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을 놓치면 균형을 잃듯, 정서조절의 흐름을 놓칠 때 마음의 균형감을 잃기가 쉽다. 감정의 소용돌이에 압도 당한다던지, 감정에 북받쳐 한 얘기나 행동에 대해 다음날 후회한 경험이 누구든 있을 것이다. 정서조절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스스로의 감정을 인지 하는 것이다. 정서 조절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또는 긍정적인 감정에 직면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때에는 통제감을 잃게 되고 당황 할 수 있다. 어떤 사건과 자극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활성화시키는지, 그리고 그 감정에 대한 결과로 내가 어떠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감정을 단순화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특정 감정을 일으키는 트리거(trigger), 그런 때에 어떤 생각이 드는지, 감정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육체적 및 정신적 측면), 그리고 그 결과로 취하는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차트를 작성함으로써 스스로의 감정습관과 패턴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하나의 사건에 대해 하나의 감정만 느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의 다양한 층(layers)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나
우리는 일상생활속에서 크고 작은 부당함을 경험한다. 우리가 그 부당함을 어떻게 인지하고, 반응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대처하려고 하는지는 정신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좋은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는 세상이며, ‘뿌린 대로 거두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음으로써 부당함을 경험할 때의 무력감과 불안을 다루려고 한다. 이런 것을 심리학에서는 ‘공정한 세상에 대한 믿음(belief in just world, 이하 BJW)’이라고 한다. 심리학에서 얘기하는 ‘공정한 세상에 대한 믿음’ (BJW)이라는 개념에는 크게 General BJW와 Personal BJW가 있다. General BJW는 일반적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받고, 공정하게 대우 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말하며, Personal BJW는 자기 자신이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실제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공정한지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개인의 정신 건강에 있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공정하다는 믿음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공정한 세상에 대한 믿음은 우리가 삶을 살아갈 때 심리적 안정감을
유난히 짜증이 솟구치는 날이 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일들도 괜히 짜증이 나고 서운하지 않아도 될 말들도 분이 나고 서럽다. 잠깐의 기다림에도 인색해지고 쉽사리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짜증내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스스로를 돌봄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비행기에 탑승할 때를 생각해보자. 이륙 전 안전에 관한 안내에 있어 처음으로 말하는 것은 “기내 압력이 상실된 경우 먼저 산소 마스크를 착용 한 다음 자녀 또는 다른 승객을 도우십시오.” 먼저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없다. 긴급 상황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킨 후에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환자가 밀렸다고, 직원이 불평한다고, 가족들이 서운해한다고 이런저런 책임의 굴레에서 책무만 다하며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헛헛함, 덧없음, 서운함의 삼종세트를 경험하게 마련이고 그런 경험이 지속되면 나의 이타심을 발현했던 일들에 대한 보상을 갉아먹고도 남을 만큼, 사소한 일에 짜증과 분노를 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우울은 보통 내면화된 분노라고 심리학에서 얘기하지만 외부자극에 대한 짜증으로도 표출이 된다. 솟구치는 화에 대한 통제력 감소 및 과민반응은
이지연 상담심리학교수(한국외대 교육대학원)가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소재로 ‘치과의사들을 위한 알기 쉬운 심리 이야기’를 매월 2회 연재합니다<편집자주>. 어느새 봄 기운이 만연하고, 여름이 멀지않았음을 알린다. 겨울내 살찐 몸을 만족스럽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며 다이어트를 다짐하는 건 나뿐만이 아닐터이다. 다이어트건 건강을 위해서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체적 유연성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심리적인 유연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ACT(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의 설립자 인 스티븐 헤이즈(Steven Hayes)는 심리적 유연성을 “지금 이 순간에 온전하고 방어없이 접촉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심리적 유연성은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단련하고 정서적 민첩함을 유지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삶에 여유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관계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많은 갈등을 예방해 준다. 심리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내 마음의 뻣뻣한 부분, 유연하지 않은 부위들을 인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유연하게 대처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긴장감을 가지고 대하는 영
이번호 부터 이지연 상담심리학교수(한국외대 교육대학원)가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소재로 ‘치과의사들을 위한 알기 쉬운 심리 이야기’를 매월 2회 연재합니다<편집자주>. 누가 치과의사를 고고한 직업이라 했던가. 멀고 먼 옛날 그런 설화가 있었다고 구전으로 내려오기는 하나, 현재의 치과의사는 극한직업임이 분명하다. 치과에 오는 환자들은 애초에 기분이 좋지 않다. 스케일링을 받으러 왔건 극심한 치통때문에 왔건 일단은 불편감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을 안고 오기 때문에 이미 약간의 긴장감과 살짝의 짜증이 나 있는 상태인터라 치료과정에서 조금만 불편감이 추가되어도 쉽게 컴플레인을 할 수 있다. 오죽하면 dental anxiety 라는 용어가 있으랴. 치과에 가는 것은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압박당하거나, 주사를 맞거나, 혈액의 맛을 느끼며 뱉어내거나, 혹은 내 입안에서 나오는 혈액을 직접 보거나,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사적인 공간을 침범당하는 것과 같은 두려움을 유발한다. 엄마이외에 다른 타인에게 내 입을 활짝 열어 보이는 일은 필시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치과 분야에서 심리학자들이 보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로 dental anxiety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