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경영정책위원회가 치의신보·치의신보TV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위기 및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자는 취지로 우리 사회 저명인사들의 칼럼 시리즈를 격주로 게재합니다. 치과경영 및 치과의료인의 삶에 새로운 자극, 위로와 활력소가 되길 바랍니다.<편집자주>
임규태 상임고문
·모노랩스 상임고문
·조지아 공대 교수
·조지아 전자 설계 연구소 부소장
·국제 통신 회의 의장
·현재 소프트웨어 게임 헬스 스타트업 참여
세상이 온통 인공지능 이야기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은 양면적이다. 인공지능이 열게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두려움. 후자의 공포의 인공지능인 강인공지능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것은 후자인 두려움 쪽이다.
그 막연한 두려움의 기원은 영화다. 1968년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HAL9000은 자신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걱정말지어다. 현실에서 자의식을 갖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것은 여러분 생전에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걸작 SF영화는 인공지능에 대한 여명을 여는데 기여를 한다.
HAL은 Heuristically Programmed ALgorithmic computer의 약자인데, 번역하자면 추정 알고리즘형 컴퓨터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추정’이란 정확한 답을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근사적인 답을 구하는 수학적 방법론이다. 추정 이론에서는 2+3=5라는 미리 정해진 수학 원리를 거부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여 근사치에 가까운 답을 선택하게 된다. 왜 정확한 답을 포기하는가. 그 이유는 현실 세상에는 정확한 답을 알수없는 수많은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바로 의료계이다. 하지만 현실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NIH가 운영하는 PubMED에는 현대 의학이 탄생한 1809년부터 인류가 생산한 3천2백만개의 자료가 집대성 되어 있다. 대단한 인류 업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데이터는 인공지능에는 무용지물이다.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의료분야에서 바로 사용가능한 자료는 영상데이터 분야이다. 하지만 이들 영상 자료 대부분은 ‘병’을 의심하고 촬영한 데이터들이다. 통계적으로 데이터의 대다수를 차지해야 마땅한 건강한 보통 사람들의 데이터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이 문제다. 편중된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이 실제 임상에서 실험실 수준의 정확도를 보장할 수 없다.
그렇다면 건강한 사람의 데이터는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 최근 웨어러블 기기들이 활성화 되고 있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걸음수, 맥박, 수면 등 정보를 매일 트레킹할 수 있다. 혈당지수를 측정하는 스마트폰 등장도 곧 출시된다는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
개인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매일 체크하고 여기서 벗어나면 보정(치료가 아님)하는 방식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일상 정보는 클라우드에 수집되어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학습된 인공지능은 다시 개인에 최적의 건강 조언을 한다.
결국 인공지능의 관점에서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보다는 건강한 사람이 건강을 유지시키는 역할이 더욱 적합하다. 인공지능은 전기의사의 꿈을 꾸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헬스트레이너의 꿈을 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