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의 모든 진료과목이 수익성이 좋다면, 병원장의 입장에서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그러나, 상급종합병원도 나름 ‘장미의 가시’ 같은, 돈은 못 벌지만 데리고 함께 가야 하는 의과 과목이 있는 것처럼, 종합병원 치과에서도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 하는 과목이 있을 것이다. 종합병원 치과에 5개 과목 이상을 두어야 인턴과 레지던트와 같은 수련의를 선발하여 교육할 수 있다고 현행법에 규정되어 있다. 여기서 병원장의 입장에서는 5개 과목의 구성을 어찌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고, 종합병원의 입장에서는 구강악안면외과 한 과목만으로도 아쉬움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강악안면외과 단독 과목(구강악안면외과 수련의 선발이 가능하다.)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경우의 수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종합병원 치과의 구성의 이치를 독자들께서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이 모두 가능한 5개 과목의 경우, 일단 법에 명기되어 있듯이, ‘구강악안면외과’는 ‘당연 과목’으로 넣어주고, 독자분들 머리 속에서 바로 튀어 나오는 ‘치과보철과’와 ‘치과교정과’를 순서와 관계없이 3위까지 적어둘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 많이 벌고, 수련과목으로 인기 있는(?
20년 전까지 개원했을 당시 친했던 타 대학 출신 선배님으로부터 ‘밥 한번 먹자.’는 전화를 받고, 오랜만에 선배님 치과를 방문하였다. 예전의 자리에서 이전한 건물에서 치과진료실 규모와 인력이 엄청나게 늘어나 있었고, 바쁘게 진료실은 돌아가고 있었다. 조금 기다렸더니 그 선배님은 반갑게 필자를 맞이하면서 다른 진료실에서 진료하고 있던 아들(치과의사)을 소개해 주었다. 글러브를 황급히 벗고, 필자가 내민 손을 잡은 선배님의 아들은 늠름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일순간 필자의 속마음은 ‘부러운 마음’, 그 자체였다고 고백한다. 선배님과 저녁 식사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필자의 아들도 조금 더 노력(?)해서 ‘치전원’에 입학시켰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이미 지나간 일이니 부질없는 상상으로 끝날 일이다. 못된 정치인들이 ‘우매한 국민’을 ‘개, 돼지’로 표현한다고 한다. 또 생각이 부족한(?) 사람을 ‘닭xxx’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태어난 해와 연결된 간지(干支) 중 12지(支)에는 ‘닭’과 ‘개’, ‘돼지’가 연결되어 나타나니, 왜 이 세 종류의 ‘띠’의 동물들이 욕먹는데 사용되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금년 8월 말에는
대한치의학회의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서 비상근위원으로 매달 열리는 월례회의에 참가한지도 4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요즘 비난받는 이름뿐인 위원회가 아니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회의실에 모여 의·치·한의학 관련 기술, 재료 등을 평가하는 회의에 위원들은 참석해야 한다. 필자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결석하지 않고 꾸준히 참석했기 때문인지 기관 측에서나 회의를 주재하는 위원장 입장에서는 성실한(?) 위원으로 인정받은 느낌이다. 회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여느 회의와 마찬가지로 위원 과반수가 참석해야 하는데, 필자를 제외한 위원들 대부분이 해당 소속 단체에서나 근무기관에서 소위 잘나가는(?) 전문가들이다 보니, 매회 100% 참석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인데도, 필자는 중요한 회의가 겹치는 때 이외에는 거의 모든 회의를 성실히 참석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순백의’ 필자의 이미지가 기관 측이나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어느 정도 협조하는 뉘앙스를 주었던 것은 아닐까도 생각된다. 3년 전 즈음으로 기억되는데, 당시 회의 중 한의(韓醫師)대표로 참석한 위원과 양의(醫師)대표로 참석한 위원(정형외과) 간에 정형외과 시술
