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이하 간대협)가 간호사의 국가고시 응시료가 타 의료 직군에 비해 높게 책정돼 부당하다며 국시원 및 관련 정부 부처에 조정을 요구하고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는 등 거센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당 내용에 대한 국민청원이 지난 10월 14일 게시된 지 보름여 만에 1만 1000여 명의 동의를 얻는 등 여론이 형성돼 타 의료 직군의 응시료까지 영향을 미칠지 향방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 관계자는 “추가 예산이 확보 없이 국시료 조정은 어렵다”며 우선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동시에 국시원 관계자는 “치과의사는 응시인원이 적어 조정이 이뤄질 확률은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추가 예산이 확보가 힘들다면 논의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지난 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2021년도 예산안심사 관련 정책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구병)은 "간호사를 포함해 응시 수수료가 원가보다 높게 책정된 9개 보건의료 직종의 응시 수수료를 원가 수준으로 절감키 위해 14억 원의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가고시 응시 수수료가 원가보다 높게 책정된 의료직군은 ▲간호사 ▲약사 ▲영양사 ▲위생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언어재활사 ▲치과위생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다.
# 치대생 국시료 90만 원대 ‘부담’
간대협의 이번 국시료 조정 요구에 대해 일부 치과대학 재학생들은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예비 실기 시험을 준비 중인 본과 3학년의 경우, 실기와 필기를 합치면 90만 원이 넘는 응시료를 지불해야기에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 많았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재학생 A 씨는 “국가고시까지는 여유가 있어 국시료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90만 원이 넘는 응시료는 확실히 부담스럽다”며 “특히 학비를 충당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큰 짐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찬가지로 연세치대 본과 재학생 B 씨는 “현재 예정된 치과대학 국시료에 대해 학생들 모두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느낀다”며 “원가를 줄이거나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돼 원활한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 간대협 국시료 인하 캠페인 가속화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간대협의 국시료 인하 캠페인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대협 측의 ‘5대 의료인 국가고시 진행 손익 합계’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동안 국시원은 간호직을 제외한 모든 의료 직종에서 38억 7964만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적자 폭을 기록한 직군은 치과의사로 23억 3290만 원에 달했다. 반면 간호사는 32억 8808만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 간대협은 국시원 측에 면담을 요청하고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정부 부처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상태다.
간대협은 “국시원은 해당 문제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나아가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더는 비상식적인 착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