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숙제로 쓰던 일기
누구나 공유하는 비슷한 경험이 있다. 어렸을 적 숙제로 일기를 썼던 경험. 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일기는 밀리기 마련이었다. 일기는 그 시절 가장 귀찮은 일이었다. 그래서 중학교에 올라갈 즈음 다들 일기에서 손을 놓는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어렸을 적 일기를 보며 재미를 느낀 적이 있었다. 그제서야 일기를 써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일기를 써보기 시작했다. ‘언젠가 다시 읽어보면 분명 재밌을거야’란 생각으로 꾸준히 일기를 썼다. 목적이 생기고 나니 일기쓰는 것이 귀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일기가 조금씩 다시 밀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름 오기가 있어서 지나간 날이라도 최대한 빠트리지 않으려고 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땐 그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영수증,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참고했다. 하지만 나중에 일기를 훑어보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밀린 일기는 일기다운 일기가 아니었다. 밀렸던 날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만 적혀있었고 거기에는 내 생각이나 감정이, 과장 좀 보태면 영혼이 담겨있지 않았다. 사실 밀린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컴퓨터로 일기를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