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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무효 사태… 치과계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기고

치과계에서, 아니 보건의료계 전체를 통틀어 아주 보기 드문 사상 초유의 사태가 최근 바로 우리 눈앞에서 일어났다. 지난해 3월에 치른 첫 직선제 협회장 선거가 법원에서 최종 무효 판결이 난 것이다.

매우 안타까운, 치과계로선 매우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당시 선거는 문제가 처음부터 드러났다. 첫 직선제여서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무려 1000여 명의 선거권자가 투표를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문제는 심각했으나 후보들 간의 대승적인 합의로 당시 첫 직선제는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그런데 후보 간의 봉합에도 불구하고 일부 회원들이 이 문제에 불복하여 법원에 선거무효 소송을 냈던 것이다.
꼭 여기까지 왔어야 했을까…?

소송을 제기한 회원들을 탓할 수는 없다. 투표가 보다 완벽했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이 이번 첫 직선제 선거가 초박빙의 표차로 당락이 결정된 터라 누구라도 소송을 걸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결과는 소송단의 승리다.

며칠전 김철수 집행부가 법원의 결정이 나자마자 상당히 발 빠르게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른 김철수 협회장의 결단도 빨랐던 것 같다. ‘항소 포기’, 그리고 ‘재선거 한다’라는 그의 선언이다.

필자는 이런 결정과정을 보면서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군더기 없는 현 집행부 김철수 협회장의 결단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더라도 직무정지 가처분까지 나오면 일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을테지만, 끌려가기보다 먼저 앞서 가겠다는 예지예찬 의지는 충분히 빛을 발휘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이런 법원의 결정이 나기 전에 소송단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좋았을 터이지만, 아마도 서로간의 이견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이 점은 두고두고 아쉽고 만감이 교차한다. 치과계 문제가 법원에서 결정 나기보다 내부에서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물은 엎질러진 것이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김철수 집행부의 정치적인 역량이 돋보일 수 있으며, 역시 치과계는 무언가 다른 단체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인식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첫 시도가 책임공방이어서는 안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당연히 첫 직선제는 직전 집행부에서 치렀기에 직전 집행부에 책임공방이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각 대학 대표로 구성되어 상당히 중립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오가 있다면 엄밀히 말해 이들 직전 선관위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선관위는 구성 최초 단계부터 모든 후보들이 묵시적 승복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 또한 지금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 현 집행부가 해야 할 첫 단추는 치과계 단합을 이끌어 내는 일이다. 첫 직선제다 보니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완벽하게 하려 했어도 어디엔가 부실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이번 선거권자에게 제대로 투표할 권리를 부여하지 못했던 것을 잘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 실수가 왜 일어났는지는 나중에 분명히 파악은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큰 길에서 출발해야 한다. 큰 길에서 큰 걸음으로 나가야 한다.

포용이다. 김철수 협회장이 가장 내세우고 있는 장점이 아닌가. “첫 직선제를 치르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났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가 더욱 더 뭉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번 치과계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자”는 강한 긍정의 메시지를 회원들에게 던져 주었으면 한다.

“새로 강한 치과계로 거듭 나기 위해서 누구를 탓하기 앞서 저 부터 다 내려놓겠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소송단의 이의제기를 존중한다. 지난 선거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선거방법도 무효판결의 주된 부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는 다시 선거를 치르고 다시 시작하겠다. 누가 당선이 되어도 ‘회원이 주인’이기에 모든 것을 겸허하게 받들겠다” 이런 메시지가 가장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김철수 협회장의 지난 10여개월동안 협회를 이끌어간 리더십으로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결기의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필자의 소견이지만 지금은 책임공방 보다 회원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이런 메시지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어 이런 제안을 해 보는 것이다. 치과계 회원들이라면 이미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 것이다. 그러기에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 되었듯이 누구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치과계 단합을 위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힘을 가진 자에게 있어 포용은 용서와 이해의 첫 단계다. 지금 권한을 갖고 있는 집행부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회원들에게 첫 직선제를 치르는 과정에서의 오류임을 밝히고 직전 집행부 때의 일이지만, 회무의 연속성을 위해 현 집행부가 이를 안고 가겠다는 관용과 책임지는 모습일 것이다. 그것이 그동안 갈라져 있던 치과계를 하나로 묶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탓 남 탓’ 공방하기는 쉽지만 이는 누구에겐가 상처로 남는다. 그럴 경우 치과계는 또 갈라진다. 이번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은 더 이상 선거나 정책으로 인해 치과계가 갈라지는 것을 막는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김철수 집행부가 큰 길을 걸었으면 한다. 

김철수 협회장에 거는 대도를 향한 기대 또한 그래서 매우 크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영태
여의도 예치과의원 원장
전 치협 공보이사,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