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사람 인(人)’은 서로 기댄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라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음. 사람의 존재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에게 원하는 만큼 당신도 제게 원할 것이라는, 우리는 모두 비슷한 생각으로 인생이란 길을 걷는 것은 아닐까요? 기쁨과 슬픔, 때로는 열정으로 살아감에 대하여 함께 노래를 하고, 분노와 좌절에 대하여 밤을 새워 토로하고, 위로 받고 싶을 때 위로 해주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존재. 바로 [당신]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출근길에 우연히 만난 자전거가 마냥 한가롭습니다. 주인은 지금 어디서 콧노래라도 부르고 있는 것일까요? 잠깐 스치듯 지나가는 순간 순간마다에도 쉼 없이 천리길을 가는 느림보 황소걸음만한 여유가 숨어 있습니다. 일상으로부터 얻게 되는 장면 하나가 당신의 소중한 기억이 되고, 잊힐 뻔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소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얼마 전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채널을 만났습니다. 요즘 TV 프로그램에서 종종 뵐 수 있는 유현준 교수님의 건축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채널이었습니다. 흥미로운 마음으로 영상 하나를 틀었는데,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업로드 된 동영상을 죄다 보았습니다. ‘공간’이라는 주제를 생각해본 적 조차 없었기에 오히려 흥미로웠던 걸까요? 갑작스럽게 ‘공간’이라는 주제에 매력에 홀려서는 저의 공간을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몰아치는 시험과 실습들을 핑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본과 학생이기에… 공간이란 무엇인지 생각할 만큼 주위를 둘러볼 여유를 갖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항상 존재하는 그 곳이 공간인데 특별함을 느끼지도 못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간과 제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유현준 교수님의 말씀에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생활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이라는 공간은 조금 독특합니다. 다른 의과대학 혹은 치과대학이 그렇듯이 병원과 함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실습때문에 병원과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특이점이, 유현준 교수님의 건축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것보다도 큰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조금은 구태의연한 표현이 있습니다. 지금은 책을 대체할 만한 많은 매체가 마음의 양식 역할을 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음의 양식은 책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양식’이라는 말이 마음에 좀 걸립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먹을거리’라는 의미이니 그것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얘기니까요. 그 말대로라면 책을 읽지 않으면 마음은 죽는 거니까요. 그럼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이 죽어있을까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몸은 너무나 많은 먹거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말 몸에 좋은 것도 있지만 먹으면 안 되는 것, 먹으면 죽는 것도 있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매체는 보거나 읽으면 해로운 것도 많습니다. 그 마음에 치명상을 입히기도 합니다. 상처받고 아픈 몸을 다시 회복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제대로 된 음식입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상
소아치과 수련을 마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분당에 진료공간을 마련해서 아이들을 진료하기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난 1997년의 어느 날 정난기가 많은 얼굴의 귀여운 6살 남자아이가 엄마 손에 이끌리어 신환으로 찾아왔습니다. 처음 방문했는데도 여러 번 왔던 것처럼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병원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구경하기 바빴고 유닛에 올라와서도 씩씩하게 곧잘 협조해주어서 검진과 간단한 치료도 쉽게 진행되었었지요. 이후 어머님께서 정기검진도 꾸준하게 잘 데리고 와주셔서 지속적으로 검진과 관리를 했었고 아이는 많이 잘 따랐습니다. 몇 년이 지나서 아이의 유치가 빠지고 앞니가 영구치로 교환되어 있었는데 그 나이의 남자아이들이 자주 그러는 것처럼 놀이터에서 놀다가 앞니를 다쳐 울면서 응급으로 치과에 왔었습니다. 상악 좌측 중절치가 사선으로 비스듬하게 1/3정도 부러져나갔고, 치수가 노출되기 직전이었습니다. 놀라서 우는 아이를 겨우 달래어서 레진으로 모양을 당일 만들어주었고, 맹구가 된 것 같은 모습에서 잠깐 사이에 다시 제 모양을 찾은 자기 이를 거울로 보며 그 아이는 활짝 웃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활동적일 나이인지라 그 이후에도 정기적인 검진 내원 외에
안녕하십니까?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보이사 겸 치의신보 편집인 한진규 입니다. 지난 9월 24일 제32대 박태근 집행부가 초도이사회를 연 시점에 이사로 임명을 받고, 이후 9월 29일에 공보이사 보직을 명받았습니다. 이후 공보이사의 소임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관련 규정과 자료들을 검토하였고, 치의신보의 비전체계는 어떤 것인가 등을 탐구 하였습니다. 최근 전국 18개 지부 공보이사님들로 협회 공보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몇 분의 공보위원들께서 “지난 10월 15일 열린 현직 지부장 여섯 분이 소속된 ‘비급여공개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을 다른 전문지들은 대부분이 보도를 하고 있는데, 회원을 대변해야할 치의신보에서는 왜 기사를 내보내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이에 치의신보의 역할과 편집 방향에 대한 정립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 이번 기회가 공보위원님들 뿐만 아니라 회원님들께도 치의신보의 가치와 존재 의미를 알아주십사 하는 목적으로 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공보(公報)’의 뜻을 [표준 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뜻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1. 국가 기관에서 국민에게 각종 활동 사항에 대하여 널리 알림. 공보 활동.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은 첫 공식업무로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미국이 복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다. 6년전인 2015년 국제사회가 프랑스 파리에 모여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로 약속하였으나, 미국은 4년뒤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바 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코로나19 부실대응 및 편향성을 문제삼아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하기로 했던 통보도 철회하였다. 