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마트를 갔다가 망고토마토라는 단맛이 많이 나는 작은 토마토를 세일로 판매하길래 두 팩을 집어들고 왔다. 아무 생각 없이 입안에 몇 알 넣었는데 먹을 때마다 달콤함에 한 두 알로는 멈출 수가 없었다. 이름도 좀 특이해서 망고토마토라고 표시가 되어 있어 신기하다 생각했었다. 사실을 알고 보면 망고토마토라고 불리는 달달한 토마토는 과일야채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가공한 과채가공품으로 구분이 된다. 망고토마토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방울토마토에 스테비아라는 남미에서 자라는 식물에서 나오는 설탕보다 300배나 더 단 스테비아 효소를 삼투압을 이용해서 토마토 안으로 인공적으로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즉 토마토를 단맛이 나도록 토마토를 인위적으로 가공한 제품이란 이야기다. 스테비아(Stevia)란 어떤 성분이며 어떻게 만들어질까? 스테비아는 이미 1500년 전부터 남미에서 오랫동안 민간에서 사용했던 단맛이 나는 허브(그림 1)였지만 정식으로 설탕 대체제로 인정을 받은 것은 오래되지는 않았다. 2008년에 미국 식품 의약국(FDA)에서 순도가 높은 스테비아 글리코사이드는 식품 첨가물로 인정을 했지만, 스테비아의 원재료나 식물의 잎 자체를 식품의 첨가제로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코로나19 팬데믹을 2년 넘게 지내면서 치과의사로서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큰 탈은 없이 지내온 것을 감사하게 되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당장 끝나지는 않더라도 언젠가 종식된다면 그냥 잊어버리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다가도, 한 명의 치과의사이자 전문가로 이런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치과는 감염병과 큰 상관이
“내가 나온 부대가 제일 빡세고, 네가 나온 부대는 죄다 보이스카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의 인생만 힘들어 보이는 건 만국 공통인 듯합니다.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대화를 나누면 페이닥터, 공중보건의, 치대생과 일부 개원의가 각자의 위치에서 똑같은 불평을 합니다. 요즘 왜 이렇게 살기 힘드냐고. 4천 년 전 어느 수메르인의 점토에도 “옛날이 살기 좋았지.”라 적힌 걸 보면 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어쩌면, 인류 사회는 계속 퇴화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젊은 치의들은 참 걱정이 많습니다. 간혹 10년 정도 위 선배님들과 대화하다 보면, 큰 고민은 요즘과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이제는 치과의사가 망할 때가 되었다’로 시작해서 ‘도대체 언제 이루어지는 치과의사 숫자 동적평형’ ‘코로나라서 환자가 없다.’ 또는 ‘물가는 올라가는데 계속 저렴해지는 임플란트 수가’ ‘덤핑 치과 때문에 다 같이 죽는다’ ‘치협 일 안한다’ ‘2000년대엔 치과 하면 2년 안에 그 건물을 샀다.’는 둥 굵직한 고민들은 정말로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우리는 10년 전 개원하신 그 선배님을 부러워합니다. 참... 치과할 맛 나셨을거야...하고 말입니다. 신선한 고민들도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구강용 카메라 국제표준은 [ISO 23450, Dentistry-intraoral camera]로 대한민국이 제안하여 2021년 3월에 초판이 발행되었다(관련기사: 2021.5.3. 치의신보 한국 제안 ‘구강용 카메라’ 국제표준 발행 쾌거 https://www.dailydental.co.kr/news/article.html?no=115289). 이 표준에서는 구강용 카메라의 적용범위, 요구사항, 평가방법, 표시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 문서에서 정의하는 구강용 카메라는 소형카메라 렌즈가 달린 핸드피스 형태로 구강 내로 접근하여 촬영할 수 있는 기기를 의미하며, 구외에서 구강 내를 촬영하는 일반 DSLR 방식의 카메라는 본 문서의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본 표준에 명시된 구강용 카메라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치과용 의료기기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격인 IEC 60
