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재단의 장애인치과인 더스마일치과(센터장 이긍호)가 폐원 위기를 극복하고 서울시 은평구 소재의 서울혁신파크로 이전했다. 현재 더스마일치과는 환자 맞이 준비를 마치고 서울혁신파크 공유동 1층에서 진료를 재개했다.
당초 더스마일치과는 2014년 영등포 나로센터에 개원해 올해까지 지난 6년간 1000여 명에 달하는 장애인의 구강건강을 돌봤다. 하지만 지난 4월 임대인인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퇴거를 요구했고 그동안 일궈온 터전을 잃을 상황에 처했다.
더스마일치과는 곧장 새로운 거처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높은 임대료나 건물 내 장애인 편의시설 미흡 등으로 마땅한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 내부적으론 폐원을 고려할 만큼 큰 위기였다. 이때 서울혁신파크가 시설 입주를 공고했다. 이를 접한 더스마일치과는 즉시 공고에 뛰어들었고 여러 단체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입주 허가를 따냈다. 그야말로 천우신조였다.
더스마일치과의 이사 소식에 치과계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업계에서는 신흥과 바텍이 장비 이전 및 설치 등 많은 도움을 줬다.
#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거처는 ‘불안’
당면한 위기는 극복했지만 더스마일치과의 설자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서울혁신파크의 입주 기한은 3년으로, 이후 다시 공고에 참여해 경합을 벌여야 하는 탓이다. 환자들의 접근성도 영등포에서 은평구로 다소 낮아졌다. 비장애인이라면 문제없는 거리겠지만 비교적 이동에 제한이 많은 장애인환자들에겐 상당한 장벽이다.
그렇지만 더스마일치과는 환자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민여진 스마일재단 국장은 “은평구는 서울시 장애인인구 밀도 3위로 더스마일치과가 필요한 환자들이 특히 많은 구역”이라며 “기존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또 다른 환자들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고 높은 의욕을 보였다.
이전에 따른 변화도 있다. 전 대한장애인스키협회 회장이자 스마일재단 이사인 김우성 원장(프레스치과의원)이 차기 센터장으로서 초대 센터장인 이긍호 교수의 뒤를 이어 더스마일치과를 이끌 예정이다.
김 이사는 “더스마일치과가 성공적으로 이전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내 장애인치과 현장은 여전히 열악해 많은 치과의사의 참여와 도움이 절실하다. 매달 1만 원, 라떼 2잔만큼의 작은 도움이 모이면 수많은 장애인의 구강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이는 단순한 ‘도움’의 개념이 아닌, 과잉경쟁으로 치닫는 치과의 새로운 비전이기도 하다. 장애인환자가 받은 지원은 결국 치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선순환의 구조가 널리 인식되길 바란다”고 많은 치과의사의 장애인 진료 참여와 성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