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건물 임대 계약이 끝나 강남 한복판으로 치과가 이사를 가게 됐다. 강남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한 가지 걱정이 문득 생겼다. 수많은 의료기관들이 각기 다른 마케팅 전략과 연간 억대 홍보 비용을 사용하며 경쟁을 하고 있어 강남 한복판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면 신환과 구환 관리의 난이도가 매우 높아질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던 것일까? 이사 온 지 불과 2년 안에 별다른 외부 홍보 없이도 환자 수를 지키는 것과 매출이 소소하게 증가하게 됐다. 갑작스럽게 강남 한복판으로 이사하게 된 우리 치과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고 광고 하나 제대로 하지 않고도 기존 환자를 유지하고 신환을 유치할 수 있었는지를 풀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치과가 강남 한복판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의료의 본질’을 지키며 기존에 잘해오던 ‘계속구강관리’를 더욱 잘해나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023년 신년회에서 대표 원장님은 병원의 2030 비전과 그해 목표를 공유하며 이를 직원들과 함께 이루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그중 가장 강조된 부분은 병원 내 구강건강관리과의 신설이었다. 이미 2010년부터 병원에서 계속구강관리를 특화 진료로 진행해
2024년 12월 3일 느닷없는 비상계엄 이후 43일 만에 현직 대통령이 2025년 1월 15일 체포되었다. 호헌철폐의 민주화 요구가 얻어낸 87 대통령 직선제 체제 이후 상시화 된 헌정질서 불안은 이제 개헌하지 않으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불행한 대통령이 되는 것은 뻔해 보인다. 한국 정치판에서 규칙과 타협은 없고 vetocracy(어깃장 놓기)가 일반화 된 이유는 일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맹목적 충성해야 정치적으로 출세 혹은 집권하기에 최적화 되어 있는 정치체제 때문이다. 대통령과 여소야대의 두 권력이 충돌하였을 때의 타협은 실종되고 사즉생의 단일대오로 편을 갈라 싸우니 조선시대의 사화와 같은 형국이고 대화, 타협, 중도는 설 자리가 없다. 군사정권시대에 투쟁을 통해 얻어낸 (내손으로 뽑는 대통령제에 대한 국민들의 집착)을 이제는 버려야한다. 내가 선택한 대통령은 옳고 남이 선택한 대통령은 무너뜨리고 잘 못되어야 통쾌한 국민정서는 엘리트 정치인만 3류가 아니라 국민도 3류이기 때문이다. 조세프 드 메스트로가 말한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의 명언은 한국에서 특히 유효하다. 여의도 광화문 한남동 차디찬 아스팔트에서 풍찬노숙하면서 집단 광
새해 병원에서 시무식이 있었다. 2025년 경영 목표가 작년에 이어 경청, 존중, 배려이다. 환자에 대한 것이다.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환자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판단하기에 이 3가지가 2년 연속될 만큼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지속 사업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나, 이 중 어느 것이 잘 되지 않아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의사파업의 여파로 병원의 입원율이 통상 95% 이상이었고, 때로 100%를 찍기도 했지만 환자를 제일 먼저 만나는 외래에서 환자를 존중하는 진료형태를 강조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최고 경영목표나 운영전략이 수익 창출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에너지원의 재창출이나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개선 등 환경에 순응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고, 지역 사회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소비자와 신뢰관계를 이어나가기를 원하는 것처럼, 병원에서 환자와의 유대관계를 견고히 이루기 위하여 경청, 존중, 배려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한치과협회의 올 한해 (경영)목표 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창립 100주년이어서 잘 해야 되는 것은 알겠는데, 추상적인 구호 말고, 향후 백년을 위한
본지는 개원 준비 시 놓치기 쉽지만 세심하게 살펴야 할 핵심 사항인 ▲개원 준비 부동산 계약 시 확인 사항 및 체크리스트 ▲개설허가 신고 등 행정처리 실무 ▲개원예정일 전 직원 출근과 우선해야 할 업무 등에 관하여 병의원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4회에 걸쳐 꼼꼼히 짚어본다. 이번 2편에서는 1편 주제로 다루었던 <관리비 구성 항목과 부과 방식 확인>, <주차 환경 체크>, <임차 초기, 협상에서 최대한의 조건 명시>, <렌트프리(임차료 면제) 기간 최대한 길게>,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 확인> 이외에 병의원 개원 시 부동산 계약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들을 세부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1. 건물 상태 점검 건물 내부 상태는 계약 전 현장 실사를 통해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누수, 창문 결함 여부: 외관상 문제가 없어 보이는 건물도 기존 인테리어 등으로 감춰져 있을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철거 후 하자 발견 시 계약 파기 조건: 기존 인테리어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철거 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조항을 삽입합
작년 한해 많은 교수님들이 정년퇴임을 하셨다. 교수님들이 퇴임하시면서 남긴 자취를 살펴보면 떠나신데 대한 아쉬움과 함께, 앞으로 우리는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터득한 지식이 많아지면서 전통적인 수업의 중요성이 약해지고 가르친 스승보다 오히려 내가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최근 들어서 생긴 것은 아니다. 스승에게 배운 후 그 스승을 이기려고 하는 이야기는 책이나 영화에서 자주 나타나는 주제이다. 중국 하나라의 제후국에서 군주로 있던 예(羿)는 궁술에 최고였다. 방몽이라는 제자는 스승인 예로부터 활쏘기 기술을 다 익히고 나서 이 스승만 없어지면 자기가 최고가 된다는 생각에 결국 예를 죽였다. 특이하게도 맹자는 스승을 죽인 방몽뿐 아니라 죽임을 당한 군주 예(羿)에게도 죄가 있다고 하였다(맹자 이루하 24). 맹자는 바로 그다음 문장에서 또 다른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정나라의 자탁유사라는 사람이 적장(유공지사)에게 잡혀 죽게 되었으나, 그 적장 본인의 스승이 바로 자탁유사로부터 배운 제자였다는 이유로 자탁유사를 죽이지 않고 수레에 빈 화살을 쏘는 것으로 대신한 후 놓아주었다고
