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뻐! 우리는 도대체 왜 맨날 바쁠까? 스마트폰이 개발되어 혁명이라 할 정도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서 이젠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우리의 일상은 편리함과 동시에 분주함으로 그리고 쉼이 없는 삶으로 바뀌어 버린듯한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해, 스마트 폰이 손에 쥐어진 이후로는 일의 연장선이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들어온 것 같다. 비단 성인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한참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시기에 항상 고개를 숙이고 유튜브나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문명의 이기가 꼭 좋은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기계가 동작되기 위해서 자동으로 실행해야 하는 것들을 “디폴트(Default)”라고 한다. 우리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들고 있게 됨으로써 SNS 등을 포함하여 삶에서 차지하는 디폴트의 비중이 상당히 커진 것 같다. 직장,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의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일상을 바쁘게 몰아붙이는 디폴트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게 된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수시로 오는 핸드폰의 문자나 카톡,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보게 되고 이로 인해서 좀 더 바빠지게 되어버렸으니까.
오래 전에 하버드대학을 방문하였는데, 그곳의 유학생이던 조우석 선생이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가 어떤 것인지 아세요?” 알았다고 해도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하버드에서의 생활은 전혀 모르는 내가 대답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니었다. 조우석 선생은 “행복학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인 하버드 대학에서, 행복학이 가장 인기 있는 강좌라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그에게 반문을 했을 때, 조우석 선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이라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일이다. 300개가 넘는 국가에서 10위권이라는 것은, 상위 3%에 속한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 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부를 누리고 있는 우리들, 과연 행복한가? 경기도의 모 요양원에서 호스피스 활동을 했던 어떤 분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요양원은 앞으로, 몇시간 또는 몇일 내로 세상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곳이다. 아마도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므로 머리에 그려지는 모습이 없을 것이라고 생
세상이 변화고 있지만 요새 같이 변화하는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스마트 폰이 확산되고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로드 되고 공유되는 5G 통신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엄청난 발전에 기인한다. 미래학자 Buckmaninster Fuller는 인류의 지식 총량은 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했으나 1990년부터는 25년 마다, 현재는 13개월로 주기가 단축되고 있으며 2030년이 되면 3일 마다 지식총량이 두 배씩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어지러울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지식의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 비약적인 발전은 자연 과학의 발전에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결과이며 전문가들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문직의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은 개인 뿐 아니라 직업, 사회적인 차원에서 질서가 중요시 되고 있으며 전문직 집단의 위기가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분야에서 프로페셔널리즘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에서 의료직의 어떤 잘못이나 문제가 노출되었을 때 자주 언급된다. 특히 의료직은 전문 지식을 독점하고 있어 절대적 권위를 갖게 되며
