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의 지역 사회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일선 치과 개원가의 불안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제한적 감염 상황에서는 확진자 동선 공개에 따라 지역 치과의사들의 근심이 늘고 줄었지만 광범위한 바이러스 감염이 진행된 이제는 치과 개원가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개원 중인 50대 치과의사 A 원장은 “치과 위치 상 주로 연령대가 높은 노인들이 많이 찾는 편인데 이달 초부터 점점 환자가 줄더니 최근에는 아예 신환 내원의 경우 발길이 끊겼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은 추세라 아예 환자들에게 치료를 잠시 미룰 것을 권유하는 문자를 먼저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치과의 경우 좁은 공간에서 진료하는 특성상 감염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와 선입견 때문에 환자들의 걱정도 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가량 장기화되면서 혹시나 모를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응급상황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진료를 미루고 있는 모양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날선 질문들이 넘쳐난다. “충치가 생긴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에 치과 가기가 꺼림직하다”, “교정 유지 장치가 떨어졌는데 진료 받아도 될까”, “치과를 다녀온 후 열이 났다” 등 관련 상담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확산…개원가 ‘속수무책’
최근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대구, 경북 지역 개원가의 상황은 가히 ‘패닉’으로 묘사된다.
대구 수성구 인근에서 개원 중인 B 원장은 “주변 분위기가 완전히 침체돼 있다”며 “환자가 원래 많지도 않지만 그나마 잡혀 있던 예약 건도 100% 취소되는 상황이라 지금은 치과 주변에 아예 인적이 드물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지역 모임이나 행사 취소 역시 잇따르고 있다. 오는 29일 경북대 치과병원에서 행사를 예정했던 한 세미나 측은 즉각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이 세미나 관계자는 “70여 명이 이미 사전 등록을 마치는 등 비교적 무난한 흥행이 예상됐지만 어쩔 수 없는 비상상황이 됐다”며 “2주전 서울에서 열렸던 세미나의 경우 방호복을 입고, 비접촉 체온계 등으로 세미나장을 통제하면서 겨우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여러 정황 상 취소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메르스, 월 평균 손실 1250만원 달해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선 ‘동네치과’들이 감내해야 할 피해 규모에도 우려의 눈길을 쏠린다. 개인별, 지역별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추세라면 상당한 수준의 매출 손실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5년 전인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메르스 피해지역인 지역과 상대적으로 피해가 없었던 지역의 치과의원 약 40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내원 환자 수가 월 평균 122명 감소했고, 건강보험 청구액은 월 기준 240여만 원 줄어드는 등 총 1250여만 원의 월 평균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상상하기 싫은 악몽, 불안한 예단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치과 개원가의 우려 섞인 시선이 점점 5년 전 과거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