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왔어요!”“너 치과 오는게 재밌니?”“예, 이젠 치과가 너무 재밌어요!” 오늘도 여전히 환자는 뜸하고 오는 환자마다 치료비가 비싸다느니 깍아 달라느니 직원과 실랑이를 한참 벌이고 간 이후로 조용하다.잠시 서류작업을 하고 있는데 딸랑하면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안녕하세요”하는 혀짧은 소리가 들린다. 한달동안 치료를 받던 초등학교 1학년생이다.원장실에서 소리만 들어도 금방 알아 볼 만큼 아주 맹랑하고 야무진 녀석이다.한달 전쯤 구강검진을 받으러 엄마손을 잡고 왔었는데 오자마자 무섭다며 안하겠다는 것을 겨우 설득해서 자리에 앉히고 검진을 마쳤다.엄마는 당장 치료해 주기를 원하는 눈치였지만 아이가 치과에 적응하게 하기 위해서 본인이 기분이 좋고 치료하기를 원하는 때에 오라고 하고는 돌려보냈다.그리고 나서 며칠 후 엄마와 함께 치과에 왔다. 치료를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우선 아프지 않게 간단한 치료부터 하였다. 그 다음날은 아이 혼자서 왔다. 엄마가 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날은 마취도 하고 신경치료도 해서 조금 힘들었을 터인데 아주 씩씩하게 잘 받고 돌아갔다. 많은 치아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매일 치과에 왔다.가까운 곳에 사는 줄 알았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잃어버리고 싶지 않은아날로그적 행위들새해맞아 수첩을 다시 마련해야지 월의 속도는 자기 나이에 비례한다고 하였던가? 굳이 나이와 연관짓지 않더라도 요즘은 가속도가 붙어 언젠가 폭발해버릴 것처럼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질주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모든 것들이 바쁘게 돌아가고 변화가 많은 시대에 살다보니, 일상에 필요한 신제품이 나오거나 사용하던 제품보다 한결 기능이 강화돼 출시가 되면 남부럽지 않게 어지간히 잘도 쫓아가며 적응해가던 나도 이제는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그저 전에 사용하던 익숙한 것에 안주하기 시작한지가 벌써 꽤나 오래 전부터이다. 이십여 년 전에 석사논문을 작성할 때에만 해도 원고지에 논문을 작성해야만 했던 전례를 깨고 과감하게 컴퓨터 워드를 사용했었고, 성의가 없다는 일부의 따가운 논란 속에서도 편리하게 논문을 수정하고 제출해 심사까지 가는 혁신을 누렸던 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편리하다 하더라도 쉽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수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되는 기간도 너무 짧아져서 사용이 조금 익숙해질 만하면 또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곤 하니, 짧아진 life cycle도 문제고 때마다 그것을 수용하기 위해
스트레스 많은데해소할 방법이 없는 당신용기내 여행을 떠나세요 언젠가 ‘산’이라는 방송프로그램에서 일본의 ‘북알프스’에 대해 보여 주는데 너무 멋졌습니다. 그래서 내 후배중에 일본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친구가 있으니 그 친구를 앞세워 가보면 되겠군…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얼마후 ‘대자연의 경이 중국의 마귀성’이라는 일본 NHK에서 제작, 편집해 보여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본 신장지역에 흩어져 있는 기암괴석들이 늘어서 있는 곳을 보여 주는데, 정말 충격적이라 할정도로 경이로운 풍경들이었습니다. 갑자기 몸속에 내재돼 있는 여행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불과 2달전 8박 9일동안의 일정으로 유학간 친구가족과 자동차를 타고 미국 서부 전역을 둘러본 ‘여행의 추억’이 다시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그랜드캐년 협곡아래에서 콜로라도강을 내려다보며, 방울뱀 소리를 들으며 밤을 지새웠던 1박의 추억. 골딩스의 모뉴멘트벨리 캠프장에 가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새벽에 장엄한 일출을 구경하고, 예전 서부 영화를 찍었던 유명한 장소인 ‘존포드뷰포인트’등을 구경했던 추억. 단층작용과 풍화작용의 콤비네이션으로 인해 돌마다 구멍이 숭숭 뚫어져 있
우리 사회가 올바르고합목적인 진화를 이루려면믿음과 나눔은 회복돼야 할 최우선 덕목 친구 놈은 딸이 하나 있다. 이름은 지민이. 예전에 집에 놀러가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예쁠 것도 미울 것도 없는 그런 ‘보통’의 아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인사성 바르고 엄마일도 곧잘 돕는 착하고 예절바르고 부지런한 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친구의 아내가 그 딸이 제 앞가림을 잘 못한다고 걱정스러워 항상 안절부절이었다. 언젠가 저녁 모임 후 친구와 집이 같은 방향이라 함께 막힌 길 위에서 차안에 갇힌 중, 지민이 얘기가 나왔다. 학교에서 수학시험을 보았는데, 나눗셈과 분수를 응용하는 문제였단다. ‘피자 한판이 여섯쪽, 친구들은 다섯 명이 있는데 나머지한 쪽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는 주관식문제의 지민이 답안 때문에 온 학교가 술렁였단다. 지민이의 답은 ‘더 먹고 싶은 친구를 주면 된다’ 였단다. 채점하시던 선생님은 배꼽을 잡으셨고, 다른 선생님들에게 이 말이 전해지며,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 답안이 웃음거리가 아니라는 진지한 토론이 벌어졌고, 토론 중에 지민이 1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2년전 수학수업 중에 아이들에게 질문을 했
