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4 (목)

  • 흐림동두천 23.7℃
  • 구름많음강릉 28.7℃
  • 흐림서울 29.0℃
  • 맑음대전 29.5℃
  • 맑음대구 29.8℃
  • 박무울산 24.4℃
  • 구름많음광주 27.3℃
  • 흐림부산 24.0℃
  • 맑음고창 27.3℃
  • 맑음제주 26.0℃
  • 흐림강화 24.3℃
  • 맑음보은 28.1℃
  • 맑음금산 28.5℃
  • 맑음강진군 26.3℃
  • 맑음경주시 28.7℃
  • 맑음거제 23.6℃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매출 효자’ 의료관광객, 코로나로 ‘발길 뚝’

서울·대구·전남 등 전국 치과 의료관광산업 전면 중단
대구시, 일본·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입국 금지 타격
의료관광 둔화 장기화…위기 극복해 모범 사례 남겨야

 

치과 매출 상승을 이끌 ‘효자’로 떠오르며 순항하던 치과 의료관광 산업이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났다. 특히 우리나라 입국을 금지한 국가가 전 세계 90개국(17일 현재)에 이르면서 서울, 대구, 전남 등 전국의 주요 치과 의료관광산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 의료관광 성지 ‘강남’ 올스톱

 

우리나라 의료관광의 '성지'로 불리던 서울 강남구는 지난 한 해에만 외국인환자 9만 명을 유치한 바 있다. 그러나 강남구의 의료관광 서비스를 총괄하는 ‘강남메디컬투어센터’는 지난 2월 26일부터 온라인 통역 및 진료예약 서비스 등을 전면 중단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현재 강남구 의료관광 협력기관에 등록된 치과병·의원은 13곳으로 성형외과(36곳)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한다. 또 지난해 강남구의 치과에 다녀간 외국인환자 수는 4000명으로 성형외과와 피부과의 뒤를 잇는다. 주로 임플란트, 교정, 양악 치료를 받으러 온 외국인환자가 많다. 때문에 강남구의 치과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환자의 빈자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남메디컬투어센터 관계자는 “들어오는 예약 문의도 없는 상황이지만, 설령 예약이 들어오더라도 병·의원이 예약 자체를 받지 않고 있다”며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 ‘의료특별시’ 꿈꾸던 대구…코로나로 발목


이러한 상황은 비단 강남구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대한민국 의료특별시’를 표어로 내걸고, 2014년부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의료관광산업 발전에 힘써온 대구시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대구시는 올 초만 하더라도 의료관광객 3만 명 유치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군다나 치과 의료관광의 단골 국가인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대구·경북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자국민 입국 금지 조치(17일 현재)를 한 점이 뼈아프다.


대구시의 의료 관광 산업에서 치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9.7%다. 이는 성형외과(17.1%), 내과(15.2%)의 뒤를 잇는 규모다. 2018년 한 해에만 외국인환자 2073명이 대구에서 치과 진료를 받았다.


대구 D치과병원 관계자는 “전년도 1~2월에는 통상적으로 외국인환자 4~500여 명이 방문했지만,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는 외국인환자가 전혀 없다”며 “외국인환자 대부분이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매출 급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전남의 타격도 만만찮다. 전남 의료 관광 산업에 치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가장 크다.


전남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단골 의료관광 국가였던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등에서 우리나라를 입국 금지 국가로 분류하면서 타격이 크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중증 환자가 대다수이기에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예 방문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 의료관광 둔화 장기화…위기 극복해 모범 사례 남겨야


한편 치과 의료관광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환자 수는 한 해 1만3000여 명에 달한다. 국가 별로는 중국인 환자가 26.3%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21.7%), 러시아(8.5%), 태국(3.8%), 일본(3.7%), 몽골, 베트남 순이다. 특히 치과 의료 관광 산업은 현재까지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남긴 상흔은 더욱 크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의료관광산업 협력 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상황을 전수 조사 중”이라며 “우리나라 의료관광산업의 성장 둔화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구시 의료관광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해 모범적 사례를 남긴다면 현재 의료 수준이 떨어지는 국가에서 알고 더 많이 찾아올 것”이라며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