금년의 일본구취학회는 지난 6월 초, 일본 Fukuoka 치과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숙소를 정한 Hakata라고 불리우는 도심에서 Fukuoka 치과대학은 꽤 먼 거리였다. 그러나, 학회가 열린 이틀간 지하철로 후배 교수 및 함께 참석했던 개원 원장들과 함께 왕복하는 동안 많은 행복감을 느꼈다. 참가자 모두가 어렵고 바쁜 와중에 애써 시간을 내어 참가한 국제학회였다고 생각한다. 강릉에 본인이 새로 지은 집이 지난 화재에 전소되어 그간의 추억과 기록, 재산을 모두 잃은 M 교수, 최근 ‘치과경영개선’ consultant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K 원장, 최근의 투병을 잘 이겨내고 있는 A 원장과 정년을 앞둔 필자까지 4명이 한국 대표로 참석했던 조촐한 팀이었고, 필자의 머리 속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다소 복잡했지만, 매시간 해야 할 일로 가득차 있었던 것 같다. 대회장을 맡고 있던 다니구치(谷口 奈央) 교수에게 여러모로 배려해 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스승 격인 Honda 선생님(本田 俊一)의 건강하신 모습에 감사 인사를 드리면서, 일본 내 ‘구취진료전문 인정의’를 대한민국 2호로 취득하고자 하는 K 원장의 앞길에 대한 부탁을 드렸고, 추후 일본
3월의 어느 날, 오랜만에 과거에 다녔던 이발소를 찾아가 이발을 하고, 지하철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일본 관광객으로 가득찬 객실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본에서는 3월은 졸업을 하고 사회인으로 진출하기도 하고, 학생들은 진급준비를 하는 여유로운 시기이다. 그런 탓인지 일본의 젊은이들이 캐리어를 끌고 웃으면서 지하철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요즈음은 ‘앱’이 발달이 된 탓에 굳이 길을 묻지 않아도 된다. 일본어를 처음 배웠을 때, 지하철을 타려고 승강장에 내려갔더니, 역장처럼 보이는 역무원이 필자를 불러세우며 일본 관광객이 길을 물어보는데 대답을 해 줄 수 있냐고 해서, 이 분이 필자가 일본어 배우는 중임을 어찌 알았을까 의아해하면서 일본관광객들이 타야 하는 방향을 알려 주었고, 내리는 역도 안내해 준 적이 있었다. 여기까지였으면 좋은 기억으로 남았겠지만, ‘사족(蛇足)’처럼 뿌듯한 느낌으로 했던 행동을 최근에는 후회하곤 하는데, 필자가 내리면서 함께 동승했던 일본 관광객들에게 다시 가서 어설픈 일본어로 필자가 내린 후 몇 번째에 내리면 된다고 알려주었던 것이다. 매우 고마워하면서도 부담스러운 표정을-고맙다는 표시를 별도로 해야할까 하는- 읽어낼 수
레이저에서 나오는 빛을 보지 말라고 눈을 가려주었다. 곧이어, ‘아플 거’라는 P 피부과원장의 위로를 자장가 삼아 눈 감은 김에 잠시나마 쪽잠을 자보려고 했지만, 살을 베는듯한 아픔과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하니, 그저 이를 악물고 참아볼 뿐이다. 필자가 사는 동네의 P 원장이 경영하는 피부과를 찾은 이유는, 이제 ‘강호(江湖-개원가)’에 나갈 준비를 하는 과정의 하나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얼굴에 있는, 그간의 세월의 흔적인지도 모를 ‘검은 반점들’을 좀 없애고 개원가로 나오든지 하라는 후배들의 충고를 듣고, 아는 피부과에 와서 레이저 치료를 받게 되었다. 과거에 개원했던 동네의 P 원장을 찾아가면, 예전의 개원가 동료라는 생각에서인지, 개원 초기에 함께 예비군훈련 등을 받았던 기억을 되살려 준 탓인지, 필자가 가면 별로 진료비를 청구하지도 않고, 그야말로 재료비 정도만 받는 P 원장이다. 바쁜 시간 중에, 불쑥 찾아간 필자에게 짬을 내어 아픈 레이저 치료를 끝내고, 한 달 후에 다시 오라 하고, 다음 환자를 부른다. 필자는 P 원장을 믿는다. 이 친구에게 내 몸을 맡겨서 어떤 탈이 생겨도 그건 불가피했을 상황이었을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믿을 수 있는