인터넷의 발달로 실험실과 사회의 경계가 낮아지고 실로 많은 정보가 정제되지 못한 상태로 대중에게 노출되고 있다. 과학자의 90% 이상이 논문의 연구결과가 재현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경험이 있다고 하며 의학 분야를 포함한 과학 분야의 많은 논문이 재현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새로운 지식의 발견은 미래를 위한 축적이 되기보다는 일정기간 대중의 관심을 받다가 사라져 가고 그 동안의 대중의 관심은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이득으로 그 이후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체적, 경제적 부담이 되거나 사회적 부담이 되기도 한다. 현재의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준 경제발전의 뒷면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이 발전되어야 할 필연성과 결과물은 경제발전과 연결될 때 그 존재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대학에서의 연구 결과물인 논문과 특허의 정량적, 정성적 수준도 대학과 국가의 랭킹으로 반영되어 국가의 위상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고, 노벨상에 대한 관심도 그 테두리에서 논의되어 왔다. 이와 같이 연구수준의 향상을 통한 경제발전이 과학기술의 주요 관심사가 될 때 연구 결과의 공공성 및 진실성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는 이차적인 잣대가 되기 십상이다. 현재
저는 지금 한국을 떠나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을 떠나올 때, 이러한 결정을 했을 때 그 이유를 많이 궁금해 하시고 어떤 분들은 걱정하기도, 어떤 분들은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동안 치과의사로 지내오면서 레지던트에서 공보의로 강사로 개원의로 형태는 바뀌었지만 일률적으로 해왔던 고민들의 답을 풀고 다시 시작하고자 잠시 일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미용사나 이발사와 참으로 비슷합니다. 우선 근무하는 공간과 체어부터가 닮았습니다. 근무하는 자세도 비슷하고 선배에게서 일대일 대면 교육을 받는 도제식 시스템이나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는 면에서 많은 부분이 비슷합니다. 같은 조상을 가진 직업 사이이기 때문에 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자르러 가면 그분들이 일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곤 합니다. 다음은 건축가와 비슷합니다. 저희는 입안에 도시를 건설하는 건축가 입니다. 도시의 건물과 도로와 상하수도와 전기 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듯이 입안의 치아와 혀와 잇몸과 입술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그 안에서 각 치아가 각자의 기능을 잘 할 수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광들에게 프로야구의 시즌인 지금은 더 없이 즐거운 계절입니다. 특히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고 그중에 좋아하는 타자가 안타나 홈런을, 또는 좋아하는 투수가 승리 투수라도 되면 동료들에게 내가 이긴 것처럼 치맥 파티라도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최근 우리 선수들이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습니다. 추신수, 최지만, 강정호, 류현진 등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연일 뉴스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이름을 거명하기에 한번은 들어본 이름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류현진은 최근 미국에서 가장 유명세를 톡톡히 하고 있는데 내셔널리그(NL) 5월의 투수상을 수상하고 현재는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상 중 가장 영예롭다는 사이영상(Cy Young Award) 내셔널리그 수상자 후보로 거명중입니다. 그런데 야구경기에서 선수 뿐 아니라 심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포수 뒤에 앉아서 공 하나하나를 판정하는 주심의 경우는 더욱 그 중요성이 커집니다. 그런데 가끔 선수들이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본인이 보기에는 볼인데 주심이 스트라이크라고 판정을 하면 당연히 고개가 갸우뚱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주
온 세상이 디지털 열풍입니다. 0과 1만이 존재하는 디지털 세상의 기본은 비트(bit)였으며, 16비트니 32비트니 하던 것들은 우리와는 좀 다른 세상의 언어인 줄 알았는데 이젠 주변의 모든 것이 디지털인 것 같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는 몰라도 이미 우리 삶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와 있습니다. 사진과 필름을 스캔하여 디지털 자료를 만들던 방식에서, 이젠 디지털이 그런 자료들을 직접 생성해냅니다. 손으로 적은 글씨나 그림을 스캔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계산기에서 시작한 컴퓨터는 이제 각자의 손에 하나씩 들려있으며 이러한 디지털 기기들이 우리가 일하고 공부하고 또 놀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삶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습니다. 치과계는 어떨까요? 방사선 촬영장비가 디지털로 바뀐 지는 오래입니다. 치과모형과 인상채득의 과정이 디지털화가 되었으며 수복물을 만드는 과정도 일정 부분 디지털에 의존합니다. 치과 기자재 전시회에는 CAD/CAM과 구강 내 스캐너 그리고 3D 프린터 등의 열풍이 한창입니다. 현상과 인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세대가 이미 기성세대가 된 시간만큼 CT를 포함한 X-ray 장비가 디지털화된 것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하는 일인가?’ ‘잘하는 일인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가?’ ‘잘하는 일을 좋아하는가?’ 아니면? 중학교 아니 그 이전의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는 “난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요!” 일 것이다. “네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야?”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지금부터 찾고 싶어요. 그런데 공부는 아닌 것 같아요.” 최근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좋아하는 것을 하라 권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자녀는 별로 없다. 또한 자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부모도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타이거 우즈는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아버지 얼 우즈는 뉴욕 시립대 학사장교 후보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이자 골프광이었다. 그 자신이 실력 있는 골프선수이기도 했는데 7개월 된 타이거에게 골프채를 잡게 하고 가르쳤다. 타이거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자 전문 코치와 인연을 맺게 하였다. 지금까지 소개한 ‘보물지도’를 통해 꿈(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해 보고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와 ‘위대한 나의 발견(강점 혁명)’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자녀의 재능(좋아 하는 일)을 발견하였으리라. 발견한
지금 세대는 전쟁을 영화 ‘진주만’(2001)이나 덩케르크(2017), 인천상륙작전(2016)등을 통해 경험한다. 흥미를 자극하는 도입장면과 더불어, 복잡할 수도 있는 그 시대의 상황들을 적당히 생략하고 얼버무리는 대중영화기법은, 당시의 숨가쁜 상황들을 위험과 피해 없이 태어나고 자란 신세대들이 안전하게 당시의 위험한 상황 속으로 들어가, 적당히 가미된 로맨스와 기타 멋스러움도 즐기며, 앉아 즐기기 딱 좋은 오락으로 만들어주니 영화산업에서 끊임없이 작품이 나오는 인기장르다. 단, 포격과 총칼에 신체가 처참히 분리되는 전장을 같이하며 좀 전까지 얘기를 나누던 전우가 더 이상 내 옆에 존재하지 않는 극한적 상황을 너무 시청각적으로 실감나게 표현하는 것은 금물이다. 과도한 - 실제는 더 잔인하고 절망적인 전쟁이었었어도 - 표현은 소위 현재의 ‘문명화(civilized)’된 관객들의 외면과 수없이 많은 온라인 비전문비평가들로부터 날아오는, 전문가보다 더 충격적인 여론뭇매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섣불리 사실을 기록하고 진실을 전달하며 명작을 꿈꾸는 영화를 만들다가는 대박은커녕, 흥행참패에 출연배우, 감독, 제작자의 값어치까지 떨어지는 곤란함이 덤으로 안겨지므로, 절대로
어버이 날과 어린이 날을 비롯하여 5월은 유독 가족행사가 많은 달이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엄마 말을 잘 듣지 않는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 아이를 둔 부모로 자식을 키우다 보니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좀 더 깊숙하게 느끼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점점 더 공감하는 진리, “갓난아기 일 때가 제일 예쁘다!” 태어나자 마자 밤낮이 바뀌어 잠 못 들게 하거나, 또는 잔병치레를 하면서 열이 한번 오르면 39도 40도를 왔다 갔다 해서 밤새도록 옆을 지키고 있었던 적도 많았고, 2~3살경에는 온 집안의 서랍이란 서랍은 다 뒤져 물건을 꺼내놓거나, 말도 안 되는 생떼를 부리거나, 뭐든지 호기심에 다 만져보려 하고 해서 다칠까봐 졸졸 따라다녀야 하는 모습도 아련하다. 미운 일곱살이라고 이제 조금 컸다고 뭐든지 다 자기 맘대로 하고 싶어서 힘들게 했던 기억도 있고, 이때까지도 힘들게 아이를 키운 것 같은데, 막상 초등학교 6학년이 되니 사춘기가 시작되어 엄마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은 그냥 다 싫은 것 같다. 부모로서의 또 다른 차원의 고비가 온 것이다. 아이가 신체적으로 커져 버려서 겉모습은 어른과 비슷하지만, 말이나 행동, 또는 사고방식은 어린
내가 근무하는 곳은 의과대학 병원입니다. 작년 연말부터 ‘병원 3주기 의료기관 인증 조사’로 병원 전체가 여러 달 시설부터 장비, 문서 관리와 직원교육 등 모든 부분에 걸쳐 새롭게 준비하느라 정신없습니다. 간호부에서는 치과위생사를 포함, 모든 진료 보조원까지 감염교육 등과 인증 조사 대비 3차례 모의 실사까지 진행하였습니다. 덕분에 내가 근무하는 치과에서도 unite chair까지 인증조사에 맞춰 새것으로 장만 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치과 장비나 기계를 교환하거나 새로 구매하려면 이런저런 과정과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였던 것과 비교하면 ‘의료기관 인증조사를 위해 문제가 되는 치과 기자재’가 있다는 한 문장만으로도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고 보면 의료기관 인증의 무게가 실로 크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문제 보다 의과대학병원 내의 인증조사에서 현실과 동 떨어진 조사의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조사자의 치과에 대한 정보 부재로 오는 현실성의 차이는 ‘레진 파우더 등 소독이 불가한 치과용 재료를 어떻게 소독하여 사용하는지 질의가 오거나, 치과에서 Wax Rim 조절을 위한 알코올램프 사용이 치과 내에서 유해 화학물질 사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