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 이야기
토요일 오후 퇴근길은 한 주일간의 쌓인 피로가 노곤함으로 몰려오는 시간이다. 진료하는 내내 팽팽하게 조여져 있던 신경은 어느새 느슨해진 활시위처럼 맥이 풀려 버린다. 할일 없이 열을 지어 이동하는 개미들처럼 도로 위 차량들의 정체는 지루하기 그지없다. 그 지루함과 나른함을 달래려 라디오의 볼륨을 높여 본다. 청취자 퀴즈문제로 ‘춘수모운(春樹暮雲)’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을 묻는 여자 아나운서의 상큼한 멘트가 들리고, 퀴즈문제의 힌트로 가수 안재욱씨의 노래 ‘친구’가 흘러나왔다. ‘괜스레 힘든 날 턱없이 전화해 말없이 울어도 오래 들어주던 너늘 곁에 있으니 모르고 지냈어 고맙고 미안한 마음들사랑이 날 떠날 땐 내 어깰 두드리며…’ 춘수모운(春樹暮雲)이란 ‘봄날의 나무와 해질 무렵의 구름’이라는 뜻으로, 멀리 있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당(唐)나라 때의 시인 두보(杜甫)가 위북지역에서 봄철에 나무를 바라보다가 강북 지역에서 저문 날 구름을 바라보고 있을 동시대의 시인 이백(李白)을 그리워하며 쓴 ‘춘일억이백 (春日憶李白): 봄날 이백을 그리워하다’라는 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내게도 친구가 있다. 묵이와 승이는 나의 친구들이다. 우리
- 임용철 선 치과의원 원장
- 2015-04-14 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