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링~~~~(전화벨 소리) 치의신보 기자에게서 걸려온 원고 청탁 전화였다. 헉! 이 늙은 퇴물 교수에게서 아직도 얻을 게 있고 쓰임새가 있나? 감동과 착잡함이 교차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반짝반짝하는 디지털 최신정보와 지견이 지천에 깔려 있는 지금 세상에 오래된 아날로그적인 오피니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생각과 계획이 감격이자 또한 놀람이었다. 벌써 대학에서 퇴임한 지 20년 가까이 되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아직도 교수 시절 때 잘난척했던 본성(?)을 말끔하게 빼내지 못한 채 어영부영 살아오고 있다. 대학에서 나와보니 비로소 대학이 무엇을 해야 할 곳인지를 이제야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 같다.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지... 지금 그 시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깐에는 고고한 지식이었다고 생각하고 설파했던 내용이 얼마나 설익고, 순화되지 못한 겉치레 지식에 불과했는지... 생각하면 부끄러움과 회한이 겹치는 시간이기도 하다. 『대학이 탈바꿈해야 한다.』 대학이 지나치게 권위주의적 의식에 사로잡혀 배타적이고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보이게 되면 그 속에서 배출되는 인재들도 이기적이고 옹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떤 치과의사를
치과 양도양수와 관련된 분쟁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 가치평가의 기준이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치과 가치평가는 왜 필요하며, 합리적인 가치평가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칼럼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1697년 호주 대륙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되기 전까지 유럽 사람들은 모두 백조는 흰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까지 발견된 백조가 모두 흰색이었기 때문이다. 검은 백조의 발견을 통해 이 용어는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만약 발생할 경우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오는 사건을 말할 때 사용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지진에 대한 예방이 뛰어난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을 지을 때에도 과거의 통계에 따라 규모 8.5까지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원전을 만들어냈다. 규모 8.5이상의 지진은 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설계를 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검은백조'가 나타났다. 2011년에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여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발했고 지금 그 피해는 측정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병원의 '검은백조'는 무엇이 있을까? 이러한 자연재해급의 피해는 아닐지라도 언제 어디서 '검은백조'가 나타날지 모른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치과의사는 의사와 비교하면 어딘가 위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회에서 받는 시선도 그렇고요. 아무래도 의사는 뭔가 큰일을 하고 대단한 일을 하는데, 치과의사는 입 안에 갇혀서 작은 것밖에 못 보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이전부터 들어왔던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러다 보니 치과대학생들도 치과의사도 다들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익명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0년 1월 1일부터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만 사용 가능 ○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수은유통 저감화를 위해 2020년 1월 1일부터 치과용 아말감은 캡슐형만 사용이 가능하게 하고, 분말ㆍ정제형은 유통 및 사용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치료재료 급여·비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에서 분말ㆍ정제형 아말감 품목을 삭제하여 급여청구를 못하게 되었다. ○ 이는 2017년 8월 우리나라를 비롯한 12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수은협약’에서 잉여수은 발생 방지 등 수은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 사용을 권고한데서 기인한다. ○ 현재 치과용 아말감과 관련된 국제 표준은 ISO 24234:2015 Dentistry-Dental amalgam과 ISO 20749:2017 Dentistry-Pre-capsulated dental amalgam 두 가지가 있다. ISO 24234:2015
엊그제 수많은 국내외 많은 뉴스들 사이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진료 불만’ 치과의사 폭행, 얼굴뼈 부러지고 뇌출혈, 경찰, 치과의사 폭행한 30대 입건, ‘임플란트 후유증 갈등’ “또 터졌구나...” 마음속에 갑갑함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해마다 병의원 내 폭행사건이 늘어나고 있으며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상해·폭행·협박 사건은 총 2223건이었고, 특히 폭행의 경우 2015년 발생 건수의 2배에 가까운 1651건이 발생하였다는 이전의 기사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경위야 당사자 분들 아니면 누가 100%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마는, 필자는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들도, 환자분들도 평안한 마음이 아닌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지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1년 전, 우리 모두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던 마음들이 이제는 도대체 언제까지? 라는 마음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시작되고 있지만 여전히 막연한 불안감과 예민함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서 말이지요. 다른 직종은 재택근무라는 변형
치과 양도양수와 관련된 분쟁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 가치평가의 기준이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치과 가치평가는 왜 필요하며, 합리적인 가치평가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칼럼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서울에 위치한 ㅇㅇ치과의 두 원장은 연 매출 30억이 넘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둘은 10년 넘게 동업관계를 유지했지만 최근 서로 감정이 극에 치달아 결국 병원을 나누기로 결정하고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좋은 마음으로 개원을 하고, 동업을 시작했지만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원장들이 적지 않다. 문제는 병원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였다. 소송을 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기준이 불명확했다. 매출로만 나누기에는 병원에 들어갔던 유.무형 자산들의 목록이 너무 많았다. 또한 병원에서 발생하는 수익구조인 영업권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 나눠야 할지 기준이 없었다. 가치평가는 이처럼 여러 예기치 못한 상황에 필요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로 지분분할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지분을 참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판교의 한 치과원장은 매출이 증가하자 페이닥터가 아닌 지분을 나눠 공동 운영할 의