2006년 수원 인계동에서 개원한 나는 간판을 올리기 전에 주변 원장님들께 인사를 하러 다녔다. 그중에서 옆 건물 치과원장님 몇 분이 가장 반겨주셨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식사를 같이하게 되어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설립자이신 박흥식 원장님께 한가족진료소가 시작된 배경부터 설립취지 및 그동안의 과정을 꾸준히 들어온 나로서는 수원시 임원을 하는 동안에 진료봉사에 동참하게 되었고 세월의 격변을 거치며 한가족진료소가 문을 닫기까지의 과정을 가슴 아프게 지켜보며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었다. 보험틀니가 시작되면서 무료틀니 봉사가 어렵게 되었고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치료해주는 사업도 대상자선정에 난관에 부딪히며 잠정적인 운영중단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에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어느새 잊혀진 공간으로 남겨졌다. 경기도치과의사회 회관 건물 2층에 자리한 한가족진료소는 6년 동안 방치되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공간을 새로운 컨셉으로 한가족센터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봉사와 교육을 함께 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그려보았다. 하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필요해 엄두도 못 내고 있을 때 용기 내어 우리 수원시 회원분들에게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했
원장실 컴퓨터에 2025년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2025년 동안에 쓸 이런 저런 자료들, 서류들이 담길 것입니다. 한 해가 갔다는 뜻입니다. 2008년 폴더부터 2025년 폴더까지 한 줄로 나열된 것을 봅니다. 개원 참 오래 열심히 했습니다. 2024년 어느 날, 우리 치과가 양심 치과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출처는 어느 분의 인터넷 카페였습니다. 근거가 확실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저를 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어서 가만히 저의 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진료를 하면서 양심을 의식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그 동안 제가 어떻게든 양심적이었나 봅니다. 2024년, 저는 사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불필요한 치료는 권하지도 시행하지도 않았습니다. 제 능력 밖의 일은 정중히 사양하였습니다. 환자도 저도 쓸데없이 고생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사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힘들고 아프다는 호소를 받아주었습니다. 오해나 억측도 받아주었습니다. 정당성과 양심에 대한 요구도 들어주었습니다. 제가 치과의사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얻은 가장 큰 성장은 제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이 찰랑거릴 때, 제 심연의 상처와 쓴 뿌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덤핑(저수가 과잉진료)치과의 정의, 실태, 대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1월 10일 치과의료정책연구원 주최, 서울대학교 치의학 대학원 사회구강연구실 주관으로 열렸다. 개원가 회원들이 첨예하게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 관한 연구보고서 발표 및 패널 토의, 참석자들의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어 치과계 덤핑문제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제기하게 된 점은 시의 적절하고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덤핑은 주로 다른 나라에 원가 이하로 판매해 자국시장을 보호하거나 경쟁사를 압박하기 위한 행위인데 연구보고서가 정의한 덤핑치과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초저가진료를 하는 불법 무분별한 광고로 환자를 유인해 윤리적이지 않게 치료를 계획하고 진료하는 치과’로 정의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외부 거대 자금이 투입된 공장형 치과라고 보면 되는데 최근에는 아류 덤핑치과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회원들간의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장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저비용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선택의 자유가 있고 공급자 측에는 비급여 비용 책정과 치료방법은 의료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전문가 동료 집단 평가에서 봤을 때 심하게 뒤틀린 것(과잉진료)은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갑진년 새해가 밝을 때만 해도 청룡의 희망을 얘기했는데 올해는 지난 연말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의 여파로 숙연한 분위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을사년의 희망은 바라지 않는 분위기가 되었다. 물론 대통령 탄핵과 체포, 구속이라는 헌정사에 새로 맞닥뜨린 결과이기도 하지만 을사년이 갖는 의미가 남다른 이유도 분명 있을 법하다. 60갑자를 지나 120년 전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탈에 국권을 잃을 당시 을사늑약, 을사오적이라는 사람들 때문에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는 해였기에, 뱀의 해는 좋은 이미지가 없는 듯하다. 어찌 되었던 12간지의 동물 중에서 뱀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의 평가는 드물다. 다만 의료인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스큘라피우스는, 의료와 의술의 신인데 그가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에는 뱀이 감겨 있다. 뱀은 허물을 벗고 성장해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는 불사, 재생, 영생을 상징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이스큘라피우스의 지팡이는 의료, 의술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 정도 선에서 뱀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올해는 협회 창립 100주년이라는 대 행사를 앞두고 있어서 치과인들에게 을사년은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