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전원 입학 전 학부 시절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다녔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대단한 이유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다녀온 봉사활동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음속이 뿌듯함과 따뜻함으로 가득 차는 걸 느꼈습니다. 개인적인 만족감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시간 날 때마다 학교 주변, 가까운 곳들로 봉사를 다니곤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경북대 치전원에 입학하게 되었고, 본과 2학년 때 외래교수님께서 제게 해외 의료봉사를 권유하셨습니다. 해외 의료봉사가 궁금하긴 했지만 크게 의미를 두진 못했습니다. 비용도 비쌀뿐더러,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비운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도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돈과 시간을 과하게 써가며 외국에 나가는 것은 일종의 사치로 느껴졌습니다. 국내 봉사활동만 수년간 하면서, 그런 마음들은 더 굳어졌던 듯합니다. 지금 내가 내는 이 항공료로 국내에 있는 분들을 돕는다면 더욱더 값지게 도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번은 가보고 싶었기에 이번 기회에 지원하였습니다. 하나둘 준비하였습니다. 현지 역사, 경제, 의료와 교육 등 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대유행(pandemic)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구글 및 알파벳의 최고경영자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 따르면 자회사인 딥마인드에서 알파폴드 알고리즘을 COVID-19의 백신 개발을 위해 투입할 것이라고 한다. 알파폴드는 2018년 12월 단백질 접힘 구조를 예측하는 대회인 CASP(critical assessment of structure prediction)13에서 2등과 높은 격차로 우승한 알고리즘으로, 이는 바이오 과학 분야에서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유명 퀴즈쇼 ‘제퍼디!’에서 인간 도전자들을 꺾고 우승한 IBM의 AI인 Watson은 암치료 분야에 도전하여 방대한 저널 및 텍스트북을 학습하고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를 비롯한 유수의 의료기관들과 협력하여 의사들의 암치료 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인 Watson for oncology로 출시되어 국내에서는 길병원을 시작으로 7개 병원에서 도입한 실정이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인공지능이 의료영역에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결국은 의과계의 변화를 알아야 치과계로의 적용에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저는 여행을 가면 여유를 좀 즐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아서 여행지의 모든 곳을 속속들이 다 찾아보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그저 아는 만큼만 보고 느끼려고 하는 편입니다. 다시 찾아갈 여지를 남겨둡니다. 너무 샅샅이 살펴보면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고,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없어집니다. 그 장소에 대한 생각의 여지가 없어집니다. 요즘 모든 사람들은 보는 미디어에 익숙해졌습니다. 드라마와 영화는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고 빠르게 결말을 향해 치달아 갑니다. 과정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결말을 빨리 보고 싶어 합니다. 책을 읽을 때는 좀 다릅니다. 책은 생각의 여지를 많이 줍니다. 아니 생각이 복잡하면 잠시 책을 덮어도 됩니다. 다시 생각의 여유가 생길 때 펼치면 그만입니다. 분명 책은 한 권을 읽었지만 생각은 그 이상을 하게 되는 것이 책 읽기입니다. 살면서 여지
원내생 생활이 시작되는 본과 3학년이 되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실습과 공부와의 전쟁의 시간이었던 1, 2학년 기간을 지나 드디어 처음으로 환자와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이미 지난 2월부터 마주하여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도 되었을 것 같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강의로 병원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다 보니 하루하루가 당황스럽고 어려운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방학이 없다는 사실도 제 맘을 아프게 합니다. (대부분의 치과대학의 원내생들은 방학 중에도 병원에서의 실습이 계속됩니다.) 병원실습이 시작되면 하루하루 나오는 과제와 실습, 그리고 병원 지시사항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병원실습 일정을 시작하면 아침에 눈을 떠 바쁘게 챙겨 학교에 오고, 학생으로서 졸음을 참으며 아침수업을 듣고, 병원에 들어가서 진료보조의 역할과 옵저베이션, 수술 참여 등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일정을 소화하면 저녁 수업이 있을 때는 저녁수업을 듣고, 야간진료가 있을 때는 야간진료에 들어가고, 기공물 제작을 해야 할 때는 기공을 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대한민국이 집중해야 할 것으로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말했다고 한다. 경제, 사회, 교육 그 어느 분야를 들여다보더라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대한 이야기가 없이는 미래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없을 정도이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이길래 다들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 치과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번 특집 연재를 통해서 인공지능, 특히 딥러닝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치과계에서는 어떤 적용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떤 변화들이 생길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상태로 대화를 나누었을 때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할 수 없다면 기계에 지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Imitation game)으로도 알려져 있는 앨런 튜링(1912~1954)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로서 독일 해군의 암호인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기계인 튜링 봄브를 창안함으로써 전쟁 종식에 기여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 판별하기 위해서 ‘튜링 테스트’라는 인공지능 실험을 제안하였다. 이후 1956년 다트
