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술에 집중하다가도 내가 연주해 본 곡이 나오면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 “짠 짠 짜안~" 브람스 교향곡 4번의 4악장을 마쳤다. 4악장까지 오기 험난한 고비를 수도없이 넘겼지만 이번에도 무사히 연주를 마쳤다. 비록 교향곡 마다 특징이 있고 제 나름대로 표현하는 게 각각이지만 마칠 땐 거의 비슷한 것 같다. 클라이막스를 향해 돌진하다가 모든 힘들 다 쏟아 마무리를 짓는 것이다. 전문 연주자가 아니니 방학 동안 내내 2∼3곡의 연주를 위해 지겹게 반복 연습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한 번 무대에 서면 연주하는 게 서툴고 한번의 연주로 마치는 것이 늘 아쉬워서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온갖 노력과 정성을 한음 한음에 실어 연주한다. 지난 3월 19일 서울대치과대학 관현악단 봄 연주회를 마쳤다. 연주를 20회 이상하니 이제 몇 번 째 연주무대에 서는 건지, 몇 번째 해보는 교향곡 인지도 잘 모르겠다. 아마 30번은 연주무대에 선 것 같다. 교향곡도 이제는 두 번씩 해보는 것도 생기고 브람스 같이 전곡을 다해 본 경험도 가지게 됐다. 대학 들어와서 시작한 바이올린이 어느 덧 15년 동안 나와 같이 하고 있다. 시간은 15년이 흘렀지만 실력은 늘지 않으니 악기를 다루는
이제는 녹색의 열이 나지 않는레이저 광선으로 치조골 내부에쏘이면 마치 밀가루 반죽위… 어제저녁 닥터 조는 가족들과 함께 피지여행에서 돌아왔다.몸은 피곤하지만 환자 예약상 출근을 해야 한다. 아침에 bath room에 설치된 천정 sky light 스위치를 누르니 sky light가 닿으면서 푸른색의 50인치 스크린이 나온다.5분전에 도착한 미스 김이 보낸 오늘 환자예약 사항이다. 오늘은 2명의 예약이 잡혀있다. 오전 11시에 70세의 할머니 한분인데 20년 동안 사용한 r.p.d.가 불편해서 친구 분의 소개로 내원하시기로 했다. 이미 p.m.h 와 p.d.h.는 협회에서 운영하는 site에 들어가 확인했고 오늘은 간단한 수술 전 체크만 하면 된다. 최근에는 3차원 입체영상이 가능한 virtual tomo and panorama system의 개발로 환자 앞에서 레이저 영상을 공중에 띄어서 전체 수술과정을 직접 자신이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장치덕분에 환자의 motivation이 상당히 가 했다. 환자는 독일의 지멘스에서 나온 unit chair 로 안내된다. 환자가 앉자마자 의사가 원하는 위치로 자동조절 되는데 이것은 의자 내에 지능인식 컴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스탭들과 사랑으로 만나고 환자들과는 아픔을 들여다보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우연히 어느 TV 드라마에서 여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붙들고 울면서 소리치며 토해 내는 사랑고백을 본 적이 있다. 그 장면의 전후 이야기를 정확히 알지 못해서 왜 그랬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러 사랑고백의 장면과는 사뭇 달랐던 그 장면이 가끔은 머릿속을 맴돈다. 그 옛날 한 때, 대학시절 나름대로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나도, 그렇게 울면서 애절하게 고백을 한 적은 없다. 그리고 물론 그런 고백을 받아본 적도...헤어져 돌아서면 또 보고 싶어 전화해 불러냈던 사랑도 분명 소중하고도 행복한 나의 추억이긴 하지만 그렇게 애절하진 않았다. 애절하지 않았던 걸 보면 우리는 사랑할 때 그런 아픈 사연이 없어서였을까? 살아가면서 사랑을 한다는 것 또 그 사랑을 내가 살아있는 의미로 되새겨보는 것조차 입에 올리기에 조금은 생뚱맞게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다. 가끔은 소설이나 무대를 통해 만나는 중년의 사랑이야기로 잠시 흥분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 뜨겁던 사랑도 가정이라는 소중한 쉼터를 받치는 버팀목으로 점잖게 앉아있는
하나님의 손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 사 41:10 -” <1346호에 이어>(5) 우리 모두 열심히, 열심히 일하고 점심을 포식한 터라 뜨거운 차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는 저도 이날만은 밀려오는 피로를 쫓기 위해서도 마셔야 했습니다. 누구인가 큰 주전자에 끊는 물을 담어 왔습니다. ‘까가안 데 오르;에서 마닐라 행 국내선을 탔을 때 비행기의 작은 창가를 통해 본 활주로는 새벽에 비가 와서 인지, 섬이라서 그런지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갑자기 창밖에서 눈물을 닦고 계신 ‘하나님의 손’이 보였습니다.