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필수의료 인력이 급감하면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필수의료의 비 선호는... 후반 생략” “필수의료 인력의 부족으로 서울아산병원 뇌출혈 간호사 사망사건과 소아청소년과의 오픈 런 현상, 응급실 표류 사망 사고 등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라는 기사가 있었다. 여기에서의 필수의료란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의사들이 지원을 기피하여 해당 과목의 전문의가 부족하여 필요한 지역에서 적시에 치료받지 못하여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필요한 의료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이미 대한의사협회도 2021년 <건강보험적용방안>을 보면 “필수의료란 진료가 지연될 경우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라고 필수의료를 정의하였는데 이는 사전적 의미를 가질 뿐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질환이라도 진료가 지연되면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이 정의에 의하면 모두가 필수의료인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의 사건들을 보면 필수의료는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 외상의학과 등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이들 진료과목들은 언급된 바와 같이 환자가 줄어서 생긴 경영의 어려움과 진료의 특성상 의료분쟁의 위험성이 높기
치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 다. 평소와 같이 체어에 누워 있는 환자에게 아~라고, 이야기하는데 뒤에서 다른 선생님이 아~라고 따라 하는 것이었다. 조금은 당황스러워 행동이 정지되었다. 나는 무슨 상황인가? 싶었고, 의아한 표정으로 “왜요?”라고 물었다. “선생님 아~는 뭔가 상냥하게 아~하는 것이 끝음을 끌듯 올려요!”라고 했다. 나의 말에 물결이 보인다는 반응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J씨가 문득 생각이 났다. 작년 여름이었다. 오후 진료의 중반을 지나고 있을 때쯤 내게 온 환자는 J씨였다. J씨는 오빠의 손에 이끌려 치과에 오는 정신발달이 조금 느린 지적 장애인이었다. J씨 나이는 나보다 언니였지만, 목소리는 아이처럼 맑았다. 그날 난 처음으로 J씨를 담당하게 되었다. 위 어금니가 없는 J씨는 무엇보다 식사를 힘들어했고, 임플란트를 하기로 계획했다. 임플란트 식립부터 치료의 긴 시간을 견뎌 본을 뜨는 인상(impression) 단계까지 올 수 있었다. J씨는 인상 전 구강을 점검하러 온 원장님의 인사에 체어에 누워 있는 채로 원장님께 맑게 인사했다. 원장님이 “어땠어요?”라고 물었다. J씨는 “아팠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랬다! J씨는 치료받을 때
우리나라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과 성인의 치주질환 발생을 줄이고, 노인의 자연치아 보유를 늘리고, 저작불편 호소율을 줄인다 라는 구강건강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전 생애에 걸친 이러한 구강건강증진 목표는 타당하며 치과의사를 비롯한 구강보건전문가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적 의무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https://www.khepi.or.kr/hpn/hpnIdx/selectIdxDetailList2030.do?menuId=MENU01426). 이러한 목표 수립에는 2030년의 구강건강 지표 생산 방식과 2018년의 지표 생산 방식이 동일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 지표는 구강보건법에 근거해 매 3년마다 수행되는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를 통해, 성인의 치주질환과 노인의 치아수 및 저작불편호소율 지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연중 수행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구강검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2018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는 전국 표본으로 선정된 아동 중에서 만5세 9,786명, 만12세 22,378명을 조사 완료하였으며,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조사된 성인(3
