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금도 치의학전문대학원(이하 치전원)을 해볼 만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반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사회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치전원을 시행할 당시 필자가 학장에 취임하고 한 달 내에 치전원 시행 여부를 결정했어야 했다. 물론 학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었다. 총장을 포함한 수뇌부와 매일 회의하였다. 총장은 치과대학(이하 치대)은 어느 방향으로 가든 자신이 있다고 하였다. 영어 잘하는 학생, 컴퓨터 잘하는 학생, 법대 졸업생, 문학적 소양을 갖춘 학생 그리고 연구 능력을 갖춘 학생 등을 뽑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치과의사를 만들어 보자고 하였다. 필자도 평소 치과의사의 활로가 보다 다양해져야 하고, 치과의사가 되는 길도 다양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현실적으로 S대, Y대 등 기존의 대학과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치대생들과 토론회도 가졌다. 동문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첫째, 대학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치대에 들어오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는지 아느냐하는 것이었다. 물론 얼마나 열심히 해야 되는지 잘 안다. 솔직히 매년 치대 입학생들을 볼 때
살면서 노력 없이 대박을 꿈꾸며 막연한 기대를 한다. 길몽을 꾸면 여지없이 복권을 산다. 특히 한탕의 꿈을 꾸며 로또복권을... 아니면 즉석복권으로 그 자리에서 운을 확인한다. 꽝이어도 쉽게 자위하며 일상으로 돌아간다. 추첨을 통한 경품행사에 기회가 된다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참여한다. 공짜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우리의 공짜심리가 나쁘다고만 할 순 없다. 지루한 학술대회나 공연 중간에 행하는 경품추첨은 행사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맛깔스러운 묘미가 있다. 유독 더 잘 당첨되는 사람이 있다. 기회는 똑같은데 내게만 늘 꽝인가? ‘운칠기삼’이라 했나? 운도 실력이라고들 한다. 유달리 운발이 튀는 사람과는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격언도 있다. 속이 덜 차 나는 꽝, 복권 떨어지는 꽝, 별 볼 일 없는 꽝, 의도하지 않은 꽝, 꽝이라는 단어가 좋지는 않다. 그러나 꽝을 밥 먹듯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그저 익숙한 단어일 뿐.(지나고 보니 모두가 꽝은 아니었다.) 무엇이든 채우려고 노력했다. 물질적 욕망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경험하지 못한 그 무엇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 그것으로 쌓여진 얕은 지식들로 인해 늘 부족함을 느낀다. 그로 인한 잡다한
지난 칼럼 ‘분주함에 중독되지 않기’에서 ‘체계적인 분주함이 아니라서 고통스럽다’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저도 참 갈팡질팡 한다고 느끼는 것이 그 전 칼럼의 글 소재가 욕망이나 미라클 모닝처럼 뭔가 지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강조해왔었는데, 그새 또 ‘이건 아닌데’라는 스탠스에 서 있으니 일관성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할까 하다가 원씽(The One Thing)이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부제가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인 것처럼 분주함에 고통스러워하는 저에게 맞는 책이었습니다. 사실 10년 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그날 창업한 법인의 방향 설정을 다시 하는 피봇팅을 오래 고민하다가 갑자기 그 책이 다시 떠올라서 찾아서 읽었습니다. 책의 제목 그대로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내용입니다. 당시에는 10년 전이니 제 나이도 30대 초반이었고 결혼도 안 한 총각에 막 전공의가 끝나갈 무렵이라 그렇게 분주하지 않았기에 책의 내용이 구구절절하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녀가 둘인 40대이며 여러 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지금 책의 내용이 절절하게 와닿았습니다
