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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물 6개 치과?…이유 있는 ‘잠실 개원’

잠실역 치과 매출 연 18.5% 성장, 빠른 상승세
잠실6동·잠실본동 환자수·매출 서울 평균 ‘훌쩍’
마케팅보단 입소문 영향력…환자 신뢰관계 중요

역세권 치과 상권 ① 잠실역

 

지역 상권의 중심이 되는 역세권은 큰 규모의 상권이 형성돼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만큼 주목받는 개원 예정지 중 하나다. 본지는 서울 주요 역세권에 위치한 치과 개원가의 현주소를 살피는 기획을 매달 연재할 예정이다. 이번 호에서는 잠실 지역을 찾아갔다.<편집자 주>

 

 

잠실은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잠실종합운동장 등 대형시설이 많아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지역 중 하나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마천루’ 롯데월드타워가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주말이면 쇼핑과 여가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 다수 몰리고, 평일에는 인근 오피스에 근무하는 직장인 수요도 많다.


치과 상권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한 매출과 환자 수요를 기록하고 있는데, 서울시 주요 역세권과 비교해도 그 규모와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카드 3사(KB, 신한, BC) 소비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잠실역 반경 500m에 위치한 치과의원은 평균 환자 수 1504명, 매출 2억7682만원을 기록해 서울시 평균(환자 893명, 매출 1억2606만원)을 훨씬 웃도는 것은 물론, 지하철역 빅5로 불리는 그 외 지역(강남, 홍대, 고속터미널, 사당) 중에서도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매출 추이를 살펴봐도, 잠실역의 치과의원은 2018~2020년 4분기 평균 매출이 2억204만원, 2억3106만원, 2억7682만원으로 연평균 18.5%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상승세다.


# 잠실 6동, 서울시 평균 매출 3배

이처럼 남다른 규모의 상권과 성장세를 방증하듯 잠실(잠실본동, 잠실2~7동)에만 치과병·의원 90개가 개원 중이다. 그중에서도 잠실 6동과 잠실본동에는 각각 24개와 25개, 총 49개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 자리 잡고 있다.


잠실 6동은 인근에 1만4000세대에 이르는 잠실주공·장미·파크리오아파트가 환자 수요를 제공해주며, 잠실역 7~9번 출구와 맞닿아 있는 만큼 타 지역 환자가 오가는 데도 용이하다.


특히 지하철역 8호선라인과 올림픽로35길을 낀 지역은 면적이 0.2km²에 불과하지만, 치과병·의원 15개가 몰려있는 등 역세권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치열한 경쟁으로 경영에 어려움은 없을까 싶지만, 해당 지역의 치과는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자 1793명, 매출 3억2905만원을 기록해 서울시 평균 환자의 약 2배, 매출은 약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일별로는 일주일 매출의 17.1%가 금요일에 발생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고, 연령별 매출 수요는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으나 50~60대 환자가 많았다.


해당 지역의 한 치과 원장은 “역 주변 같은 건물에 치과 외에도 내과·소아과 등이 있어 환자 유입에 장점이 있다”며 “또 주거 밀집지역의 경우 가족 단위로 환자가 오거나 입소문의 영향력이 큰 만큼 환자와 신뢰 관계를 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 한 층에만 치과 3개 “그래도 개원”
잠실본동은 어떨까? 인근에는 총 1만5000세대를 거느린 리센츠·트리지움·잠실엘스아파트가 든든한 배후지가 돼주며, 잠실새내역과 종합운동장역을 사이에 두고 있어 역시 타 지역 환자가 편히 오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잠실본동에서 개원 요지로 주목할 곳은 단연 잠실새내역 사거리다. 사거리를 경계로 잠실2동, 잠실3동이 맞닿아 있는데 잠실새내역 반경 300m안에 치과의원 27개가 자리 잡고 있어 잠실 지역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개원 경쟁을 짐작케 한다.


특히 같은 상가 건물에 여러 치과가 동시에 입주하는 등 타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트리지움·잠실리센츠·파인애플 상가의 경우 건물마다 치과 5~6개는 기본이고, 한 층에 3개의 치과가 개원 중인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해당 지역의 치과는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자 1931명, 매출 2억9991만원을 기록해 역시 서울시 평균 환자 수와 매출을 훌쩍 뛰어넘었다.


요일별로는 일주일 매출의 15.6%가 금요일에 발생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고, 30~40대 환자가 전체 매출의 56.3%를 차지하는 등 가장 많았다.


해당 지역의 한 치과 원장은 “이전에는 오피스 밀집지역에 개원했으나, 주거 밀집지역은 상대적으로 마케팅 부담이 적어 이곳으로 오게 됐다”며 “어디를 가든 경쟁이 치열하기에 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자는 마음가짐으로 개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역세권이라도 상권 활성화가 떨어지는 곳은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치과경영전문가인 강익제 원장(NY치과의원)은 “지하철역임에도 출구와 동떨어졌거나, 배후 세대 또는 편의 시설이 없는 곳은 주의해야 한다”며 “개원 예정지를 직접 방문해 환자 동선, 업종, 지하철 출구 인근 상권, 배후 세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