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경 대전시 소재의 모 유명 네일아트숍에서 ‘치아미백성형 세미나’를 공개적으로 개최한다는 터무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치협은 해당 업체를 즉각 고소‧고발하고 세미나 개최 저지 및 해당 업체의 불법의료행위 차단 등 발 빠른 조치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특정 네일아트숍에서는 여전히 불법 치과의료 행위를 펼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해당 네일숍은 앞서 공개 세미나로 문제를 일으킨 대전시의 네일아드트숍과 표면상 관련성이 없는 업체로, 일부 네일숍 업계에 불법 치과의료 행위가 만연한 상태라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짐작할 수 있어 더욱 우려를 산다.
해당 업체는 대구시 소재의 B네일아트숍으로 ‘치아미용’을 핵심 관리 상품 중 하나로 버젓이 내세우고 있었다. 이에 본지 기자는 B네일아트숍과 직접 통화를 시도해 정확한 실태를 확인해봤다.
# 염가 강조, 치과 사용 제품 선전
가장 먼저 치아미용의 정의와 시술 범위에 대해 질문하자 B네일아트숍은 익숙한 고객 응대 자세로 ‘치아 보수’를 내세웠다.
B네일아트숍 관계자는 “치아미용이란 깨지거나 벌어진 치아의 보수를 말하는 것”이라며 “레진으로 치아를 씌우는 방식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아미백에 대해 문의하자 B네일아트숍 관계자는 “치아미백도 가능하다. 하지만 범위가 다소 넓기 때문에 교합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시술 부위가) 깨지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크게 추천은 드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뒤따라 B네일아트숍은 구체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시술을 유도했다.
B네일아트숍 관계자는 “치아미백의 경우 비용은 치아 1개당 10만원부터 시작해서 11만 원과 13만 원 코스가 있다”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재료 강도에 따른 것이다”고 말했다.
심지어 시술의 위험성이 없다며 고객을 안심시키려는 태도도 보였다. B네일아트숍 관계자는 “시술에 쓰이는 제품은 현재 치과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치과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B네일아트숍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만 보면 단가가 조금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치과에서 시술하는 라미네이트나 미니쉬 같은 것보다는 가격이 많이 저렴하다”고 선전했다.
# 독버섯 같은 불법 행위 발본색원 필요
이처럼 네일아트숍의 불법 치과의료 행위가 끊이지 않지만 단속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불법 치과의료 행위를 펼치는 네일아트숍의 대부분이 음지에서 독버섯처럼 알음알음 번지고 있는데다, 적발하더라도 불법 행위에 대한 명확한 사실 증거가 없으면 강한 처벌이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펼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영리 목적의 무면허 의료행위업을 한 자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가중처벌돼 2년 이상의 징역과 함께 1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권인영 치협 변호사는 “위와 같은 사례는 국민구강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므로 근절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정의료업자들의 행위가 그치지 않고 있어 우려된다”며 “일부 부정의료업자는 법 위반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이와 같은 행위가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적극적인 조치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석곤 치협 법제이사는 “지금까지 치협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네일아트샵의 불법 치과의료 행위 발본색원에 노력해 왔다”며 “해당 업체 또한 법리적 검토를 거쳐 빠른 시일 내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