예방에 대해서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거슬러 올라가보면, 봉사활동에서 시작한 듯하다. 병원 데스크 앞에서의 환자 안내 활동, 지역 아동센터를 돌아다니며 한 검진 활동, 그리고 방글라데시까지 가서 해외 의료 봉사활동을 한 것까지.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방치되고 있는 구강 건강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치의학전문대학원을 들어갈 때도, 면접을 볼 때도, 항상 예방 케어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였던 것 같다. 가장 예방에 대해 크게 느꼈던 것은, 방글라데시 의료 봉사활동이었다. 우리는 그 곳에서 교수님의 수술을 도우며 오랜 시간 수술방에 있기도 했고, 주변 마을을 돌며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구강 검진과 불소 도포도 진행하였다. 방글라데시는 의료 환경이 열악한 나라였다. 그리고 구강과 치과 관련 지식이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고 있지 않았다. 구강 건강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고, 인프라 또한 잘 갖춰지지 않았기에 쉽게 치료를 받을 수도 없었다. 그들의 구강 건강은 위태로웠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치료와 더불어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의료 환경 개선, 치료 인프라 확충과 함께 발맞춰 예방 지식 함양과 예방 케어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서사란 사건의 진행 과정이나 인물의 행동 변화 과정을 시간의 앞뒤 흐름에 따라 이야기하는 서술 방법입니다. 특정한 사건을 줄거리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소설이 대표적이죠. ‘소설 효과’란 말이 있는데 이것은 소설책 읽기가 이해 기술의 높은 차원인 추론 능력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 서사적 장문을 많이 읽는 사람이 독해 능력이 뛰어난 연구 결과를 보인 이유입니다. 짧은 단문과 짧은 영상이 난무하는 것에 항상 노출되어서 이제는 긴 소설책을 읽어내려가는 일이 쉽지 않아진 것이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밀린 드라마를 밤새우면서 볼 수는 있지만, 소설책을 밤새 읽어내려가는 것이 이제는 쉽지 않아졌습니다. 이런 습관은 의사라는 직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서사적인 의료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쉽지 않습니다. 의료수가나 진료환경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 자체가 이미 긴 서
다음 중 어떤 물건을 골라야 할까요? 1. 단단한 포장에 상한 내용물 2. 허접한 포장에 상한 내용물 3. 허접한 포장에 좋은 내용물 4. 단단한 포장에 좋은 내용물 당연히 4번 문항을 다들 고르시겠지요? 단단한 포장에 상한 내용물을 파는 행위는 사기이고, 그걸 고른 당신은 안목이 없는 것입니다. 허접한 포장에 상한 내용물을 고르는 사람은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허접한 포장이지만 좋은 내용물을 고른 당신은 수완이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단단한 포장에 좋은 내용물을 담아 팔아야 인정받고, 또 그런 물건을 사야 선물했을 때 기쁨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범답안으로 4번 답안을 선택하지만, 실제로는 3번 답안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단단한 포장에 좋은 내용물은 대개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소위 가성비가 좋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쏟는 노력은 참으로 가상합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고, 품질은 가격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값싸고 좋은 물건에 마음이 기울어진 구매자와 좋은 물건은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라는 판매자 사이의 간극이 만들어
요즘 치과계 및 의료계에서도 의료인 면허 취소법으로 국회에서 입법을 위한 반대 투쟁에 협회뿐만 아니라 전 회원들의 관심사가 뜨겁다. 그리고 지난 3월 21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박태근 협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집회를 열었다. 법이라는 것은 어느 한 부분만 보고 입법을 했을 때 보이지 않는 부분의 입장에 선 사람들의 피해까지도 생각하고, 보다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세심하게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즉 문제가 있는 법안 중 세부 항목을 따져서 수정과 폐기를 해야 하는데 의료인 면허 취소법의 경우는 다른 전문직과 형평성이라는 논리로,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의 속성을 모르는 일방적인 입법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치과계가 주장하는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일단 법안을 만들려면 이해 당사자인 범 의료계의 입장도 경청을 해야 하나 이 법안은 의료와 관련이 없는 집행유예만 받게 되더라도 면허가 취소되는 악법중에 악법이고 다른 직역 전문가 단체와 비교하더라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나쁜 의사는 면허박탈이라는 분풀이용 입법은 법 철학을 이해 못하고 국가에서 주는 면허와 자격의 지위를 이용한 특권의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이 법을 찬성하는 사람들 쪽
