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이하 건보공단)에 유형별 요양급여비용 협상(이하 수가협상) 과정에서 치과 진료의 경우 시급성이 의과와 달라 급여화 시행 이후 해당 진료 환자가 급증하는 특성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특정 항목의 급여화 시행 이후 해당 진료비가 증가해 수가인상률에 불이익을 받는 악순환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마경화 치협 부회장(수가협상단장)이 지난 12일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열린 2022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건보공단과의 상견례 및 1차 협상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치협 수가협상단으로 마경화 부회장, 김성훈 보험이사, 강호덕 서울지부 보험이사, 김수진 전 보험이사가 참석했으며, 건보공단 측에서는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김남훈 급여보장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 윤유경 수가계약부장 등이 참석했다.
 

마경화 부회장은 “유형별 협상을 15번째 하고 있는데, 치과 유형의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계약을 하고, SGR에 의해 유형끼리 줄 세우기식 순위 매기기가 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치과 유형의 경우 보장성 확대를 통해 진료비가 짧은 시간 많이 증가해 유형별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 또 비급여가 급여화 되면서 비급여 진료 부분이 많이 줄어 실제적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급여 진료비 확대로 인한 수가협상의 불이익은 어디 다른데 하소연 할 대가 없다”고 말했다.
 

마 부회장은 “치과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급여화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는 특성이 있다. 틀니, 임플란트, 스케일링, 치면열구전색 등 치과 보장항목은 전부 기다렸다 급여화 후 병원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엄청난 홍보를 해 심지어 4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면 대기수요가 몰려 급격한 진료비 상승을 초래하는데, 치과의 이러한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수가계약이 이뤄진다. 기존 SGR에 이러한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건보공단 협상팀에서 재정운영위원회 측에 잘 얘기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 부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보건의료계와 전 국민이 힘든 상황이다. 치과의 경우 대부분이 의원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보상, 감염에 대한 지원 부분이 전부 제외돼 있다. 밴딩을 만들 때 이러한 부분을 반영하고, 의료이용량이 많이 줄어듦으로써 인해 진료비가 늘어나지 못한 갭을 잘 활용해 실질적 보험료의 큰 증가 없이 밴딩을 확보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치과는 진료 특성상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진료현장에서 애써주신 여러 의료진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움을 격고 있는 상황에서 밴딩 폭을 정하는데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측 간 간격이 커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건보공단 협상단 나름대로 이 간격을 좁히기 위해 협상과정에서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의료계의 헌신, 장기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 인프라를 유지하는 부분을 생각하며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입자, 공급자, 보험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이번 수가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치협 수가협상단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적극 협조한 치과계의 노력과 전체 진료비 규모가 줄어든 부분 등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훈 보험이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감염관리 강화 등으로 인해 치과에서는 고용이 오히려 증가한 부분 등도 얘기했다. 올해 협상도 난항이 예상되지만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치협 수가협상단과 건보공단 측은 이달 중 한 차례 더 협상을 진행하며, 오는 31일 마지막 협상과 함께 최종 수가계약을 맺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