힘든 세상살이에언제나 힘이 돼 주는친구들아, 고맙다! 한 동안 머릿속이 복잡한 일로 우울증이 오고, 고 3 둘째 공주가 수능일이 다가오면서 마음을 잡지 못하니 올 가을은 답답한 계절일 수밖에 없었다.금요일 출근을 하면서 붉게 물들어 가는 가로수들을 보니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일을 벌리고야 말았다.우선 산림청휴양림 사이트에서 예약이 취소된 상황을 체크하고 오서산 휴양림에 통나무집을 하나 예약을 한다.머저리(?)들에게 번개모임을 문자로 통보하고 참석 여부를 알려 달라고 하니 진호, 동규, 조현, 재철, 기창이까지 기다렸다는 듯이 전원 참가를 한다고 알려온다. 갑작스런 1박 2일의 일정에도 무조건 참석을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일기예보를 보니 서해안부터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비가 예고된다고 하니 준비물이 복잡해진다.그래도 일단 바베큐를 포함한 먹을거리들과, 등산을 위한 준비물을 챙기고 토요일 오후 1시에 가람아파트에서 집합을 하기로 한다. 1시가 못 되어서 조현이가 보이고, 조금 있으니 기창이 동규까지 나타난다. 넷이서 내 차에 짐을 옮겨 싣고 출발이다.공주를 지나 우성삼거리에서 만두와 찐빵을 사고, 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멸치국수와
유기농산물 소비만이조류독감 대안이 아니며공해 없는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 조류독감·광우병 요즘 매일 뉴스에서 접하는 소식들이다. 소고기는 무서워서 못 먹겠다든지 닭고기도 먹지 않겠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고들 있다. 점점 살기가 힘들어지는 세상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광우병을 보면 아직 그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생산을 늘리려는 인간의 교활한 술수에 의한 산물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런 위험한 식품 대신 유기농으로 키운 식품을 먹으면 안전할까? 우리는 매일같이 몸에 좋은 것을 찾는다. 보신 식품을 찾아다니던 건 어제 오늘이 아닌 세계적으로 알려진 오랜 전통이고,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을 찾으면서 일반 농산물에 비해 비싼 가격을 망설이지 않고 지불한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계층에 국한된다. 누구는 일반 농산물은 독극물 덩어리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유기농, 친환경농법이라는 말이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 가축사료첨가제 등 일체의 합성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자연 미생물 등 자연적인 재료만을 사용하는 농법이라는데, 유기농업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되는 것들 중 열에 아홉은
건강·일·영혼·인연이 4가지가 조화를 이뤄야진정으로 성공한 삶 아닐까 이팔청춘 꿈 많던 그때는 내 나이 사십이 되면 많은 것을 이뤄 놓고 인생의 어느 정도 성공은 했다 생각하며 살리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아직 멀기도 하고 많은 세월을 더 보내야 된다는 조금은 느긋한 생각을 했으니까요.그런데 사십이 되었습니다.꿈꾸던 사십은 후한 점수로도 반도 못 이룬것 같은데….우리는 성공적인 삶이라 하면 부와 명예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그것만이 진정 성공적인 삶의 조건일까요?어느날 저희 친정 어머니께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인생이란 무대위에서 우스꽝스럽게 분장을 한 삐에로가 4개의 공을 던지며 공연을 하는데 그 4개의 공 중에 어느 공 하나에도 치우치지 않고 조화롭게 잘 던져야 무대위의 공연을 성공할 수 있지 않느냐며 그것이 인생과 같다고 하셨습니다.그 4개의 공 중에 첫번째 공은 건강공, 두번째 공은 직업(일)공, 세번째 공은 내 영혼공,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 공은 인연공(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이랍니다. 우리의 인생은 이 네가지가 조화롭게 잘 이뤄져야 진정으로 성공한 삶이라 말할 수 있지않을까 생각됩니다.일(직업)에 너무 치중해 살다보면 돈