껍데기 하면 무엇이 생각 나십니까? 식탐이 남부럽지 않은 저는 돼지 껍데기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하지만 껍데기의 사전적 의미는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혹은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입니다. 돼지 껍데기는 피부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돼지 껍질이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돼지 껍데기라는 명칭이 일반화 되어 버렸습니다. 진짜 껍데기는 소라나 조개, 아니면 달걀이 생각나야 맞습니다. 그러고보면 저것들도 다 먹을 것이긴 하네요. 2015년부터 45개의 스펙트럼을 썼습니다. 제 안에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고 뭔가 의미 있는 글을 남기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다 빈껍데기 같은 글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변명을 할 수도 있고 핑계를 댈 수도 있고 그때 그런 말을 했던 이유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내로남불일 뿐 정말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겉바속촉은 음식에서는 참 좋은 표현이지만, 저의 겉과 속이 너무 달라서 제 자신조차도 속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제 삶이나 가치관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은연중에 표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 표준서는 치과용 장비를 담당하는 SC(소위원회)6의 6개 작업반 중 WG(Working Group)2에서 작업이 진행되어 2022년에 제정되었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표준은 국제표준 ISO 5467-2 치과 - 이동식 치과용 유닛 및 치과 환자용 의자 - 제2부: 공기, 물, 흡입 및 폐수 시스템(ISO 5467-2 Dentistry - Mobile dental units and dental patient chairs - Part 2: Air, water, suction and wastewater systems) 제1판이다. 본 표준은 2020년 새로운 제안 문서로 등록이 되어 2년여 만에 새로운 표준서로 제정이 되었다. 본 표준서는 이동식 유닛과 환자용 의자를 다루는 표준서인데 우리가 포터블(portable)이라 부르는 휴대용과는 다른 개념이다. 즉,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 포터블이라면 이동식은
헬라어(희랍어, 그리스어)에서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는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입니다. 시계와 같이 똑딱거리면서 흘러가고 있는 물리적이며 객관적인 시간은 크로노스이고, 카이로스는 흔히 ‘기회’와 같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시간을 의미합니다. 크로노스는 시간이란 의미 말고도, 그리스 신화 속에서 티탄(거인족)신으로 등장하는데,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우라노스를 거세시킨 후에 우주의 지배자가 됩니다. 훗날 올림포스 신전을 차지하게 되는 제우스, 헤라 등의 아버지이기도 한데, 크로노스는 자신의 지위를 자식에게 모두 잃는다는 신탁을 듣고, 자식들이 태어나는 족족 모두 잡아먹어 버립니다. 가이아의 도움을 받은 제우스가 삼켜진 형제들을 모두 구해내고 최고신에 오릅니다. 크로노스에게는 모든 것은 늙고 죽어간다는, 즉 시간의 흐름에 모든 생물이 잡아먹힘을 당한다는 의미가 부여되었습니다. 카이로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흔히 기회의 신으로 불립니다. 그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앞머리는 길게 기르고 뒷머리는 매끄러운 대머리로 묘사됩니다. 또한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카이로스가
지난 5월 국세청이 작년 치과병의원 평균 존속기간은 13년 11개월이라고 국민실생활과 밀접한 100개 업종을 선정하여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데이터를 분석 발표했다. 참고로 치과 이외에 성형외과가 7년 3개월로 다른 과에 비해 가장 짧았다. 한 개원지에서 20~30년 근속이라는 옛 명성 높은 치과의원들은 사라진지 오래고, 현재 폐원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즐비하게 많아지고 있다. 2022년말 현재 전국에 치과의원이 19,182개로 2018년 이후 6.9% 늘어난 상태이다. 전국의 읍, 면 단위까지 편의점보다 더 많이 개원했다는 일본의 치과의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포화 상태이다. 이러다 보니 개원에 실패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재개원에 대한 리스크 또는 건강상의 문제, 고령으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사무장치과와 연계되어 불법과 탈법 그리고 사무장과의 공모로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매년 단속하는데도 끊이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명 “사무장병원”으로 불리는 불법개설기관의 특성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31일 기준 불법개설기관 의료기관 종별 환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에서는 매년 7월 21일에 학회 주최로 조그만 기념식을 갖는다. 그날은 7년전 치열했던 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봄부터 여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치과계에 유래가 없는 치열한 진료영역 다툼이 있었다. 치과의사가 보톡스를 이용하여 턱부위가 아닌 미간부위에 침습적 미용 시술을 한 것이 문제된 것이었는데, 이에 대하여 의과측은 치과의 진료영역은 치아, 치주조직 및 기껏해야 턱뼈와 구강이라고 주장을 하였고, 그 영역과 아주 먼(?)거리에 있는 미간의 주름은 치과의 영역이 아니므로 이 부위에 침습적인 미용시술을 한 치과의사는 진료영역을 넘어선 불법의료를 행한 것이라는 논리였다. 이에 고발을 당한 치과의사가 1심과 2심에서 패소를 하였고, 이게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서 국가적으로 의사와 치과의사의 영역을 구분지어야 하는 중대한 상황이 되며 만일 치과가 패소할 경우 일반 국민들에게 이미지 실추 및 그간 안면에 미용보톡스를 시술하던 치과의사들이 모두 불법행위를 시행한 것이 되어 많은 치과의사들이 곤란한 상황이 될 지경이었다. 이는 특히 구강악안면외과의사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외상,
