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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배운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다른 과에서 실습을 할 때 잘못한다는 평가를 듣지 않았는데, 교수님 과에서 처음으로 지적을 받네요.” “학생 지도교수가 누구세요?”라고 묻자, “OOO교수님이신데요.”라고 대답한다. 이상은 작년에 필자가 근무하는 치과(예방치과)에 학생 실습을 나온 치위생과 실습생과의 대화 내용이다. 실습생의 Suction tip이 계속 진료 중의 필자 시야를 가린다. Suction의 기본 원칙인 ‘시야 확보’의 원칙을 저버린 것 같아 한마디 주의를 주려 하자, 위와 같은 대답을 들은 것이다. 개원 중인 후배들이 신입 치과위생사들을 채용하여 이런저런 불만을 이야기할 때, 필자가 이전에 개업했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옛날 이야기(‘라떼 이야기’)를 하기도 두렵다. 과거에는 필자가 직접 지도해 주는 것을 고마워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자신의 모교에 혹시 ‘누’가 될지 몰라 심지어 눈물을 보이는 학생도 있어, 대학의 담당 지도교수에게 ‘이런 일로 인해 귀교에서 보내준 학생을 마음 아프게 했다’는 등의 개인적인 이메일을 보낸 기억도 있다. 이제 이런 이야기는 ‘라떼 이야기’가 되어버려 지금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시대의 흐름이 그러한 것이고, 학교에서의 교육이 우리가 바라는 방향대로 이루어지기가 어려울지 모른다.


대한민국에 치과대학은 11개, 치과위생과는 2019년도 기준으로 86개의 대학에 개설되어 있다. 시간이 많은 요즘이라 그런지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과 치위생학과를 보유한 대학교 중 어떤 대학을 명문으로 꼽을 수 있을지를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독자 중 누군가가 졸업 무사히 하고, 국가시험 합격하고 면허만 따면 되는 것이지, 무슨 명문을 찾느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어진다.


대학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은 학생들과 교수들, 그리고 대학 당국이다. 선배들을 후배들이 볼 때 존경스럽고, 후배들을 선배들이 볼 때 샛별처럼 찬란하다면, 일단 학생에 관련된 부분은 높이 평가될 것이고, 모교의 교수들의 도덕성에 흠 잡을 것이 없고, 업적이 남달라 보인다든지, 졸업생들의 전도가 탄탄하다고 소문나서(?) 우수한 예비 후배들이 입시에서 경쟁을 하는 대학이라면 명문에 들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학교의 외형이나 내적 경영 부문에서 비리나 허점을 찾기 어려운, 정직하고 성실한 경영을 하여 나날이 유명해지는 학교도 역시 좋은 명문에 들어갈 수 있다. 지리적으로 다소 동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도, 어디에 가면 그 학교가 있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을 설명하는 과정에 ‘그 학교 근처’라고 기준점이 되는 학교라면, 절대적으로 훌륭한 학교의 조건에 해당된다. 교수들의 1차 목표가 자신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점을 당연시하여, 가르쳐야 할 것을 모두 가르치고,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을 착실하게 배웠기 때문에, 국가시험이라는 과정을 준비하기 위해서 전 교직원과 학교가 매달리지 않아도, 아주 특이한 경우의 수가 아니면 모두 합격해야 당연한 느낌이 드는 학교가 명문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필자는 하나를 더 첨가하고 싶다. 오랜 동안 함께 살아온 부부의 모습이 비슷해 보이듯이, 대학에서 존경하는 교수님들과 선배들의 향기를 재학 기간 내내 마음에 품고 지낸 제자와 후배로서, 그 학교 졸업생 특유의 좋은 모습이 보여지면 좋겠다. 설사 그 학교 졸업생들에게 골고루 같은 모습이 보여지기는 어려운 세태라고 해도, 최소한의 공통된 좋은 모습이 많이 보여질 때, 우리는 이것을 그 학교의 ‘전통’이라고 표현하며, ‘명문’의 최종 조건으로 생각한다.
 
코로나 전염병 걱정으로 며칠 후 학회를 참석하는 것이 좋을지 어떨지를 고민하는 어느 여름날의 오후, 필자가 나온 대학교, 필자가 강의를 했던 대학교 등을 생각해 보면서, 나는 과연 ‘명문 치과대학’을 나왔는지, 그동안 ‘명문 대학’에서 강의를 했던 것인지, 그리고 필자에게 배웠던 제자들이 필자의 모습을 닮으려고 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