아내가 새로 산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오늘 아내의 휴대폰을 신형으로 구매해 준 것은 근래에 필자가 지난 1년 중에 했던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인 것 같다. 지문이나 사진 등록 과정이 새로운지 필자도 익숙하지 못한 분야를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한다.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하루를 온전히 아내를 위해 보내기로 작정했었다. 얼마 전 아내에게 통화를 시도했는데 통화가 되지 않았다. 집에 와서 ‘이제는 남편 전화도 안 받느냐?’고 웃으며 물어보았더니, 아내는 당황하며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분명히 벨이 울리지 않았다고 하며 억울하다고 변명을 했다. 휴일 아침에 ‘아내가 남편보다 더 사랑’하는 트로트 가수 “임”모 가수의 노래를 10곡 정도 download하여 아내의 휴대폰에 넣어 주려고 노트북에 연결해 보니, 그간의 아내 휴대폰에 대한 오해가 다 풀어졌다. 아내의 휴대폰은 수년 전 모델로 Memory 용량이 작아 일단 프로그램 간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요즘 시대에 뒤떨어진(?) 사양을 갖고 있었다. 당장 나가자고 하여, 아내가 좋아하는 유명한 칼국수 집에 가서 점심도 사 주고, 돌아오는 길에 휴대폰 매장에 들러 아내 마음에 들만한 신형 휴대폰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 건물이 증축되면서 증축된 건물 1층에 빵집이 하나 들어왔다. 그래 봤자 빵 맛이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하면서도 그 가게가 개업하면 한 번 빵을 사서 맛보고 싶었다. 개업하는 날, 개업의 여파인지 줄을 서서 말도 안되는 비싼(?) 가격 느낌의 빵을 사서, 방에 와서 커피와 함께 한 입 먹어보았다. 점심 시간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인데도 꾸역꾸역 빵 하나를 다 먹는 필자를 스스로가 놀라는 순간이었다. 필자의 속마음은, “진짜 맛있다.” “와, 그 가격의 금액을 받을만하다.”라는 감탄의 말이었다. 가게 점주가 왜 그렇게 높은 월세(?)에도 불구하고, 증축 건물의 1층에 자리잡은 근거를 알 수 있었다. 필자는 그 빵집의 빵 굽는 분을 “Pro-Patisserie(전문 제과. 제빵사)”라고 부르기로 했다. 정년(停年)의 시기가 멀리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다가, 병원 측으로부터 그 시기를 통보받고,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함을 느끼게 되었다. 사실, 필자와 같은 ‘임상교수’들은 ‘정년’이라는 용어보다는 ‘계약만료’라는 표현이 적합할 듯한데, 병원 측의 표현상의 배려로 그리 표현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떠오른 생각이 필자는 ‘학자(學
필자의 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대이고, “58년 개띠”로 축약이 되는 세대이다. 필자의 세대들이 지금의 ‘MZ세대’에 비해 열등한 것은 ‘생활 영어’일 것이고, 필자의 선배 세대들에 비해 뒤처치는 과목은 ‘한문’과 관련된 학문일 것이다. 우리 세대는, 특히나 당시에 유명한 고등학교 영어 담당 선생님들이 방과 후 ‘과외 아르바이트’에 전념하기 위해 수업 시간을 수시로 ‘자습’으로 활용하던 시절을 경험한 필자로서는, 서민의 가정에서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싼 수강료를 지불하는 ‘단과반 학원’이나 다니면서, “OO종합영어”로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 밖에는 뚜렷한 묘책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 결과, 지금도 ‘영어권’에서 외국 손님이라도 와서 인사를 건네면 인사말 이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때가 많다. 어렵사리 문장을 만들어 물어보더라도 머릿속에서는 문장의 문법이 맞게 구성되었는지, 단어를 올바로 사용했는지를 고민하다가 정작 대화가 시작되면 입을 다물고 만다. 이럴 바에는 그까짓 영문법을 무시하고, LA에 1년 정도 살면서 흑인 아이들과 농구라도 하면서, 햄버거라도 사 주며 ‘LA생활 영어’를 배웠더라면 더 나은 영어 수준에 도달하지
