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용 - 대전 건양대 병원 치과
수많은 봉사자들의 모습사람들의 정성을 담을 수 있는순수 문예지가 발간되고 있다 행려자, 노숙자의 쉼터 요셉의원에 나아가 치과 진료 봉사를 하게 된 것은 대학 동기인 오수만 선생의 권고를 통한 부르심 때문이었다. 1987년 가을, 신림 시장 안, 후줄그레한 철근 스라브 건물 이층. 벽이 부슬부슬 부스러지는 세멘 블록 위에 수성 페인트 칠로 실내를 하얗게 멋을 낸 요셉의원, 평생 결혼도 하지 않고 가난한 이를 돌보는 내과 선우경식 원장을 비롯해 치과 김정식·오수만·박철제 선생님 등 여러 착한 이웃들 - 거기에 깍두기처럼 끼워지면서 벌써 17년이 지났다. 신림시장은 가난한 이들의 장터다. 서울의 유명 백화점과 다르게 소박하고 꾸미지 않는 평화가 넘치는 시장. 그 장터 한 가운데 요셉의원은 만 10년 있었다.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 계수많은 봉사자들의 모습 사람들의 정성을 담을 수 있는 순수 문예지가 발간되고 있다곡을 흐르는 개천을 낀 신림시장은 시나 수필 같다고 어느 글 쓰는 이는 찬탄했다. 생활의 열기가 넘치는 시장도 시장이지만 지하철 신림역에서 시장에 이르는 길은 젊음과 낭만이 넘친다. 그리고 그곳은 압구정동, 홍대 앞과는 전혀 다른 자유와 젊음이
유태영 -유태영치과의원
의료시장 개방에도 타격 받지 않는 새로운 치과문화 자리잡아야 치과의사가 된지 어언 15년째 접어들고 있다. 아직도 의사로서 배워야 할 수많은 지식과 경험들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개업생활에 지쳐가기 시작한다. 본과생활 시작하면서 고뇌하며 스스로에게 되묻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이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작 십몇년의 치과의사 생활에 매너리즘에 빠지기 시작하는 나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점점 깊이 빠져 허우적거리는 심신을 쉽게 다스리질 못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삼십년이상 치과계에 몸담고 계시는 많은 선배님들은 아직도 엄청난 열정과 사랑으로 일에 전념하고들 계신다. 다른 의학계를 잘 모르지만 유독 우리 치과 선배님들은 그들의 것 -치과- 을 더욱 사랑하시는 것 같다. 고개가 숙여진다. 나는 언제쯤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하며 추진했던 개업 9년 여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빚을 갚으면서 상대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내가 치과의사란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것저것 월급쟁이때 해보고 싶던 것들, 사고 싶었던 것들을 충족시키며 정신없이 10여년을 보낸 것 같다
장수일(作)·76년 경희치대 졸·대전 장수일치과의원 원장
딸 시집보낸 부모 심정...먼 훗날 딸 시집보낼때이런말을 들려줘야지 얼마 전에 딸을 시집보낸 오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안녕하세요. 막내 딸 결혼시키고 보니 시원섭섭하지요.”“막내라 제일 마음이 안 놓였는 데 시집가서 잘해 나가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겠지만 그래도 가장 약해 보이는 새끼손가락에 정이 더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하나보다. “글쎄요. 원장님 전번 주에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김치를 싸 가지고 대전에 내려 갔어요. 가보니 잘 익은 호박이 있기에 그걸로 죽 쓰면 맛있겠다. 그랬더니 시어머니 해 드릴거래잖아요."섭섭하기보다는 시집보내고 나서 불안했던 오 선생님의 표정과 말속에는 안도하는 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시부모에 사랑 받으려고 애쓰는 딸의 모습이 대견스럽고, 딸에게 잘해주는 좋은 사위 얻어서 가장 큰짐을 덜었다고 하신다. “요즘 염오목 할머님은 치과에 안 오시네요. 여전히 건강하시지요?"“예, 어머니는 손자 봐주시러 지방에 내려가 계세요."연세가 80이 되셨어도 워낙 건강하고 자상하셔서 손자 보러 팔도강산을 유람하는 분이시다. 평소에 오시면 자주 말씀하신다
임은경 59년 서울 치대 졸
우리가 간직해야할 소중한 것 있다면내 삶을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것약하고 어리석은 나 자신을 본다해도 그 모습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으며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가꿔가고 우리를 사랑하신 그 분을 믿으며 외로운 사람들 품에 안아 줄 수 있도록 우리맘속에 소중한 것을 간직하고 살아요 좋은 아빠로 살아야겠지만늘 당신의 소망을 기억하면서아들로서의 삶도 살도록… 하연이라는 아이에게 아빠의 소망을 담아서 부른 노래의 일부분입니다.진료가 순조롭지 못해 내가 짜증을 낼 때나, 기분이 좋아 있으면 직원들이 어김없이 틀어주는 노래 중에 한 곡입니다. 세상 여느 아빠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들에게 원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삽니다. 그리고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아이들 교육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때로는 그게 약간 과해서 아이들을 무척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난 우리 아이들이 이 노래 말처럼 삶을 풍성하게 살기를 같이 소망해 봅니다.잘 나가는 사람으로서의 삶도 필요하지만, 이웃을 맘에 품고 힘든 사람을 위로하고 안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말입니다. 깔깔거리며 잘 웃고, 때론 싸우다 울고, 그러
전석열 作 84년 경희치대 졸 현) 대전 예치과의원 원장
김학규 作 경기치원 편집위원 경기지부 사무국장
혼자 된다는 것은 두려움과 공포로 엄습해 온다외로운 기러기가 되지 않으리… 기러기의 추억혼자 산다는 것은 참 재미없는 일이다. 노총각 노처녀를 보면서 어른들이 잔소리를 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만 같다. 방해받지 않는 혼자됨을 좋아할 때도 있었다. 혼자였을 때에는 몰랐었는데 둘이 됐다가 넷이 된 다음에 혼자 돼 보니 그 공허함과 재미없음에 삶의 재미와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비행기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 혹시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까봐 자명종을 두 개씩 맞춰놓고 예행연습을 한다. 지난 번에는 자명종을 맞춰놓고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로 잠들어 늦은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단단히 준비를 한다. 두 달을 기다려 온 만남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늦게 잠이 들었다. 따르르릉 빠빠빠-빠, 형아 형아 일어나. 안 일어나면 엉덩이 꼬집는다! 각각의 알람시계가 나를 흔들어 깨운다. 여느 때 같으면 일어나기 싫어서 뒹굴면서 미적거릴텐데 벌떡 일어나서 곧바로 공항으로 차를 몰고 간다. 공항에 세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모든 수속을 마치고 탑승만을 기다리는데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기쁘다. 14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