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서 하루 2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람이 16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간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하루 2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람은 총 16만73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 382명, 60대 이상 고령자 4만4688명 등 취약집단도 포함됐다.
심지어 1만32명은 처방 사유도 없었으며, 다른 의료기관에서 2번 이상 투약 받은 사람도 6895명에 달했다. 하루에 5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람도 17명에 이르는 등 남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년간 프로포폴을 가장 많이 투약한 사람은 265번 투약했으며, 총 투약량은 9723ml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프로포폴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의료계, 환자 모두 경각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면서 “식약처가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취급 사례를 보고받지만 상습 투약자와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서도 정작 관리는 안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는 중독자 양산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에토미데이트’, 마약류 지정해야
한편 식약처 국감에서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 수입량이 늘어나고 불법 유통·판매 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마약류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에토미데이트는 내시경이나 수술 시 프로포폴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전신마취제의 일종이다. 프로포폴과 달리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에토미데이트 수입량은 지난 2010년 6만3000개에서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2011년 17만5490개로 2.8배 폭증했다. 이후 2018년 52만3920개가 수입돼 2010년부터 2018년까지 8.3배 증가했다.
정춘숙 의원은 “에토미데이트의 오남용 문제와 불법 유통·사용문제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현재 식약처는 마약류 지정 판단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의존성 평가를 하고 있는데, 신속하게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마약류 지정을 포함해 오남용 우려의약품 지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