엄마의 아버지, 그러니까 제게는 외조부께서 돌아가신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임종이 좋을 이유가 있겠습니까마는, 많은 분이 ‘호상’이라 표현하는 죽음이었습니다. 아마 자손들에게는 더욱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구순에 이르러 요양병원에 들어가시기 전까지 병치레가 거의 없으셨고, 무엇보다 입원 이후에도 짧은 기간 병시중을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한 상황에서 자녀들이 임종을 지킬 수 있었기에 더욱이 그 마지막이 슬프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할아버지는 엄청난 고집쟁이였습니다. 한번 고집을 부리시면 어떤 말로 만류해도 소용이 없을 정도였는데, 특히나 젊음을 되찾는 일에 더 각별했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젊음의 묘약을 종류별로 사 모으는 것은 기본이고, 온갖 광고에 나온 병원을 찾아다니며 굽어진 허리를 똑바로 펴게 해줄 화타를 찾아 헤매기 바빴습니다. 이런 할아버지가 다단계 아주머니들에게는 무척이나 귀한 고객이었겠지만,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수시로 호통을 쳐대는 진상 환자에 불과했습니다. 요양병원에서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뵈던 날도 제게 “병원 원장에게 가서, 나 모시기를 제 부모 모시듯 하라고 전해라.” 고 유언을 남기실 정도였으니까요. 한
치과 양도양수와 관련된 분쟁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 가치평가의 기준이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치과 가치평가는 왜 필요하며, 합리적인 가치평가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칼럼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수년전부터 베이비부머 초기 시대의 치과의사들의 은퇴가 이어지면서, 병원을 통째로 양도하거나 아니면 후배들에게 지분을 참여시켜서 동업형태로 치과를 운영하는 경우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때에 우리 병원의 가치를 얼마로 산정하여 사고 팔 것인지? 또는 얼마를 받고 지분을 참여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보통 치과를 통째로 사고파는 사업 양수도의 경우에는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매매되는 가격’ 이란 개념이 존재할 수 없다. 치과의 가치를 산정한다는 것은 평가방식에 따라서 가격산정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어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양자의 입장을 조율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그 이유는 치과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식별 가능한 시설장치(인테리어), 의료기기, 집기비품, 의약품 등의 유형적인 자산뿐만 아니라, 한 자리에서 계속 치과를 운영함으로써 그 지역에서 얻은 인지도와 원장의 명성, 환자 정보, 영업상의 노하
2021년 신축년 새 아침이 밝았다. 사람에게 일 년에 한 번 자신만의 생일이 있듯이, 어떤 단체든 기념일이 있다. 특히 단체명에 ‘대한민국(大韓民國)’이 포함된다면 창립기념일에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가치가 담겨야 할 것이다. 창립기원은 단체에 속한 회원들에게 이정표 역할과, 더 나아가 현재와 미래의 회원들에게 ‘등대’가 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지금부터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협회) 생일인 협회 창립기원의 뿌리를 찾아 시간을 거슬러 가면서 대한민국치과의사들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2020년 10월 30일:‘협회 창립일에 대한 공청회’가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열려 1921년, 1925년 측 주장과 협회기원 토론이 있었다 ·2010년 12월 9일: 협회 설립일에 관한 의견합치사항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전신인 ‘조선치과의사회’는 해방 후인 1945년 12월 9일 설립되었으며, 한인치과의사들이 1925년 4월 15일 이후 창립한 ‘한성치과의사회’의 정신을 계승한다. 이 땅에 최초로 설립된 전국적인 치과의사단체는 1921년 10월 2일 일본인치과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창립한 ‘조선치과의사회’로 한인의 참여는 1930년 이후로 이루어졌고, 1944년 10월 2일 광복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다산 정약용 선생은 학문 좀 한다는 자들에게 있는 세 가지 큰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 외우기를 빨리하면 그 제주만 믿고 공부를 소홀히 한다는 것, 둘째 글재주가 좋은 사람은 속도는 빠르지만 그 글이 부실하며, 셋째 이해가 빠른 사람은 한번 깨친 것을 대충 넘기고 곱씹지 않아 그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름 아니라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또 부지런하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에 걸쳐서 부지런함을 강조했다고 해서 이를 ‘삼근계’라고 부릅니다. 부지런하면 학문의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조금 진부한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부지런함을 넘어서 ‘빠릿빠릿’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에는 울림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유를 게으름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봐도 게을러 빠졌는데 본인은 막상 여유를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진정한 여유는 부지런함이 없는 사람에게는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고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약 한달 전부터 출퇴근할 때 차를 몰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원래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운동도 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서 그렇습니다. 운전을 하게 되면 시간이 지루하니 다시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을 라디오처럼 듣게 됩니다. 이전에는 경제·경영이나 자기계발 관련된 주제를 들었다면 요즘은 철학, 심리학, 정신과와 관련된 주제를 찾아서 듣고 있습니다. 이전 칼럼인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기’에서 나이가 들수록 삶은 평범해진다라고 말씀드렸고, 그 평범함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철학, 심리학, 정신과에서 주로 다루는 이야기는 나는 어떠한 존재고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입니다. 동양적인 문화권에 있는 우리나라는 이 ‘나’라는 존재가 귀히 여겨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우리나라는 ‘나’보다 ‘우리’를 너무 좋아해서 심지어 아내를 지칭할 때도 ‘우리 와이프’라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영어로는 ‘our wife’가 되는데 되게 이상한 표현이 되어버린다고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명예교수는 ‘나’라는 존재는 매우 존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