이들 조치는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취했던 정책을 뒤엎는 과감한 결단으로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전지구적 환경 및 보건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니셔티브를 일제히 기대하고 환영하였다. 사실 WHO가 중국 우한 발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을 발표한 지 이제 만 2년을 바라보지만, 세계는 아직도 팬데믹의 터널 속에 있다. 보건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백신이 개발 보급중이지만, 이와 술래잡기라도 하듯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종을 만들어가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결정적 대응수단이라 할 치료제는 아직 요원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나 낙타에서 인간에게 전파되었다고는 하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그간 저질러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요새 ESG라는 단어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옵니다. 기업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듣자 하니, ESG는 사회가 요구하는 경영의 방식이라고 하고, 사회가 점점 이런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합니다. 치과의사는 많은 경우 자기 병·의원을 경영하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치과의사도 ESG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걸까 하는
“일곱 번 남았어요, 선생님.” 접수대 앞을 지나치는 제게 직원 한 명이 의미심장하게 말을 건넵니다. “OOO 선생님 턴 끝나는 날까지 진료일로 7번 남았어요.” 씁쓸한 표정으로 이어진 설명에, 생각이 더해집니다. 저희 진료실은 대학병원 특성상 인턴, 파견 레지던트, 치과대학 원내생, 치위생학과 실습생 등 잠시 거쳐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전공의인 제가 이들에게 어떤 역할이든 부여하고 이것저것 최대한 해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보조하는 직원들의 노력은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 의무 없는 일을 묵묵히 지켜온 직원들이, 때로 무척이나 누군가의 종료일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못했던 것입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까지 누군가의 자리가 비워지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듣자니, 충분히 힘들었을 만한 사연이 쏟아집니다. 이렇게까지 다양하고도 심각한 사연들을 제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한마디 보태자 돌아오는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처음에는, 환자 앞에서는, 교수님과 제 앞에서는 전혀 딴판으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억울한 기분이 듭니다. 부족한 역량이나마 모두를 배려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금년 미국 샌디에고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57차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 총회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CORVID-19) 때문에 대면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화상으로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총회 사상 처음으로 2주 동안 개최되었다. 이번 화상 총회에는 거의 모든 작업반(WG)과 소위원회(SC)가 개최되어 전세계 17개국 157명이 참가하였고(한국은 25명이 참가, 표 1 참조) 중요한 내용들이 다루어졌기에 여기에 소개합니다. 2021년에 발행된 치과의료기기(충전 및 수복재료, 보철재료, 치과용 기구, 구강관리용품)에 대한 국제표준(표 2 참조)과 현재 토의하고 있는 표준(안)에도 관심 및 참여와 함께 치과의료기기의 제조, 수입 및 사용에 많은 참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1) 치과 충전 및 수복재료(Dental filling and restorative materials,
대한민국 치과계의 큰 별이며 巨木이신 장완식 명예교수님께서 지난 10월 3일 만 99세(우리 나이 白壽)를 일기로 저희들 곁을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1922년 9월 17일 경기도 개성시 자남동 339-1에서 출생하신 장 교수님께서는, 1941년 개성 송도중학교를 졸업하신 후, 1945년 9월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 졸업과 동시에 同기관의 부수(副手)를 시작으로 1946년부터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의 교수조무원, 대우강사, 전임강사(1958),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 성실하게 봉직하셨고 1988년 2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보철학교실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하실 때까지 연구와 가르침의 길이 하늘이 본인에게 내린 사명인 듯 받아들이시고 평생을 한결같이 걸어오신 교육자의 본보기이십니다. 1964년 2월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셨고, 1978년 8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발전정책과정)을 수료하셨다. 1970년대 초 일본 Hobo 연수회에 참석하셔서 P.K.Thomas Cone Waxing Technique을 연수 받고 오셔서 실습하셨던 모형이 교수실 유리장에 잘 보관되어 있었던 걸 보았습니다. 특히 보철학교실 원로 교수님 중 유일하게 정년퇴임 하셨습니다.
지난 주에 오랜만에 서점에 가보았습니다. 육아 때문에 서점에 가서 여유롭게 책을 볼 시간이 없었는데, 여유시간이 주어져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젊은 시절에 한가할 때 했던 서점 가서 책 둘러보기를 하였습니다. 항상 서점에서 비소설인 책들을 주로 읽었습니다. 철학이나 재테크, 자기계발서와 같은 내용들을 선호하였었는데, 그날은 재미있는 소설들이 눈에 들어오다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눈에 들어와서 초반부를 서점에서 보다가 구매하고 집근처 까페에서 단숨에 읽어 보았습니다. 주인공인 김부장은 흔히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50~60대 꼰대 이미지를 한 사람을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늘 1등으로 출근해서 꼴등으로 퇴근하며, 퇴근 먼저 하는 팀원들에게 한 마디씩 툭툭 던지며, 회식은 고기에 소맥 말아먹고 2차는 맥주집, 3차는 국밥집으로 가는 식으로 묘사합니다. 김부장은 오래 전에 산 자가아파트 시세를 확인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명품 가방이나 시계를 갖고 다니며 속으로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라고 비교우위를 확인하며 즐거워하고, 때로는 낡은 차를 타고 다니는 회사 동기를 은근히 속으로 무시하고 있었다가, 자기가 사는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