‘오천명을 먹이신 이적’을 너희들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너희들이 가져온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기만 하면‘깔라만 지방 병원’에서 굶고 지쳐서 기다리고 있는 수백명을 먹일 수 있는데~ 하시며 안타까워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하였습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마 14:16, 눅 9:13) 는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제자들이‘떡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 사 41:10 -” (1) 제가 필리핀 단기 의료선교 (단장 황영춘 전도사 ; 05. 2. 5~2. 10) 에 참가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저와 35년간 한 방을 쓰고 있는 김 권사가 지구촌 교회 소식란에 실린 ‘2005 MET 단기 의료선교 모집’ 광고를 보고 저를 신청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부터 외손녀 딸들이 눈에 아롱거린다면서 미국에 가봐야겠는데 다른 때와는 달리 구정 연휴라서 저를 혼자 두고 가면 혹시 굶지나 않을까 하여 깊은 배려를 해 준 때문이지요.‘필리핀 팀은 오래 전에 마감되었는데 혹시 구정이라서 특별기가 뜰 수도 있다’ 는 의료팀장의 설명에 웨이팅으로 해 놓고 그러나 안 되기를 기대하면서 두 차례 기도모임에 참석하고 가이드 북을 받아보니 10여년 전 우크라이나 의료선교에 함께 갔던 같은 바나바의 김 장로님이 있어 외롭지는 않겠구나 라고 생각 하였지요 (2) 70년대에 어느 목사님
최근 2년은 연인, 부부로 지냈던과거 16년의 세월에 대해서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나와 아내는 같은 대학, 같은 과에서만나 일찍이 과커플이 되었고 현재까지 9년째 함께 부부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개원한 바로 그 해 겨울 IMF를 맞았고 여러 역경을 거쳐 같은 건물에서 확장이전을 했으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대부분의 부부치과가 그럴 수 있듯 처음엔 진료, 경영 등의 스타일이 맞지 않아 다툼이 간혹 있었다. 우리는 특히 관심분야가 달랐다. 하지만 그걸 알지 못하고 자신의 관심사항을 서로에게 강요하며 자신만이 옳다고 강조해 왔다. 그런 와중에도 다행히 여러 차례 위기(?)를 넘기고 병원도 확장했을 무렵 우리는 인근치과의 선배의 권유로 난생 처음 MBTI 라는 심리검사를 받게 되었다. 이 검사는 개인의 선호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나누어 결과가 나오는데 쪽집게 점쟁이 같은 인상을 주어 내심 놀랬다. 검사결과는 우리 부부에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아내를 만난 지 16년째였고 예과 1학년 때부터 과커플이어서 나름대로 다른 부부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평소 도저히 이
내 평생을 다해 노력했어도결코 받아본 적이 없는환상의 점수 45점을… 어느 날 초등학교 삼학년인 딸아이가 내게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을 붙여왔다. “아빠 나 참 불쌍해요!” “왜 네가 불쌍하냐? 엄마가 없니, 아빠가 없니?”대개 이런 경우에는 다른 집 아이가 무슨 무슨 좋은 장난감이나 인형 혹은 컴퓨터 게임 같은 것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자랑을 하고 난 뒤끝인지라,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아비인 내게 뭔가를 사달라고 조르기 위해 작업에 들어가 기술을 거는 과정인지라 대답하는 나또한 튼튼한 방어막을 치며 곧 있을 딸아이와의 일전에 대비했다. “아이 아빠는... 나 진짜 많이 불쌍하단 말이야...” “도대체 왜 네가 불쌍한데? 왜 불쌍한지 말이나 한 번 해봐라”“아빠! 나 오늘 학교에서 탐구생활 시험 봤는데 45점 받았단 말이야... 아빠 나 참 불쌍하지?”으 으윽 오르는 혈압!!! 대학 시절을 제외하고는 내 평생을 다해 노력했어도 결코 받아본 적이 없는 환상의 점수 45점을 맞고서도 저리 태연하게 말하는 내 못난 여식!그 소리를 듣고서도 저
틀니를 끼워줘도잘 사용도 못할 환자들이지만죽을때 꼭 관에까지… “아이고, 선상님! 내가 선상님 기다니느라 죽을 뻔 했시오. 이번에 또 안 해주면 내 또 일년을 우찌 기다릴끼요. 선상님, 우리 선상님. 우찌 우리 선상님은 더 젊어진다냐, 아이고 선상님”“아이, 이 할마시는 또 술 마시고 왔구먼. 병원에 올 때 술 마시고 오면 내가 절대로 치료안 해준다고 했죠?” “아이고, 선상님. 내가 술은 무신 술을 마셨다고 그라요”“아니 그럼 이 술 냄새는 뭔데?”“ 아, 그거야 저기 어디서 풍겨오는 냄샌가 난 모르갔는디.”“ 그건 그렇고 할머니는 작년에 틀니 해줬잖아요. 그건 어쨌는데?”“아, 그건 술 먹고 어쩌다 넘어졌는데 다 부셔져서 내버려뿌렸소.”“참 내, 알았어요. 어쨌든 다시는 술 먹고 안 온다고 약속하면 해주지.”“암요, 암요. 술은 무신 술. 절대 안 묵을낀게 걱정 마시오. 고맙습니다. 선상님, 우리 선상님”한번도 술을 안 마시고 병원에 온 적이 없는 자그마한 할머니는 잘 꺽어지지도 않는 허리를 한껏 꺾어 절을 해댄다.진료가 끝나고 조촐한 다과를 먹는 뒷자리에서 수녀님 왈, “ 그 할머니 때문에 저희는 정말 마음 고생 많이했