치과의사 선배가 후배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들은 많겠지만, 오늘은 필자보다 선배님들에게는 감히 실례를 범하는 일이지만, 필자가 치과의사로서 살아오면서, 후배들에게 전해도 괜찮을 것 같은 사항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① 배움의 기회를 많이 갖기 바랍니다. ‘통계학’과는 별로 상관없을 듯한 인턴 선생이 필자가 내 준 과제를 읽다가 ‘진단방법 관련 통계’에 대한 질문을 했다. ‘선생’의 운명을 타고난 필자라고 생각하여, 필자가 지니고 있는 참고문헌 몇 권을 펴 주면서 설명해 주었다. 필자 세대의 치과의사들이 처음 이 직업에 입문했을 때에는, 나름 선배들과는 차별된 새로운 학문으로 무장했다고 하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솔직한 심정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특히 전공을 하지 않은 ‘치과보철학’의 경우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였고, ‘치과교정학’의 경우에는 ‘전공자들만의 league’로 생각할 정도였던 것 같다. 간혹 동기들 간 모임이라도 있게 되면, 우리 동기들을 가르치신 ‘스승님들’에 대해 ‘평가’하기 바빴던 것 같다. 답답한 마음도 있고, 환자를 제대로(?) 진료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그래도 모르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선배 등을 만나
교수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3년만에-서울시치과의사회가 주최하는 SIDEX 2022 학술대회에 다녀왔다. 필자의 전공이 예방치과이다 보니, 다른 과목에 대한 부족한 공부를 위해, 글자 그대로 ‘보수교육’이 필요하여 매년 참가하려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동료인 치과보철과 교수의 강의가 잡혀 있었다. 서울시치과의사 회원들에게 해당 교수의 좋은 강의가 전달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서울시치과의사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전하는 동료인 ‘L’교수는 교수의 일생 중 지금 빛나고 있는 “별(star)”의 순간에 있는 것이고, 향후 오랜 기간 동안 ‘별의 순간’을 잘 지키면서 후학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기 바란다. 필자가 뒤에서 강의를 듣더라도, 쉽게 눈에 띄는 외모(?) 탓에, 강의 중인 동료 교수에게 ‘부담’이 될 듯하여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다른 강의를 들었다. 돌이켜보면 필자도 2010년도에 SIDEX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그런 필자를 어느 누구도, -필자 본인을 비롯해서,-‘빛나는 별’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상급종합병원 소속에서 벗어
필자가 근무하는 예방치과에도 오랜만에 인턴 선생이 한 명 배치되었다. 인턴 선생의 출신학교는 다양하여, 수도권부터 남쪽 영호남 지역의 치전원 및 치과대학으로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출신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 필자가 근무하는 상급종합병원 치과이다. 치협과 치의학회 관련 회의에 참석해 보면, 인턴 제도를 없애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 같고, 그 이유로는 별로 소득이 없어 보이는 인턴 기간을 건너뛰고 바로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하면, 집약적으로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과거 3년제 인턴, 레지던트 과정 출신들의 경험적 이론과, 인턴을 마친 수련의를 선발하기 어려운 몇 개과(필자의 예방치과를 포함해서)의 교수들이 후발주자인 통합치과전문의과정에 인턴과정이 생략된 것을 부러워하면서 치과대학 내지는 치전원 졸업반 출신들 그대로 선발하는 것이 좋다는 애매한(?) 자기 합리화에 도달했기 때문일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필자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제는 조금이라도 강의를 하면, 목도 쉽게 잠기고, 가르치기도 싫지만, 아직은 가르치는 위치에 있다는 죄로, 인턴 교육을 등한히 하지는 않는다. 처음 만난 인턴에게 가르쳐 줄 일은 많겠지만, 우선은 유니트 체어 사용법과 suction 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