이른 아침부터 부모님과 마을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난 후, 햇살이 좋은 날에는 논 가운데 볏짚 속을 파고들어 숨바꼭질도 하고, 공터에 오징어를 크게 그려 놀기도 하고, 나이 먹기 가위바위보 놀이도 했지요.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벙어리장갑이 다 젖도록 눈사람 크게 만들기 시합을 하고, 편을 갈라 눈싸움에 엉엉 울음이 터지기도 하였습니다. 동네 언덕길에서는 비료포대 썰매를 타고 냇가에서는 앉은뱅이 썰매 타느라 해 떨어지는 줄도 몰랐지요. 가래떡은 장수(長壽)와 집안의 번창(繁昌)을 위해 길게 뽑고, 엽전 모양으로 둥글게 썰면서 재물운(財物運)이 계속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순백의 쌀떡과 맑은 국물은 좋지 못했던 지난 것들은 잊고, 새해에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 그리고 사촌들이 둘러앉아 받았던 설 떡국에는 꿩고기를 넣어서 끓였습니다. 꿩 구하기 힘들 때에는 식감이 비슷한 질긴 폐계(廢鷄) 살을 넣기도 했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넉넉함]은 눈이나 머리보다 마음으로 먼저 담아낼 때에 비로소 그 여유로운 맛도 잘 느껴지는 구나’를 깨닫는 나이가 되고 보니, 그 시절 어린 마음에 살뜰
버터는 우유 속 지방을 모아서 고체로 가공한 것으로 성분의 80% 이상이 지방이며, 수분은 18%이하 입니다. 버터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서 기원전 3500년 수메르의 기록이나 기원전 1500년 이집트의 기록에도 나옵니다. 그러나 고대 로마의 정치인이자 역사학자인 플리니우스가 버터를 두고 “야만인의 음식”이라고 한 것을 보면, 남쪽의 올리브유와 북쪽의 버터가 생각보다 오래된 대립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정통 프렌치 식당에서는 버터를, 그리고 이탈리아 식당에서는 올리브유와 함께 빵이 나옵니다. 버터는 제빵에 필수적인 재료입니다. 서양 요리에도 많이 쓰입니다만, 발화점이 낮기 때문에 타지 않게 조심히 조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발화점이 높은 “기버터”라는 정제버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기버터”는 인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적어도 3천년 동안 힌두 문화에 매우 중요한 음식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방탄커피에 버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서양에서는 빵과 버터를 밥줄, 생계수단이라는 숙어로, 총과 버터를 국방과 민생을 비유적으로 일컫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느끼함과 서양의 대명사로 버터가 많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BTS의 노래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Seoul Snow Jam’ 이라는 대회가 2009년에 열리면서, 광화문 광장에 13층 높이의 스노보드 점프대가 건설되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경기이니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지요.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당시 많은 국민들과 언론에서는 그 아이디어 발상은 신선하나, 대회가 열리는 위치가 왜 광화문과 경복궁을 가리느냐,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만 많이 사용하고 교통체증을 유발하면서 소수 사람들을 위한 행사를 왜 하나라고 하는 비판적인 시선도 많았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같은 해 초에 열린 ‘Red Bull Snowscrapers’라는 스노보드 대회가 영향을 준 것 같은데, 검색해 동영상을 보니 엄청난 인파와 환호성이 가득하더군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2021년도에는 열리지 못하였으나, ‘서울국제 크로스컨트리 스키대회’가 뚝섬한강공원에서 2017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2018년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도 겸하는 대회였습니다만, ‘Seoul Snow Jam’과 비교를 하면 관심 밖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사이 스키와 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김연아를 비롯하여 쇼트
나는 공중보건의로서 꽃동네라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치과의사로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당시의 충북 음성 꽃동네는 무려 2500명의 사람들이 입소하여 살고 있는 곳이었다. 그곳은 행려병자, 고아, 장애인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정부와 카톨릭 교계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장소였다. 입소의 기본적인 요건이 무연고였으니 얼마나 결핍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봉사자분들, 수녀님과 수사님, 신부님들의 헌신과 희생이 물이라면 꽃동네에 입소해 계신 분들은 콩나물과 같은 존재였다.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부으면 전부 다 밑으로 빠지는 것 같지만 콩나물은 시나브로 자란다. 옷을 입고 벗는 법, 물건을 탈착하는 법과 같이 쉽고 간단한 일도 수십 번은 반복하여야 겨우 습득하는 사람들이 꽃동네의 입소자들이었다. 많은 노력과 시간과 재원을 부어야 겨우 걸음마를 뗄 수 있는 작은 영혼들이 나름의 재활을 꿈꾸며 한 걸음 한 걸음을 떼는 곳, 그런 꽃동네는 입소자들에게 맞춤형 보행기와 같은 존재였다. 그 곳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수녀님, 수사님, 신부님들은 모든 것을 그저 주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그 분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으셨다. 대가