레이저에서 나오는 빛을 보지 말라고 눈을 가려주었다. 곧이어, ‘아플 거’라는 P 피부과원장의 위로를 자장가 삼아 눈 감은 김에 잠시나마 쪽잠을 자보려고 했지만, 살을 베는듯한 아픔과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하니, 그저 이를 악물고 참아볼 뿐이다. 필자가 사는 동네의 P 원장이 경영하는 피부과를 찾은 이유는, 이제 ‘강호(江湖-개원가)’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과정의 하나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얼굴에 있는, 그간의 세월의 흔적인지도 모를 ‘검은 반점들’을 좀 없애고 개원가로 나오든지 하라는 후배들의 충고를 듣고, 아는 피부과에 와서 레이저 치료를 받게 되었다. 과거에 개원했던 동네의 P 원장을 찾아가면, 예전의 개원가 동료라는 생각에서인지, 개원 초기에 함께 예비군훈련 등을 받았던 기억을 되살려 준 탓인지, 필자가 가면 별로 진료비를 청구하지도 않고, 그야말로 재료비 정도만 받는 P 원장이다. 바쁜 시간 중에, 불쑥 찾아간 필자에게 짬을 내어 아픈 레이저 치료를 끝내고, 한 달 후에 다시 오라 하고, 다음 환자를 부른다. 필자는 P 원장을 믿는다. 이 친구에게 내 몸을 맡겨서 어떤 탈이 생겨도 그건 불가피했을 상황이었을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믿을 수 있는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내일부터 다시 좀 추워진다고 하지만 오늘만큼은 낮에는 오히려 덥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연스럽게 실외활동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 봄의 불청객이라고 하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말썽이지만 그래도 바깥에서 활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좋아지는 계절입니다. 곧 벚꽃이 만발하는 시기가 오겠지요. 이렇게 날이 따뜻해지면 환절기에 아침 낮 기온차가 커지고 기온변화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며 이런저런 전염 질환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나른하고, 몸도 찌뿌둥하죠. 특히 우리 직업이 좋지 않은 자세로 실내에서 하루종일 있다 보니 더 취약한 것 같습니다. 건강관리가 중요한 직업군이죠. 날도 따뜻해지는데 건강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운동을 통하여 건강관리를 해보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은 운동하기 좋은 봄에 운동할 때 신경 써야 할 것들을 한번 적어볼까 합니다. 출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선생님의 도움을 좀 받아보았습니다. 처음으로 준비운동이라고 합니다. 몸을 깨우는 행위인 것이죠.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몸을 데우는 과정, 그리고 인대와 근육을 늘리는 스트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관성’이 있었다. 나에게 공부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해야 했던 자연스러운 노력이었고, 그 덕분에 고등학교 3학년 겨울에 서울대학교 공대 합격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꿈과 직업 가치관은 공부만으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대학교 입학 후에 알게 되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나는 고등학교 때의 관성을 버리지 못한 채 열심히 학업에 매진했고, 내가 받았던 대학교 합격증처럼 대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에는 취업 또는 그에 준하는 적당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학 시절을 보내다가 입대를 했다. 그리고 복무 기간동안 나의 가치관과 그에 맞는 삶의 목표를 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들을 맞았다. 부대 내에서 상담병사라는 직책을 맡았다. 같이 생활했던 많은 선임, 동기들은 내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모습이 좋다고 했고, 나도 대화하는 것을 즐거워했기 때문에 그 직책에 선뜻 자원했다. 당시 각 부대의 상담병사들은 주기적으로 큰 부대에 가서 동료 병사들에 대한 상담방법이나 심리평가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여기에서 배웠던 나름 체계적인 방법들을 염두에 두며 나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내가 배우고 기획한 것을 바탕으로 부대의 분위기를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ChatGPT가 전 세계적 화두입니다. 대학 교육에서도 이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스럽습니다. 글을 다루는 의료윤리 및 의료인문학을 교육하는 사람에겐 이런 부분이 더 큰 고민으로 다가오리라고 짐작됩니다. 인공지능이 학생들 대신 글을 만들어 올 테니까요! ChatGPT의 의학교육에서의 활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익명 저는 ChatGPT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