할지 고민했을 법한 책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신기한 책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그 말은 귀납적으로 99.9% 정도 맞다고 할 수 있을 ‘과학적 사실’이다. 그런 누구나 이해하는 주제를 아무나 알 수 없을 잡다하고 구체적인 통계와 일화들로 설명해 놓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명백히 작가의 100세를 바라보는 아버지를 위해 씌어졌다. 그렇다고 노쇠해가는 아버지를 위한 신파극 같은 이야기도 아니고 오히려 작가의 아버지는 심할 정도로 건강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프롤로그 말미에 적힌 말을 보면 작가가 집필한 심정이 약간은 엿 보인다. : “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있나보다. 그래서 이렇게 죽음에 관한 자료를 쏟아 부어 아버지를 매장하려나보다. (…)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나는 아버지를 미워하며, 아버지가 영원히 살았으면 좋겠고, 아버지가 내일 당장 죽었으면 좋겠다.”책은 유년기와 아동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와 죽음 - 이렇게 순서대로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시기에 대하여 나열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죽음에 관한 책답게 첫 장을 시작하는 소제목은 ‘태어난 순간 죽음은 시작
- 이선희 부산대 전공의
- 2015-10-20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