곤조는 근성을 뜻하는 일본어이다. 보통 '성내다', '되지 않는 일로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다'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곤조라는 것을 직접 겪어본 일이 몇 번 있다. 인테리어 업자들을 상대하면서 두세 번 정도 겪은 것 같다. 험한 공사판에 적응하다 보면 점잖던 사람도 덩달아 성격이 험해지기 마련인 것 같다. 공사 업자들은 더 이상 물러설 수가 없을 때 곤조를 부려 상대방을 컨트롤하는 것 같다. 개원 13년 차, 그 동안 치과 경영에 대한 고민 속에 환자로 인해, 직원으로 인해 끊임없이 감정노동을 이어가야 했다. 수도 없이 번 아웃을 겪으면서도 심리적인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 또다시 육체적, 정신적 과로를 감당했다. 한 번은 감정의 피난처, 감정의 저수지, 감정의 환풍기 중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아무 잘못이 없는 나에게 계속해서 컴플레인 하는 환자분을 향해 폭발하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치과 기물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형태로 화를 내뿜은 일도 있었다. 환자분들께서 보실 수도 있는 지면에 환자분들께서 보시면 많이 섭섭해하실 글을 쓴다. 그 당시 환자분과 감정적으로 맞서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다행히 서로 진정이 되었고 내가 부린 곤조를 시작으로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지만, 잘 맞지 않는 환자도 있기 마련이죠. 굳이 나쁘게 대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매번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서 대하기도 어렵죠. 더구나 요새같이 돈 문제가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돈 앞에서 윤리를 말할 수 있나요? 익명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이 질문은 의료윤리에서 가장 큰 주제 중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주>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 용어(Dentistry - Terminology)에 대한 국제 표준을 제ㆍ개정하는 소위원회(Sub-Committee, SC)는 SC 3이며 해당 분과 중 구강 질환의 명칭(Nomenclature of oral anomalies)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은 WG 1이다. 본 연재에서는 구강질환 및 발육성 치아 이상의 명칭을 통일하고 코드화 하여 명확하고 원활한 의사소통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국제표준 내용을 소개한다. 구강 변이의 명칭에 대한 국제 표준은 2019년 제1판으로 발행된 ‘ISO 16202-1, 2:2019 Dentistry - Nomenclature of oral anomalies - Part 1: Code for the representation of oral anomalies, Part 2:
공상(空想)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 봄. 또는 그런 생각’입니다. 하루에 공상을 얼마나 하시나요? 저는 아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소위 ‘김칫국 마신다’는 생각 말입니다. 고난이 찾아올 때, 어렵고 힘들 때에 공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쁘고 행복할 때에는 그것을 누리고 즐기기에도 시간이 모자라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을 때에는 현실 도피가 간절한 것이 인간의 본성일 것입니다. 생각 속에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어지길 상상해 봅니다. 그냥 지금 즉시 바이러스가 모두 사라져 버리던지, 아니면 제가 갑자기 백신을 만들어서 노벨상을 타는 공상도 좋습니다. 코로나도 종식 되었으니 좀 더 희망적인 상상을 해볼까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인정해서 환자들이 물밀듯이 오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보험 대상자가 아니라서 비보험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비용은 얼마든지 지불할 테니 제발 치료만 해달라고 사정사정합니다. 통역까지 대동해서 오는데 막을 길이 없습니다. 이제 치과계를 넘어가 볼까요? 통일은
정말 일상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환자가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상상도 못하게 정말로 많은 것을 바꾸어 버렸다. 봄을 맞아서 기지개를 피려던 각종 세미나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여러 단체에서 봄맞이 행사를 계획했던 것들도 무기한 연기됐다. 교회 목사님이 앞에서 설교를 들어주는 성도가 없는 상태에서 인강 강사님들처럼 설교를 하셔서 집에서 인터넷으로 드리는 예배도 많은 교회에서 이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누구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두려운 세상이 되어버렸고, 방송에서는 연일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마치 올림픽 메달 숫자를 중계하듯이 하는 것도 이제는 그리 놀랍지도 않다. 매일 아침 출근한 병원 식구들 모두 둥그렇게 둘러서서 아침 조회를 해오던 것이 중단되고, 분주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아이들 울음소리가 가득했던 대기실이 고요한 것도 벌써 여러 주가 지나가고 있다. 병원 자동문 앞에는 간간이 찾아주시는 환자분들 체온 측정하는 풍경과 서로의 얼굴에 항상 착용되어 있는 마스크도 이제는 그리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데스크에서 그칠 줄 모르고 연달아 울리는 전화는 아무래도 치과진료를 미루어야겠다는 내용이고, 그러다 보니 예약
본지는 치과 의료사고 예방 및 의료분쟁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치과 감정사례를 매달 한 차례씩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사건개요 #26 치아 결손부에 임플란트 식립 위한 상악동거상술로 측방접근술 중 측벽이 깊어 재시도하기로 하고 중단하였고, 타병원에서 #25 잔존치근 발치 및 임플란트 식립, #26 상악동거상술 및 임플란트 식립 받은 건으로 상악동거상술 중단 시 환자에게 상의나 동의없이 시술을 중단하여 치료를 두 번 받게 되었다 주장하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였음. 치료과정 신청인(여/63세)은 피신청인 의원에 초진 내원하여 구강검사 및 파노라마 검사 후 피신청인은 상악동거상술(측방접근술) 치료계획 함. 약 1달 후 #26 치아 결손부 상악동거상술로 측방접근술(lateral sinus graft approach) 중 측벽(lateral wall)이 너무 깊어 다음에 재시도하기로 하고 결손 부위 이종골(OCS-B collagen)로 충전 받고, 다음날 #26 치아 결손부 드레싱 받음. 다음날 신청인은 ○○치과의원 내원하여 파노라마 및 CT 검사상 #26 부위 치조골 수직 높이 약 5 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