치과의사로서 살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난관에 대해 좌절하지 않으려면 모든 비극적인 일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전제를 최대한 넓고 깊게 깔아 두는 게 현명하다. 갑자기 초진상 환자가 치과에 드러누워 분신 소동을 벌이더라도, 믿었던 수납직원이 수억을 횡령하고 잠적하더라도, 치과의사라면 언제나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음을 깨닫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갑작스러운 비극 앞에서 좌절 없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지혜다. 세네카를 비롯한 스토아 철학자들은, 비극적 상황이라는 것을 마치 자연재해처럼 아무런 의도나 감정 없이 내 앞에 닥치는 것으로 보았다. 거기엔 아무런 명분도 원한도 없으며, 상대가 악인이든 선인이든 지위가 높든 낮든 상관없이 다가오는 것이다. 따라서 그걸 맞이하는 개인 역시 그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 돌발적인 상황에 정념이 이끌리는 것은, 좌절과 분노를 불러일으키며, 특히 스스로 정의롭고 선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개인에게는 더욱 큰 분노를 유발한다. 그러나 애초에 비극은 상대가 선인이든 악인이든 상관없이, 마치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지고 땅에서 지진이 발생하듯 내 앞에 나타나는 것인데, 이 시점에서 ‘나는 선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우리 집에 귀여운 시츄 한 마리가 들어왔다. 강아지 이름은 촌스러워야 오래 산다는 엄마 아빠의 주장으로 이름은 최고참으로 지어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느낄 새도 없이 물 흐르듯이 시간은 흘렀고, 어느덧 우리 고참이 나이가 14살이 되었다. 평소엔 산책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벌떡 일어나고, ‘간식 먹을까’라는 말에 헥헥거리는 모습에 14살이라는 나이는 잊고 지냈던 것 같다. 그런데 한 달쯤 전인가, 컨디션이 조금 안 좋길래 데려간 동물병원에서 신장 수치가 너무 나쁘다는 얘기를 듣고, 입원까지 시켜야 한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얘기를 들었다. 강아지가 아픈 게 이렇게까지 마음이 힘들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말 그대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강아지 한 마리가 불러오는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온 가족이 고참이 상태만을 바라보고 지냈다. 나는 고참이와 보내는 시간이라도 늘려보려고 혜화와 분당에서 통학을 했다. 매일 새벽 6시에 나서 광역버스를 타는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서야 함께하는 시간이 일분일초가 아까웠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강아지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냐며
봄이 오면 들과 산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공원과 수변에는, 원색의 화려하고 예쁜 꽃들이 가득 피어납니다. 그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꽃들도 한여름이 되면 강한 햇살과 무더위에 힘을 잃고 시들해져 버립니다. 반대로 그 무더위를 즐기듯 여름에 더욱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 연꽃. 효녀 심청에 얽힌 동화뿐만 아니라, 연꽃에 관한 전설과 이야기는 수없이 많기도 하고, 종교, 음식 등과 관련해서도 소재가 넘치는 꽃이기도 합니다. 사진사들에게도 여름 땡볕을 두려워하지 말고 촬영해달라는 매력 가득한 피사체입니다. 전체를 찍어도, 부분으로 나누어 찍어도 좋습니다. 워낙에 인기가 많은 피사체이기 때문에 웬만큼 예쁘게 잘 찍어내지 못하면 눈에 들지도 못합니다. 햇살이 잘게 부서져 찬란한 빛망울(보케, Bokeh)로 산화되는 한낮, 노오란 속살을 드러낸 분홍꽃잎의 홍련에 푹 빠졌던 그 날은, 얼굴이 새까맣게 익어도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18%의 표준반사율을 갖는 중성회색’ - 모든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적정노출의 기준점입니다.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키가 작으면 또 그만큼 억지로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