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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인공지능(AI) 개발, 치의 손에 달렸다!

‘구강계질환 AI 경진대회’ 치의 소속팀들 높은 성적
우승팀 차준영 원장 “파노라마 영상 지식 큰 도움”
대회 관장 팽준영 교수 “상용화 가능 수준, 관련 산업 치의 역할 기대”

인공지능(AI)이 치과 환자의 파노라마 엑스레이, 인상채득 모델을 분석해 치료가 필요한 치아를 찾아내고 이상적인 임플란트 식립 위치를 제시한다. 충분히 상상 가능한, 머지않은 미래의 이야기다. 이렇게 AI 도입으로 격변하는 헬스케어시장에서 치과의사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


치과분야 AI 기술개발, 활용의 승·패도 결국에는 ‘치과의사 놀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본지에서는 팽준영 삼성서울병원 교수(구강악안면외과)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하 NIA) 2020년도 2차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주도하고 있는 ‘구강계 질환 진단을 위한 인공지능 의료 데이터 구축 및 활용시스템 개발’ 사업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관련기사 치의신보 2842호 5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총 15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치과 파노라마 2만장, 구강질환 관련 이미지 1만장을 모아 AI 모델 학습의 기본 데이터를 축적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여기서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8~24일까지 온라인상으로 일반인 참가자 대상 ‘구강계질환 의료영상 AI 경진대회’를 진행했다. 대회에는 96개 팀이 참가해 치과분야 AI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치아 식별 모델 구축 과제’와 ▲‘구강암 분류 모델 구축 과제’ 등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된 대회에서는 ‘OraMax팀(차준영, 차준범)’과 ‘Nekaravuru팀(오영택, 정승완)’이 각각 우승을 차지했으며, 시상식은 지난 26일 진행됐다. 


경진대회 진행 과정은 주최 측이 고성능 서버를 통해 참가팀들에게 사전에 각 분야별 학습용 데이터를 제공해 각자 개발한 AI 모델로 학습하게 한 후, 실제 테스트에서는 별도 엄선한 시험용 데이터를 제공해 각 팀들의 AI 모델 성능을 실시간으로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중 치아 식별 모델 구축 과제가 치과 파노라마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시킨 AI 모델로 파노라마 이미지 내 치아 위치 검출 및 치아 번호를 분류하는 것이었는데, 우수한 스코어를 내는 팀들에서 공통점이 발견됐다. 1등과 2등 팀 모두 치과의사가 속해 있었던 것. 특히 이번 경진대회는 파노라마 이미지를 공개하지 않고, 리눅스 서버를 통해 관련 데이터만 제공해 AI 모델을 개발하게 했다.


대회기간 테스트 결과가 기록되는 과정에서 치과의사가 소속된 ‘Medi-Train팀(이기선, 이상은)’이 줄곧 1등을 달렸다. 그러다 OraMax팀이 마지막 역전에 성공했는데, 이 팀 역시 치과의사가 꾸린 팀이었다. 두 팀이 개발한 파노라마 분석 AI 모델의 정확성은 매우 뛰어났다.
 

 

팽준영 교수는 “환자 개인정보 보안 등을 이유로 파노라마 이미지를 다 오픈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데이터만을 활용해 AI 학습 및 모델 개발이 잘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치과의사들이 소속된 팀들이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향후 치과 관련 AI 산업 발전과정에서도 역시 치과의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팽 교수는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가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이는 향후 정보 접근 및 사용권한, 의료기기로써 허가사항 등 법률,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면 사업화가 가능한 정도였다”며 “이번 AI 경진대회는 치과 분야에서 AI 활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며, 유용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 NIA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치과분야 AI 개발을 위한 체계적 협업체계가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컨소시엄 자체적으로 만든 AI 모델도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계속해 관련 사업을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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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팀 OraMax 차준영 원장 인터뷰>
 

“데이터만 보고 AI 개발, 치과지식 큰 도움”

AI 연구에 좋은 데이터 축적 중요성 몸소 체험
치과분야 소프트웨어부터 도입 예상, 차팅분야 활용성 높아

   

“이번 AI 경진대회는 파노라마 이미지를 공개하지 않아 일반적으로 ‘오브젝트 디텍션(Object detection: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있어 이미지에 있는 객체들이 무엇인지 분류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작업)’ 하는 방식과 달랐습니다. 데이터만으로 분석해 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치과 파노라마에 대해 갖고 있는 지식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치아 식별 모델 구축 과제’ 부문 우승을 차지한 ‘OraMax팀’의 차준영 원장은 본지에서 해당 경진대회 홍보 기사를 보고 IT업계에서 연구자로 일하고 있는 동생과 함께 팀을 꾸려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부산대치전원 출신인 차 원장은 원래 물리학도 출신으로, 치전원 졸업 후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 왔으며, 대학원 박사 졸업 논문에서 ‘치과 방사선 사진에서 임플란트 골 레벨 탐지와 관련한 딥러닝’을 주제로 다뤘다.


차 원장은 “박사 논문 주제와 비슷한 경진대회를 해 흥미를 갖고 참여했는데, 우승까지 해 얼떨떨하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대회 진행이 매끄럽고 삼성서울병원, 아주대병원 등이 마련해준 데이터가 매우 좋았다. 딥러닝, 머신러닝 연구에 있어서는 학습용 데이터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낀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AI 모델 학습에 있어서는 ‘데이터 오그멘테이션(적은 양의 훈련 데이터에 인위적인 변화를 가해 새로운 훈련 데이터를 대량 확보하는 과정)’이라는 전 처리 과정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치과분야 AI이기 때문에 치과의사로서 갖고 있는 지식이 많은 도움이 됐다. 치과 쪽 AI 개발에는 치의학 지식이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차 원장은 “현재 AI의 수준은 인간의 판별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활용도가 크다. 특히, 일반 의료뿐야 쪽 연구결과들을 보면 깜짝 놀랄 수준”이라며 “치과분야는 인간의 직접적인 술기가 많이 필요한 분야라 기계적인 부분보다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서 AI 도입이 먼저 예상된다. 특히, 차팅 부분에 있어 AI를 적용하면 활용할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계속해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며 이번과 같은 경진대회 등 좋은 발전기회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