“1도 없다.” 인터넷에서 유행처럼 퍼지더니, 요즘은 일상 대화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이 되었습니다. 사전에는 아무리 찾아도 없는 표현인데, “하나도 없다.” 보다 더 단호함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19세기 이탈리아 수학자 주세페 페아노(Giuseppe Peano)가 제시한, 자연수 집합을 정의하는 5가지 공리에 의하면, 숫자 1은 자연수의 시작점이자, 자연수 집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본수입니다. 숫자 1이 갖는 상징성은 아주 많습니다.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는 1의 의미 중 긍정의 의미로는 [시작], [처음], [최고], [으뜸] 이 아닌가 합니다. 부정적인 의미로도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외톨이], [독선], [이기적] 등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서로 다른 개성들이 모두 존중받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결집된 힘을 모으기가 수월해질 수 있는 것은 초고도 정보화 사회가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 보다는 둘이, 둘 보다는 셋이 모이면 더 강한 저항력과 억지력이 생긴다는 것도 쉽게 알게 되었습니다. 치과의사 3만 2천명 보다, 치과계 15만 명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둘 이상이 한 뜻
얼마 전, 가까운 친구 한명이 ‘바디프로필’이란 것을 찍었다. 바디프로필의 열풍이 분지도 벌써 몇 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바디프로필을 찍는 친구를 봤을 땐 솔직히 ‘저렇게 헐벗고 찍는다고?!’라며 놀랐었지만, 이제는 안 찍는 사람이 없다. 말그대로 개인의 profile 중 하나가 되어버린 듯 하다. 언젠가 분명 자기 PR이라는 단어가 큰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생각난 김에 단어를 찾아보니, Public Relation의 약자라고 한다. ‘Public relation을 위한 자신의 홍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듯 하다. 어느 순간 겸손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며 스스로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그놈의 ‘겸손’이 문제라며, 자신감 넘치게 자신을 ‘홍보’하는 서구의 방식이 더 멋지다고 여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자기 PR이라는 단어가 예전처럼 많이 들리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처럼 자기 PR이라는 단어가 피부로 와닿은 적도 없었다. 지금은 자기 PR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인스타그램을 눌러보면 제일 위에 내 프로필이 뜬다. 내 직업은 뭔지,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등등
2022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작]이 큰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은, 기존 틀과의 단절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담겨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사용되는 키워드를 찾아보면, 다짐, 숨고르기, 심기일전, 계획, 꿈, 리셋 등이 있습니다. ‘두려움 없이 힘차게 나아감’ ‘후회하는 삶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의지의 표명’ 등으로 이전까지의 나태함이나 잘못됨을 바로 잡고자하는 뜻을 내포합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 했던 연설로 유명해진 이 말은, 원래는 잡스가 청소년시절 탐독하면서 “우리 세대의 바이블”로 칭송했던, <The Whole Earth Catalog, 지구백과>라는 잡지의 폐간호 뒤표지에 새겨진 문구라고 합니다. 스튜어트 브랜드(Stewart Brand)라는 분이 펴낸 잡지로, “모든 정보는 모두에게 공유되어야 한다.”라고 하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철학(오픈소스 운동, 해커 문화의 시초)을 펼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위 구문을 어떻게 번역을 하고 해석을 하던지 그 밑바탕에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고, 늘 탐구하고 정진하라는 뜻을 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