유학 물결에 동참할지국내 ‘토종’으로만 키울지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려한다 우스게 소리로 하는 소리이지만 요즘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가족을 외국으로 조기유학 보내고 있는 아빠도 여러 부류라는 의미로 1년에 몇 번 외국의 가족에게로 나갈 수 있는 아빠는 독수리 아빠, 명절에 한번 정도 나갈 수 있는 기러기 아빠, 힘들게 벌어 빠듯한 살림에 보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펭귄 아빠….4학년인 큰 애를 남들 다 보내는 유학 물결에 동참시켜야 할지 아니면 국내 토종으로 가족애를 강조하며 키워야할지 애 엄마와 여러 번 상의를 해보았다. 주변에 가족들을 다 외국에 내보낸 선배에게 조언도 구해보고, 너무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자라는 단점으로 적극 반대하는 선배의 얘기도 그저 한귀로 흘릴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국제화 시대에 보다 넓은 세상에서 자기의 미래를 개척해보라는 의미로 보내는 부모의 희생이 헛되어 성공하지 못한, 그리고 탈선의 경로로 빠져드는 아이들이 그 결과라면 그 또한 어떻게 보상 받을 수 있을까? 아이에게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아들은 꼭 가겠노라 대답하고 아직 뭐가 뭔지 모르는 딸아이는 아빠랑 꼭 같이 가고 싶다고 한다.사랑하는 가
.VBN_42585 {WORD-BREAK: break-all; font-family:굴림;font-size:9pt;line-height:normal;color:#000000;padding-left:10;padding-right:10;padding-bottom:15;padding-top:15;}.VBN_42585 p, .VBN_42585 td, .VBN_42585 li{font-family:굴림;font-size:9pt;color:#000000;TEXT-DECORATION:none;line-height:normal;margin-top:2;margin-bottom:2}.VBN_42585 font{line-height:normal;margin-top:2;margin-bottom:2}.VBN_97131{font-family:굴림; font-size:9pt;}금년 초 9주간의 군의관훈련을 마치고 서울시 송파구 소재의 특전사로 자원해 배치되었다. 특전사는 모든 부대원들이 공수기본훈련이라 해 소위 낙하산강하훈련을 받는 것이 다른 부대와는 다른 점이라 할 것이다. 열기구나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서 300m 상공의 푸른 공창으로 내 몸을 던졌을 때, 나는 내장이 수축해서 쪼그
진리는 언제나 가까이 있으나도달하기가 항상 어려운 이유는소박함을 물리쳤기 때문이다 의사생활 10~20년 열심히 하다보면 대개 괜찮은 아파트 한 채에다가 약간의 여윳돈을 가지게 되고, 잠시 뒤를 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개원의로서 오랫동안 검소하게 지내셨다면 꽤 여유를 가질 만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원래 소시민적 소박한 꿈이 전부였던 저로서는, 치과의로서 받게 되는 평소 사회적 대접이나 개인적 성취가 때로는 과분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도적 인간으로서 능동적이면서도 선량한 리더십을 가지겠다면 누가 감히 말리기나 하겠습니까? 하지만 우리가 과연 카리스마까지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일까요? 무계획적 삶이었다는 자각이나 반성도 지나치다 보면, 일부 순진한 사람들에게는 자칫 욕심으로 비치기까지 한답니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려울 수 있고, 좀 쉽게 접근을 하기로 작정을 한다면, 정하는 마음에 따라서 더 쉬워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오래 전 성철스님의 일갈, “不欺自心”이란 말씀이 오늘 유난히 새롭게 느껴집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이미 지은 죄가 크고, 어쩌면 우주 가득 넘치는 까닭에, 이제 스스로
매일 반복되는 진료도동료 선·후배와의 만남도즐겁다 생각하니 또 즐겁다 내 나이 39세, 이제 사회 초년병을 갓 지난 나이다. 당연히 삶을 논하기에는 어린 나이다. 앞으로 겪어야 할 삶이 더 많을 것 같은 나이인데….하지만 짧은 인생이지만 지나간 과거를 한번쯤 되새겨 보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잘하는 것인가 생각도 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즐거움보다 어려움이 더 많았던 것 같고 그 어려움을 근근히 극복하며 살아온 기억이 더 많은 듯 느껴진다. 아니, 이건 아니잖아…. 세상의 즐겁고 좋은 것만 하고 살아도 인생이 짧다고 하는데….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금 느끼는 것을 예전에도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요즘은 즐겁게 살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또 즐겁다.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진료도 즐겁다.주위의 친구들, 동료 선·후배들과의 만남도 즐겁다. 학구열에 빠져 치과 공부를 열심히 하는 동료들과의 만남도 즐겁다.사회에서 나의 위치가 중요한 곳으로 이동하는 듯 한데 그것 또한 만족스럽다.다들 자기만의 세계를 개척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요즘 이런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일과 후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