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퇴근길에 우회전을 하면 신호 타이밍이 잘 맞는 사거리가 있다. 그날도 평소처럼 바로 우회전을 해서 지나가려던 참이었는데, 사거리를 천천히 건너고 계신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다. 날씨도 춥고, ‘그냥 다음 신호에 건너지 뭐’라는 생각으로 잠시 기다렸다가 사거리로 향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우회전을 해서 사거리에 도착했을 때, 사고가 나 있었다. 신호를 마지막으로 건너던 내 앞 차와 예측 출발을 한 오토바이가 부딪힌 사고였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는 너무 놀랐는지 길 한가운데 주저앉아 있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만약 우회전을 조금만 더 일찍 했더라면, 그 어르신들을 기다리지 않았더라면, 사고의 당사자가 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어르신들을 배려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오히려 그분들이 나를 도와주신 셈이었다. 배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계기였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consideration”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하지만, 뉘앙스로는 “solicitude”가 배려의 의미에 조금
2026년 3월 27일. 우리 앞에 놓인 이 날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대한민국 치과 의료의 패러다임이 ‘내원 진료’에서 ‘방문 진료’로 확장되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되는 분기점이다. 특히 법 제15조는 치과의사에 의한 ‘방문구강관리’를 명시하고 있으며, 정부는 당장 올해부터 보건소를 거점으로 한 시범사업을 예고했고 이미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바야흐로 ‘찾아가는 치과’ 시대의 개막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치과계의 분위기는 차갑다 못해 고요하다. 이 기이한 침묵의 원인은 명확하다. 현재 치과계가 직무 집행 정지와 선거라는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네거티브 공방과 법적 다툼이라는 ‘블랙홀’이 정작 회원들의 미래 먹거리가 될 민생 현안을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유한하고 민생은 영원하다. 우리가 내부 권력 다툼에 매몰되어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사이 제도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시행될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방문 진료는 개원가에 ‘새로운 기회’가 아닌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해외 사례를 넘어 ‘한국형 방문치과 모델의 제안을
앞으로 몇 달 후면 지방선거를 한다. 치과계도 이제 1달 이후이면 선거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선거를 매번 치르면서 ‘이번만큼은’ 하는 기대를 한다. 깨끗한 선거, 공정한 선거, 정의로운 선거, 아름다운 선거. 그러나 우리는 매번 실망한다. 혼탁한 선거, 마타도어가 극을 달리는 선거, 거짓과 허위로 투표권자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선거, 심지어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선거라고 말하며 개탄해 한다. 정치권이야 워낙 그런 세상이다 보니 그런가 보다 한다. 이제 국민들은 그러려니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높은 벼슬아치들의 싸움이겠거니 하며 국민들 시선에서는 못마땅해도 변하지 않는 그들만의 정치세계와 우리의 팍팍한 삶 간의 차이에서 괴리감마저 느끼게 되어 체념하고 산다. 그러나 막상 우리와 가장 끈끈한 동지애적 사명을 가지고 있는 단체의 선거에서는 그런 생각보다 어떻게든 정치권과는 차별이 되는 가장 신선하고 깨끗한 선거를 원하고 이를 포기하지 않고 매번 기대한다. 바로 우리 치과계의 삶이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우리 치과계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제발 이번만큼은 잡음 없는 선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실 매번 선거운동철이 오면 실제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상악동 막 거상기에 대한 국제표준은 ISO 19490 Dentistry - Sinus membrane elevator로 임플란트 식립 과정 중 필요할 수 있는 상악동 막 거성기에서 상악동 막을 거상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구의 요구사항과 시험방법을 다룬다. 2025년 07월 발행된 ISO 19490:2025(제2판)은 한국이 제안하여 제정된 초판(ISO 19490:2017)을 기술적으로 개정하여 대체되었다. <2025년 개정 핵심> ISO 19490:2025(제2판)의 주요 개정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인용문서(Cluase 2)에 ISO 4865-1 Dentistry - General requirement of hand instruments - Part 1: Non-hinged hand instruments와 ISO 17664-1 Processing of health care products - Inf
