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의 복무기간에 군사훈련기간을 포함시키자는 헌법소원 청구가 기각됐다.
지난해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회(회장 설국환·이하 대공치협)를 비롯한 공보의 다수가 “공보의 군사훈련기간의 복무기간 미산입이 헌법상 평등권·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7명, 위헌 2명의 의견으로 최근 해당 청구를 기각했다.
병역법 제34조 제3항과 농어촌의료법 제7조 제1항에 따르면, 공보의의 ▲군사훈련기간은 복무기간 미산입 ▲의무복무기간은 군사훈련기간 외 3년으로 명시돼 있다. 공보의는 한 달간 훈련기간을 인정받지 못해 사실상 37개월을 복무하는 셈이다. 반면 전문연구요원 등 타 보충역은 훈련기간을 복무로 인정받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공보의는 소집 해제를 마친 5월에야 전공의 수련을 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받는 문제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헌재는 해당 청구를 기각하며 의료공백 우려, 각 보충역마다 역할 차이를 근거로 들었다.
결정문에서는 “군사훈련기간이 복무기간에 포함되면 공보의 소집이 해제되는 3월부터 4월까지 의료공백이 발생한다. 이러한 의료공백이 반복되면 보건의료취약지역의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며 “또 각 보충역마다 도입 취지, 역할이 다르므로 병역의무이행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모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볼 순 없다”고 명시했다.
# 개별 공보의 희생만 강요해선 안 돼
다수의 치대생과 치과의사는 헌재의 이번 결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치과대학 본과 4학년인 A씨는 “의료공백은 공보의 배치를 조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공보의의 희생만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개탄했다. 지난해 헌법소원에 참여한 신정수 대공치협 전 회장도 “국가에서 예산을 투입하거나 대체 인력을 구해 해결할 일인데, 공보의 개인에게 부당한 짐을 지우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치협과 대공치협은 향후 추가 대응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설국환 대공치협 회장은 “치대 졸업생 상당수가 현역병으로 지원하는 비율이 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치협 측과 회의를 통해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우 치협 공공군무이사는 “한 달간 의료공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전체 맥락에서 지엽적”이라며 “대공치협과 간담회 등을 통해 다각도로 접근과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