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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현주소는 터널 속!

시론

1976년에 경제, 사회적으로 낙후됐던 동구권국가 헝가리에서 21세의 젊은 대학생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가 mRNA(messenger RNA; 전령리보핵산)연구에 투신했다. 그리고 고난으로 점철된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 2020년 11월, 미국의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COVID-19 mRNA백신 BNT162b2가 FDA승인을 받았다. 이 백신의 개발주역은 다름 아닌 ‘카탈린 카리코’ 박사였다. 미국 시사월간지 ‘애틀랜틱’은 “이처럼 ‘카탈린 카리코‘의 ’인공 mRNA아이디어’가 실행될 때까지 많은 과학자들이 직업과 경력을 망쳤고 여러 회사가 파산했지만 그는 기어코 mRNA백신을 만들겠다는 투지를 불태워 왔다.”고 말했다. 


인체면역세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mRNA가 들어오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황으로 인식하고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에 대한 중화항체를 만들어낸다. ‘애틀랜틱’은 그러한 mRNA의 작용원리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약회사는 바로 우리 몸 안에 있다”라고 논평했다.

 

이처럼 수십 년 간의 기초연구 위에 쌓인 mRNA 관련정보로 무장한 학자들은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거의 완성된 mRNA기술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한편 중국에서는 2019년 말까지 괴질발생 사실을 감추어오다가 2020년 1월 11일, 우한지역이 봉쇄된 다음에야 다급하게 원인바이러스유전자 염기서열을 공개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소속 과학자들은 공개즉시 모든 mRNA 관련연구를 괴질연구로 전환하고 놀랄만한 속도로 원인바이러스인 ‘SARS-CoV-2’에 숨겨진 모든 비밀을 풀어내 단 48시간 만에 ‘COVID-19 mRNA백신’ 설계도를 완성시켰다.


이로써 ‘mRNA백신’이라 불리는 생소한 물질이 인류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백신경쟁의 결승점을 맨 먼저 통과했다. mRNA백신은 변종바이러스가 출현하면 염기서열을 일부 변환시켜 즉각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따라서 mRNA백신은 병원균을 실활시키거나 독성을 희석시켜 사용하는 기존백신들을 제치고 ‘COVID-19백신’의 진정한 승자가 되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독감의 원인인 ‘아데노바이러스’를 실활시켜 전달체로 이용하는 ‘바이러스벡터’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AZ)’및 ‘얀센’백신이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후 COVID-19 4차유행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서둘러 같은 방식의 ‘노바백스’ 공급계획을 발표했지만 당시 미국에서는 임상3상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다.


AZ, 얀센, 노바벡스 등 ‘바이러스벡터’ 방식 백신들의 ‘혈전가능성’을 비롯한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면서 올해 11월까지를 목표로 했던 ‘집단면역 달성’에 차질이 생길 공산이 커졌다.


올해 5월 중순까지 ‘혈전가능성’은 제외하고도 접종 후 이상반응을 일으켜 정부나 의료기관에 신고, 접수된 비율은 아스트라제네카 0.86%, 화이자 0.17%였으며 사망사례는 화이자 81명, 아스트라제네카 59명이었다. 접종자 중 화이자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75세 이상의 노약자나 요양병원 입원환자에게 화이자 백신만을 선택하여 접종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K방역 성공은 널리 선전하면서 정작 전문가집단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점이 백신 수급상의 큰 문제로 지적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AZ 이외에도 펜데믹(Pandemic) 초기부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확보에 균등하게 힘써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서 “청와대, 행안부, 복지부, 질병청 등이 각개전투로 백신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문제”라며 현재 COVID-19 상황은 “긴 터널의 끝이 아니라 터널 안에 갇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최근 미국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에 백신위탁생산 MOU협약이 체결되어 앞으로는 mRNA백신 수급이 다소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백신주권’ 확보에 필수적인 mRNA기술이전 없이 원액을 들여와 포장출하 하는 정도로 제한되어 큰 아쉬움이 남는다.

 

방역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던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최근 COVID-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COVID-19는 완치된 후 항체지속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고 1차 접종을 하고 나서 2차 접종을 받는 사이에도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2차 접종 후 생긴 항체지속 기간은 고작 1년 남짓이며 그 1년 사이에도 ‘돌파바이러스’에 의해 접종자의 5~40%가 감염될 수 있다. 항체보유자에겐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던 침투바이러스가 한 다리건너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확률도 50%에 이른다. 그러므로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집단면역이 형성되었다 해도 ‘부스터 샷’을 6개월 단위로 맞아야 하고 접종날짜 역시 개인마다 달라 독감처럼 ‘엔데믹(Endemic)’상태로 교차감염이 일상화될 수 있다. 따라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백신도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므로 “COVID-19터널 속에 갇혔다”라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