봉사의 횟수가 거듭될수록그동안 몰랐던 나눔의 보람을 차츰 느끼고 있다.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탈북자 교육장소인 하나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기로 결정됐을 때 내심 걱정도 되고 불만도 많았다. 일요일에 해야 한다는 것 말고도 새벽에 출발해 오후 늦게 귀가하게 되면 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피로만 쌓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열린 치과의사회 소속으로 참가했는데 열린치과의사회에는 4군데 봉사처가 있는데 바로 노인복지센터, 비젼 트레이닝센터, 중국 동포의 집, 하나원이다. 그 중에서 하나원만 빼고는 모두 서울 시내에 있고 평일이나 토요일에 가서 하면 되는데 하나원만 유독 일요일에 봉사활동을 하고 시외로 나가게 된다. 이동시간을 포함해서 8~10시간이나 소요하게 되니 사실상 하고 싶지 않았다. 또한 탈북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그들은 거칠고 우악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북한 사람들은 모두 무서운 사람으로 교육을 받았고 그렇게 세뇌됐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때문이라도 그들은 백인이나 흑인 같은 외국인보다도 우리에겐 더 낯선 존재이다.그들을 처음 대했을 때 매우 긴장했다.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
억지로 드리려고 해도 극구 사양하시니 더 이상 강권도 실례되는 듯 일본에서는 관혼 상제때 적당한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유럽이나 미국 쪽은 어쩐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선 혼주나 상주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려고 어려울 때 서로들 십시일반으로 서로 적당한 돈을 추렴해서 부조금을 전달해주는 아름다운 풍습이 요즘엔 치부나 뇌물 등의 안 좋은 모습으로 변한듯해 심히 안타깝다. 공무원들이 관련된 업자들이나 부하직원들에게 거의 세금고지서처럼 청첩장을 돌리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고 유력인사의 부친상이나 모친상 자제 등의 결혼식 등에는 눈도장을 찍으려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얼마 전에 나도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았는데 이모저모 알아보니 2년 전에 치과에서 단순한 치료를 받은 환자임을 알았을 때 씁씁한 마음 금할 수가 없었다. 정말 나의 참석이 필요했는지 아니면 그냥 우표 값 투자해서 몇 만원 건지는 게 나을 듯 해 그냥 보내봤는지….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정말로 슬퍼해주고 위로해줄 여러 관혼상제가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가기가 망설여진다는 건 무척 슬픈 현실이다. 맘 편하게 불러서 새로 태어난 부부의 앞날을 축하해주고 가슴 아
그 옛날 그대와 나굿거리 장단에 흥겨웠듯이내가 오늘 부르는 장단으로… 오늘도 다람쥐 채바퀴 돌듯이 생활하며 치과를 꾸려 나간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은 영세성에 체념과 자학이 굳어져가는 그 친구를 생각합니다. 벌써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학생시절에 직업에 대한 준엄(?)한 윤리와 비전으로 장래의 치과의사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예상문제의 답안이나 줄줄 외며 아무 생각없이 학교와 병원을 다녔던 그 친구.졸업이 아니라 그냥 사회에 내동이쳐져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평범한 치과의사 그러나 평범이하의 행복을 가지고 있을 그 친구 그 원장님. 오늘 하루도 환자 많이 보셨나요? 참 진부한 질문입니다. 하루 진료가 끝나는 순간 몸안의 기는 다 빠져 나가고 아니 진이 다빠졌다는 것이 정확하지요. 아아 내일 믿고 의지했던 직원이 지쳤다고 쉬고 싶다는 말과 함께 사표를 내미는 것을 들어야 할 것을 모르는 내친구 그 원장님. 이젠 내성이 생겼다고요? 오늘 소주 한잔 하자고 전화해도 밤에까지 치과관계되는 이와는 싫다고 거절하고픈 심정에 슬픈 친구여… 오늘밤엔 젊은 시절을 밑바탕에 깔고서 지금의 인연을 노래하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그옛날 그대와 나 굿거리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