방문치과진료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와 장애인을 주 대상으로 하며, 단순히 진료 장소를 외래에서 가정이나 시설로 이동시키는 개념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대상자 선별 기준, 진료의 개념과 범위, 운영 방식, 그리고 법·보험 구조 전반에 있어 기존의 내원 중심 치과진료와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별도의 의료체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방문치과진료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의료·요양·복지의 통합적 연계, 표준화된 진료 범위의 설정, 명확한 보험 수가 체계,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진료기록 및 질 관리·감사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본 시론에서는 독일과 일본의 방문치과진료 모델의 개관을 통해 향후 한국형 방문치과진료 제도 구축을 위한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독일 방문치과진료: 건강보험 확대·강화와 연계한 자율형·독립형 확산 모델 독일의 방문치과진료는 1990년대 후반부터 제도적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2012년 이후 법·보험 체계를 갖춘 치과의료 모델로 정착되었다. 독일은 전체 인구의 약 90%가 법정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요양시설 입소 노인 역시 동일한 보장 체계에 포함되어 있다. 이로 인해 방문치과진료는 예외적 제도가 아니라, 건강보험의 확
사랑하는 아들에게 미국에서 공과대학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엄마와 시간을 같이 하기 위해 귀국하여 지내다 우연히? 치전원에 들어가게 되어 아빠와 같은 교정과 전문의가 된 아들아, 이제 결혼도 하고 자식도 생겨 가장으로서 새로운 삶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이 글을 남긴다. 환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기를 치과의사는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중요한 직업이다. 네가 만나는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정성과 배려를 잊지 말고, 그들과 공감하는 따뜻한 마음을 늘 간직하길 바란다. 진심이 담긴 진료는 환자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렴. 배움의 길은 계속된다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배움과 성장이 필요하다. 새로운 치료법과 지식을 꾸준히 배우고 연구하여,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발전하는 치과의사가 되길 바란다. 스스로를 늘 겸손하게 여기고, 동료들과 지식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을 소중히 하길 치과의사는 환자, 동료, 그리고 지역사회와 신뢰를 쌓아가는 직업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품위와 책임감을 가지길
학위 분야에서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학부생은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같고, 석사생은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으며, 박사생은 비로소 자신이 아는 것이 부족하다는 걸 안다고 한다. 이러한 말을 곱씹어보면 치의학 분야에서 임상을 하고 있는 지금의 내 상황과 닮은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 내원하신 환자분의 하악 대구치 근관치료 마무리와 함께 코어와 프렙까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임시치아 제작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도가 텄다고 생각해 평소처럼 8분이면 제작부터 교합까지 맞출 수 있겠다고 자신하던 나였다. 그러나 그날따라 이상하게 설측부가 얇게 나오는가 하면, 인접면에 레진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재이장을 수차례 반복하다 보니 8분은 고사하고 30분은 족히 넘어 겨우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중에 살펴보니 혀가 꽤 커서 교합 시에 레진을 압박하여 설측부가 얇아진 것이었고, 그와 함께 인접면으로 충분히 레진이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밀려나 결손이 생긴 것이었다. 또 한번은 상악 구치부 metal coping을 시적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교합조정을 해도 시적 전후로 교합지가 잘 물렸다가도 다시 빠지기를 반복한 적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임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연말부터 감지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이어, 지난 1월 12일 보건복지부의 업무보고 지시 사항까지 맞물리며 공단의 행보에는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함마저 감돌고 있다. 공단이 이토록 특사경 도입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재정 위기’라는 벼랑 끝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등의 전망에 따르면 건보 재정은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적자 전환이 예상되며, 2028년경에는 누적 준비금마저 고갈될 위기다. 여기에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10조 원 규모의 투입 계획까지 더해지니, 공단 입장에서는 ‘새는 돈’을 막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되었다. 그들이 지목한 가장 확실한 타개책이 바로 사무장병원 척결을 위한 ‘특사경’이라는 칼자루다. 치과계 역시 사무장병원 척결이라는 ‘대의(大義)’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면허를 빌려 영리를 추구하는 사무장병원은 과잉 진료와 환자 유인 행위로 의료 시장을 교란하는 우리 내부의 암적인 존재다. 선량한 개원 질서를 파괴하는 이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실제로 치협 내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